장편야설

청춘예찬 에필로그-1년후.그리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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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전화드렸던 우승민 이라고 합니다만..."


"아!그러시군요!반갑습니다. 서민혁 이라고 합니다."



그의 옆에는 방금전 봤던 직원들과는 비교자체가 되지 않는 상큼하고도 섹시한 미를 뿜어내는 미인이 앉아있었다.

승민이 오기 전까지 민혁이라고 밝힌, 이 회사 사장과 알콩달콩한 애정행각을 벌였는지, 얼굴안에는 애교가 가득차 있었다.



"여기 앉으시죠.아...예린아. 잠깐 나가있을래? 오빠 일 좀 해야해서..."



예린이라 불린 그녀는 갑작스레 나가라는 말을 듣자 뾰루퉁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흡사 가을이가 볼에 바람을 넣는, 토라진 표정과 매우 비슷해서 승민은 저도 모르게 살짝 웃었다.



"그럼...끝나면 전화해 오빠. 알았지?"


"그래. 밖에 잠시 나가있어."


"알았엉~"



짧은 치마를 입은 그녀는 승민을 보고 살짝 웃어주더니만 문을 열고 나갔다.


 

'이쁘네...채윤이보단 못하지만...'



승민이 또한번 실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때, 민혁이라고 소개한 사장이 미안하다는듯 웃어보였다.


 

"죄송합니다. 제 아내인데...미국에서 온지 얼마 안되서요."


"아..그러시군요."



승민은 괜찮다는듯 웃어보였다.


 

'대단한 사람이네...저 나이에 이런 회사의 오너에다가..저런 미인을 부인으로..'



새삼 천외천, 세상은 넓고 대단한 놈들은 많다라는 진리를 가슴깊이 깨닫게 된 승민이었다.


 

"전화로 대충 전해 들었습니다만...어떤 용무신지요."



민혁의 말에 승민은 준비해둔 서류를 꺼내 들었다.



"이게...저희가 새로 하는 프로젝트 입니다만....."


 



이제는 초겨울이라는 말이 무색한, 그런 날씨가 되어버린 모양인지 사람들의 옷가지 들도 점점 두꺼워지기 시작했지만, 정작 낮에 햇빛이 비출때는 그럭저럭 따뜻함 마져 느껴졌다.

토론과 의견피력을 원칙으로 하는, 영업이라는 전혀 생소한 분야에 매달렸던 탓에 승민의 옷안은 약간의 땀이 흐르고 있었다.



"끄아아아아!"



그는 거래처인 NS의 건물에서 나오자마자 크게 기지개를 켰다. 

생각보다 쉽게 계약이 성사되었다. 하기야, 승민의 회사와 같은 곳에서 먼저 손을 내밀었으니, 그것에 환대하지 않을 회사가 있을리 없었다.

민혁이라는 그 남자는 시원시원하게 승민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곧 최고의 퀄리티로 샘플을 만들어 보내준다는 약속까지 했다.



운전시간을 비롯해서, 민혁과 이야기를 하는동안 계속 앉아 있었던 탓에, 승민은 몸이 뻐근해 죽을 지경이었기에, 바로 차에 타지 않고 괜시리 거래처 회사근처를 쉬엄쉬엄 걷고 있었다.

자신의 회사 근처와는 조금 다르게, 주변에는 수많은 시설들이 있어 그것이 신기해서 구경하는 참이기도 했다.



'오우..온통 유흥가 뿐이로구나.'



사실상 이제 승민도 사회생활의 감초와도 같은 '접대'문화'에 익숙해져야 했기에 예전관 달리 그것들을 보는 눈이 새로울수 밖에 없었다.



'이런...언벨런스한 조합이...'



문득 소극장 보다는 약간크고, 대강당같은 규모보다는 작은 크기의 공연장이 보이자 승민은 실소를 감출수 없었다.

회사들이 많이 모여있는 도심부, 그리고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한쪽에 버젓이 자리한 환락업소들. 그런데 거기에 안어울리는 문화공간이라니....



-제20회 L.O.V.E 정기 자선공연-



'클래식인가?'


강당의 앞에 놓인 자그마한 알림판에는 이 건물에서 어떤 공연이 있는지 알려주는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공연은 단 하나 밖에 잡혀있지 않은듯, 그 알림판에 붙은 포스터는 단 한장 뿐이었다.



승민의 예상대로 그것은 클래식 공연이었다. 

포스터의 하단에는 '공연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에 사용됩니다'라는 다소 따뜻해 보이기 까지 하는 문구가 곁들여져 있었다.



'어....어?'



그만 차로 돌아가려던 승민은 공연자들의 사진을 훑어보다가 그만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

온통 여자단원들로 이루어진 팀이었고, 그곳에는 가장 돋보이는, 그리고 승민에게는 잊을래야 잊을수 없는 한사람이 단아하게 웃으며 앉아 있었다.



"하은이..."


승민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틀림없이 그녀였다. 

그녀의 미소만큼이나 빛이나는 은빛플룻을 들고 있는 그녀. 여전히 짧은 머리의 그녀는 포스터 안에서 싱긋 웃고 있었다.

그는 저도 모르게 몇분이고 서서 포스터안의 그녀를 바라보았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저린다. 너무나 착했던 그녀. 부족한 자신을 사랑해 주었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아픔을 감수한 그녀...


"승...민이?"



한참이나 포스터를 바라보던 그는 깜짝 놀라 옆을 돌아보았다. 바람이 스윽 하고 불며 승민의 머리칼이 휘날렸다. 그의 옆에는 포스터안에서 같이,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하은이 떨리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하은아."



왜일까. 그녀의 이름을 불렀을 뿐인데 괜시리 승민은 가슴이 아프다. 그녀는 여전히 짧은 머리를 고수하고 있었다. 그리고 승민은 분명히 보았다. 하얀 그녀의 손 저편으로 여전히 은빛반지가 반짝이고 있는 것을.



"여긴...어떻게...왔어?"



힘겹게 그녀가 입을 열었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모습에 승민은 착잡해 졌다.



"외근...나오다가..."


"그렇구나."


"넌?"


"난...최종리허설 하고 있었어."


"응..."



어색함이 흘렀다. 1년이 넘도록 만나지 못했던 옛 연인. 비록 사귄기간은 짧았지만, 서로의 뇌리에 너무나 강하게 각인된 두사람이었다.



"아직...채윤이랑 잘 지내고 있니?"



승민은 고개를 끄덕여야만 하는 사실에 너무나 죄책감이 느껴졌다. 그녀는 얼마나 괴로운 심정을 붙잡고 꺼낸 이야기일지...그도 잘알기 때문이었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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