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러브 트위스트 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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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First Kiss 



월요일, 강의는 없지만 박사 과정 수업이 있어 학교에 간 주련이 수업을 마치고 나왔다.

깜박 잊고 미쳐 우산을 챙겨 오지 않았지만, 구름만 낀 흐린 날씨에 비가 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주련이 서둘러 학교를 빠져나가려다가 세현을 만났다.

세현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아니면 우연인지 모르겠으나 생각지 않은 만남에 반가웠지만 표현하지 않았다.


“선생님 어디 가세요?”

“아… 세현아. 수업 끝나서 집에 가는 거야.”

“잘됐네요. 밥 먹으러 가요.”


세현이 먼저 다시 학교 쪽으로 걸어갔다. 주련은 당황하며 시계를 봤고, 시계는 1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월요일엔 채연이가 2시 30분에 끝나기 때문에 늦어도 학교에서 1시 45분엔 버스를 타야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채연이를 아파트 앞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주련은 월요일에는 주로 점심 약속을 잡지 않았다.


“선생님! 뭐 하세요. 빨리 오세요.”


앞서가던 세현이 뒤돌아보며 미소 띤 얼굴로 주련을 부르며 말했다.


“으...응… 잠깐만…”


주련은 세현을 보며 핸드백에서 전화기를 꺼냈다. 자신을 보며 서 있는 세현을 바라보며 주련은 유치원의 단축 버튼을 눌렀다.

잠시 후 유치원에서 전화를 받자, 손을 올려 입을 가리며 작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채연이 엄마인데요. 오늘 제가 조금 늦을 거 같아서요. 그래서 제가 유치원으로 직접 데리러 갈게요.

네. 네. 알겠습니다. 3시 30분은 넘지 않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은 주련이 밝은 표정으로 세현을 보며, 그를 향해 걸어왔다.


“학교 식당에서 먹어요” 

“학교에서?” 


주련은 학교 식당에서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과 밥을 먹는 것이 좀 부담스러웠다.


“왜요? 맛있어요. 안 드셔보셨어요?”


세현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했다.


“알아. 먹어봤어. 맛있어. 근데 여긴 좀…”

“분위기 좋은 데 가고 싶으세요?”


세현이 웃으며 말했다.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얼굴이 붉어져 당황한 주련이 손사래를 치자,


“귀여운 면이 있으시다니까. 하하”


학교 식당에서 쟁반을 건네주는 세현의 손이 그녀의 손과 닿았을 때 순간이었지만 주련은 전율을 느꼈다.

보드라운 그의 손가락이 닿는 그 찰나의 순간이 사실 아무것도 아닌 듯 했지만, 주련은 확실히 그의 부드러운 피부를 느낄 수 있었다.


사실 그 순간 주련과 세현의 시선은 마주쳤고, 주련은 바로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래서 그녀는 더욱 전율을 느꼈는지 몰랐다.

딸을 유치원으로 데리러 가는 걸로 바꾸면서 시간을 번 주련은 좀 더 느긋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있는 식당에서 세현과 단둘이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주련은 모두가 자신을 보고 있는 듯했고, 그녀는 스스로, ‘지난 고등학교 교사 시절 제자와 식사를 하는 것이 뭐가 어때서?’라는 자기 변명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 전화번호요.”


세현이 핸드폰을 꺼내 들고 말했다.


“응?”


주련이 스푼을 내려놓고, 세현을 보며 그녀의 전화번호를 불러주었다. 세현이 그녀의 번호를 자신의 폰에 입력했다.

입력을 마친 세현이 고개를 들고 주련을 보니 그녀가 그의 행동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


“뭐 모르는 거 있으면 여쭤보려고요. 리포트도 확인하고…”


주련의 그의 그런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해서 미소를 지었다.

식사를 마친 두 사람은 식당에서 나와 교정을 걸었다. 여전히 검은 구름 낀 하늘은 비를 잔뜩 머금은 듯했다.


“우산 없지?”


주련이 묻자, 세현이,


“상관없어요. 맞든, 피하든....”


학생회관을 나오면서 산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걷는 주련은 그의 이야기에 이따금 웃음을 터뜨렸다.

세현의 이야기가 어린 학생의 허풍 같이 들렸지만, 왠지 세현의 나이로 돌아가 친구와 이야기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주련이 시간을 보니 이제 버스를 타러 가야 할 시간이었다. 

주련은 세현에게 다음 시간까지 읽어 와야 할 페이지를 알려주고 떠나려 했지만 세현이 같이 버스 정류장까지 가준다고 해서 같이 걸어 갔다. 


주련은 가는 동안 아는 교수나 세현의 친구들을 만나지 않기를 바랐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어! 비 온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세현이 주련의 팔을 붙잡더니,


“선생님, 이리로”


주련을 이끌고 정류장 앞 상가 건물로 들어갔다. 작은 건물의 입구에는 비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왔다.


“지나가는 비 같아요. 금방 멎을 거예요.”


세현이 주련의 팔을 붙잡은 채로 유리문을 통해 하늘을 올려 보며 말했다.

사람들이 몇 명 더 들어오자 금세 입구가 비좁아졌다. 그때 두 사람은 박준과 친구들이 뛰어오는 모습을 유리문을 통해 보았다.


“어… 저기… 너 친구…” 


주련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세현이 주련을 이끌고 사람들 틈을 빠져나와 좁은 계단을 올라갔다.

1층과 2층의 중간에 2층으로 올라가는 꺾어지는 지점에 멈춘 두 사람이 서로를 보고 섰다. 밑에서 박준과 친구의 말소리가 들렸다.


“야! 엄청나게 맞았다. 그치?”

“잠깐인데 소나기라서… 크.. 장난 아니다.”

“근데 세현이 어디 갔어? 전화도 안 받고. 당구 하나?”


주련의 눈썹이 올라가며 눈을 크게 뜨고 세현을 봤다. 동시에 세현의 입술이 주련의 입술에 포개졌다.

깜짝 놀란 주련이 그를 밀쳐내고 그녀의 눈동자가 더욱 커졌다. 그녀를 보는 세현의 눈동자는 불타고 있었다.


세현의 귀엔 이미 친구들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를 보는 주련의 눈동자는 떨리고 있었다. 


주련은 떨리는 손을 들어 세현의 팔을 붙잡자 세현이 다시 한번 그의 입술이 다가왔고,

주련이 고개를 숙이자 세현이 더욱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돌려 그녀의 입술에 다시 한번 키스했다.

고개를 숙인 주련이 이번에는 그를 밀어내지 않았다.

그때 세현의 전화기가 울렸고, 짧은 그들의 키스를 멈춘 세현이 주련을 그윽한 시선으로 보며 뒷걸음으로 이동하다 빠르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야!”


세현이 친구들을 향해 소리쳤다.


“어? 너 뭐야? 어딧었어?”


세현을 발견한 친구들이 뒤돌아 그를 보며 외쳤다.


“야, 야, 가자. 나가자”


세현이 유리문을 통해 여전히 비가 내리는 밖으로 나가자 친구들이,


“야! 아직 비 오잖아…”하며 그를 따라 뛰어나갔다.

계단을 내려온 주련이 자신의 입술을 살며시 만지며 유리문을 통해 저 멀리 가고 있는 세현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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