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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 몰래 한 사랑 -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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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생활 속에서도 민서와의 섹스는 주말 빼고는 거의 매일 가졌다.

점점 부부처럼 지내게 되며 서로 신선한 기분이 줄어들었다.

나를 `자기` 대신 `여보`라고 부르는 적이 많았다.


"여보라고 부르니 좋니?"

"응, 정말 부부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걸."


그럴 때마다 내 속마음은 아내에게 너무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이제는 정리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민서는 그런 내 속을 들여다보듯이


"내가 여보라고 부르니 겁나지? 끝까지 같이 살자고 할까 봐. 칫."


못 들은 척 대답하지 않으면


`치사 뽕이다. 날 만난 게 횡재지 복에 겨웠다. 나 같은 애가 어디 있느냐`면서 구시렁거렸다.

민서야 하고 심각하게 부르면 `뭐야 씨이. 또 나한테 시집가라고 그러려고 그러지.`라며 갑자기 화를 버럭 내기도 했다.


해외 출장을 갈 때 따라가겠다고 우기질 않나.

주말에도 같이 지내자고 떼를 쓰기도 하는 등 나에 대한 집착이 점점 더 강해지기 시작해 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러면서 민서는 자꾸만 우리 집과 비교하며 질투를 해 점점 모든 게 조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주말은 서로 지켜주기로 했잖아."

"그래도 싫어. 같이 있어. 절대로 같이 있어야 해."

"그럼 나는 어떻게 하냐?"

"자기가 알아서 핑계 돼!."


이런 식으로 피곤하게 만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아내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얼마나 신경을 쓰고

마음을 졸이는지 잘 알면서 속을 뒤집을 때는 당장이라도 끝을 내고 싶었다.


그렇게 티격태격하고 싸워도 워낙 속궁합이 잘 맞으니 하루면 다 풀고

또 살이 타고 뼈가 타는 섹스를 하며 마음의 응어리를 풀었다.




"자기야 나 분당 집으로 들어가야 될 것 같아."

"응? 무슨 소리야?"

"엄마하고 아빠하고 이혼했잖아."

"그랬지."

"아빠가 당뇨병이 심해져 나한테 들어와서 살래."

"그래? 그럼 들어가서 모셔야지."

"자기는 내가 집으로 들어가는 게 그렇게 좋아? 그러면 나 보기 힘들 텐데."

"아빠가 불편하시니, 어떻게 하니? 남동생이 할 수는 없잖아."


"자기는 내가 들어간다니까 신나지? 혹 하나 떼는 것 같지?"

"무슨 소리야. 집안 사정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는 거 아냐. 나도 너 들어가는 거 싫어."

"좀 더 생각해 보고 결정할 거야."


사실 이쯤에서는 서로를 위해 헤어져야 되지 않을까 생각 중이었다.

그러면서도 헤어지면 이 좋은 몸뚱이와 섹스는 끝이다. 그러면 그러면 어쩐다?

아쉬움과 이제 집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이 교차할 때였다.



그날이 그날같이 지내던 어느 날


"자기야 나 계약했어. 일주일 후에 집 빼줘야 해. 어떻게 해. 흑흑흑."


우는 민서를 달래고 위로하는 일주일이 지나갔다.

막상 민서가 집으로 간다고 하니 시원하기보다는 섭섭하고 아쉬운 부분이 더 컸다.


그 일주일 동안 우리는 정말 원 없이 섹스를 했다.

어느 날은 세 번씩이나 하고 다리가 풀려 겨우 일어서기도 했다.


"자기야 나 어떡해? 자기랑 하고 싶고 보고 싶으면 어쩌지?"

"나도 마찬가지야. 내가 분당으로 찾아가야지 뭐."

"정말 올 거지? 안 오기만 해봐라. 내가 아주 혼내줄 거야. 잉잉잉. 자기야 나 어떡해."


그리고 민서는 정말 이삿짐 트럭을 타고 떠나버렸다.

나만 혼자 덩그러니 놔두고.....


분당으로 떠난 민서를 만나러 몇 번 갔지만 모텔에 익숙지 않은 우리는

모텔에 들어갈 때나 나올 때나 주위의 눈총을 신경 쓰며 매우 불편해했다.

점점 민서를 찾아가는 횟수가 줄어들고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이 실감 나게

급격히 민서와 전화 통화도 줄어들었다.


나중에 민서는 나한테 질투해서 미안하다고.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고.

자기 마음을 자기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나는 나대로 민서에게 미안하다. 더 잘해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


그렇게 장마철 햇빛처럼 드문드문 통화하던 것이 한 달에 한번 두세 달에 한번 되더니

봄볕에 눈 녹듯이 아주 없어져 버렸다.

8년 동안 불같이 지내던 것이 아무 흔적 없이 사라졌다.

정식 이별 통보도 없이......


8년이 어떻게 지났는지, 어떻게 지냈는지 아무런 기억이 없다.

아니 기억을 되살리기에는 가슴이 아프고 미안했다.

남녀관계란 이런 것인가?

하루라도 못 보면 큰일이 날 것 처럼 난리 통을 쳤는데....

이렇게 덧없이 그냥 없었던 일처럼 끝나다니...


가끔 가슴 한쪽이 아릿하게 민서가 그리웠지만 어쩔 것인가....

해달라는 대로 못 해줘서 미안하다......


민서야 잘 살아야 해.


우리의 불같은 8년 동안의 사랑은 이렇게 허망하게 막을 내렸다.

모든 것은 또 이렇게 지나가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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