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남자들의 상상 - 상편 12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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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영권이 눈을 떴을 때 혜수는 그대로 옆에 누워있었다.

다만 언제 옷을 벗었는지 그녀도 속옷 차림이었다.

큰 키에 쭉 뻗은 다리가 볼만하다고 느끼고 있는데 혜수가 몸을 움직였다.


"음. 벌써 일어났어?"


혜수가 말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붙였던 속눈썹과 짙은 화장이 그대로 남아있었고 머리는 헝크러져 있었다.

씻지 않고 그대로 잠들었다가 아침에 깨어나 속옷 차림으로 마주한 여자.

혜수는 이미 옆에 있는 영권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영권은 혜수의 가슴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녀는 가만히 있었고 브레지어 밑으로 들어간 손은 조심스럽게 그녀의 탐스러운 가슴을 농락하기 시작했다.

혜수는 미소를 지으며 영권의 촉감을 즐기는 듯 했다.

잠시 후 영권은 그녀의 위로 올라갔다.


"아이, 아침부터 왜 이래."


혜수가 말하며 조금 몸을 비틀었지만 영권은 그녀의 팬티를 벗겨내는데 성공했고 자신의 속옷도 모두 벗어버렸다.

영권이 잠을 깨기 전부터 기상하고 있던 육체적 에고는 이제 자신의 따뜻한 안식처로 들어가길 기다리며 몸을 떨었다.

하지만 그때 안식처는 어딘가로 달아나고 에고를 손아귀에 넣은 것은 바로 혜수였다. 

너무 꽉 잡혔기 때문에 옴짝달싹할 수 없었던 영권은 혜수의 말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 나중에 해."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그대로 일어서서 나가버렸다.

영권은 혹시 새벽에 일어난 일을 그녀가 알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됐지만 지금의 반응으로 봐서는 별 문제될 게 없어 보였다.

잠시 후 그녀는 다시 알몸으로 들어와 속옷을 입었다.


"빨리 나와서 씻어. 내가 밥차려 줄게."


혜수는 웃으며 말했고 영권도 웃으면서 대답했다.

영권이 씻고 나오자 혜영도 식탁 앞에 앉아있었다.

그녀도 역시 반쯤 벗은 모습이었고 어색해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을 본 영권은 자신도 옷을 입을 필요가 없음을 알고 팬티만 입은 채 식탁에 앉았다.

혜수가 등을 돌린 사이 혜영이 은밀한 미소를 보내왔다.


"자, 어서 먹자. 얼큰한 김치찌개. 맛이 있을란가 모르겄네."


혜수가 김치찌개를 가져오고 세 사람은 그녀의 우려와는 달리 깨끗히 음식을 비웠다.

밥을 다 먹고나자 그녀들은 거실에 앉아서 같이 담배를 피웠다.

영권은 머리가 지끈거려 피우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들이 씻고 나갈 준비를 하기에 영권도 방에 들어가 옷을 입고 침대에 누워서 여자들의 준비가 끝나기릴 기다렸다.

잠시 후 혜수가 방으로 들어갔다.


"어디 가게?"

"돌아가야지."

"응? 그러지 말고 더 있다가 가. 오늘밤에 진하게 사랑이라도 할지 알어?"


혜수는 유난히 긴 속눈썹을 붙인 눈으로 윙크를 하며 말했다.

그렇게 차려 입고 화장을 하자 어제와는 또 다른 분위기가 났다.

영권은 잠시 망설이다가 알겠다고 말했다.


"그럼 집에 있어. 내가 저녁때 집으로 전화할게 가게로 나와. 같이 밥도 먹고 술도 한잔 해야지."


영권은 출근하는 두 여자를 배웅하고 집에 혼자 남았다.

방으로 들어온 영권은 전원이 꺼져있는 핸드폰을 바라보다가 그냥 돌아서서 거실로 나갔다.

설거지를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영권은 식탁위에 있는 그릇을 싱크대에 담그고 물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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