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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의 상상 - 상편 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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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권은 주방장에게 시켜서 그들이 함께 술을 마실 의향이 있는지 물어보도록 부탁했다.

주방장이 그쪽으로 가는 동안 왜 그렇게 가슴이 쿵쿵거리는지 진정하기 위해 소주를 한잔 더 마셔야 했다.

잠시 후 주방장의 말을 들은 그녀들 중 하나가 영권을 쓱 쳐다보더니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주방장이 돌아와서 거절했다는 말을 들려주기 전에 심장이 이미 체념을 해버린 듯 편안해졌다.

그리고 나서 남은 회에다 술을 몇 잔 더 마셨다.

계산을 하기 위해 (계산대는 그녀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 쪽에 있었다.) 문쪽으로 걸어간 영권은 지갑을 꺼냈고 

주방장은 돈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녀들은 영권을 한번 바라보았었다.


술 값을 계산한 영권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왔던 길로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다시 백사장으로 내려간 영권은 조금은 쓸쓸한 모습으로 걸었다.

사람들은 밤하늘을 향해 폭죽을 쏘아올리고 있었다.

저렇게 부질없는 짓을 하고 싶은 이유가 뭔지 궁금해졌다.

그러고 보니 바닷가에 와서 남들 다 하는 불꽃 놀이를 해본 적도 없었던 건 또 뭔가.


영권은 팔에 원색으로 빛나는 야광 팔찌를 차고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는 장사꾼에게로 걸어가 갖가지 종류의 폭죽을 한움큼이나 샀다.

그리고 그것들을 쏘아 올리기 시작했다.

금방 꺼지고 마는 놈도 있고 제법 많이 올라가며 빛을 내는 놈도 있었다.

마지막에 쾅 소리를 내며 사라지는 것도 있었고 빙빙 돌면서 타버리는 것도 있었다.

막 재미를 찾아가고 있을 때 방금 전 횟집에서 술을 마시던 두 여자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녀들도 영권을 알아보고 미소를 지었다.


"할래요?"


그녀들이 다가오자 영권은 손에 들고 있던 폭죽을 내밀며 말을 걸었다.

폭죽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었다.

여자들은 어린 아이처럼 다가와서 손을 내밀었고 영권은 듬뿍듬뿍 폭죽을 나누어 주었다.

영권이 불을 붙여 주자 팔을 한껏 뻗은 채 겁먹은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며 첫 번째 폭죽을 쏘아 올렸다.

불이 붙은 폭죽이 공중으로 달아나는 모습을 보며 두 여인은 팔짝팔짝 뛰면서 좋아했고 영권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웃을 수 있었다.

세 사람은 그렇게 즐거운 한 때를 보냈고 폭죽을 다 써버렸을 때는 자연스럽게 일행이 되어 있었다.


"우리 가게에 가서 한잔 더 할래요?"


언니라고 불리는 여자가 말했다.

그리고 세 사람은 함께 그녀가 운영하고 있다는 살롱을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이름은 혜수라고 했고 나이가 어린 여자는 혜영이라고 했다.

진짜 이름은 아닌 것 같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 있겠냐 싶었다.

오히려 실명이 더 어색한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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