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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야설) 젊음, 그 열기 속으로 - 14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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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으로 누워있어서 그런 것인지 미나의 젖 가슴께는 그리 높지 않은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있었다.

나지막한 숨결이 미나의 자그마한 입술 사이를 비집고 흘러나왔고, 그에 따라 상반신이 움직이고 있었다.

내 눈길은 미나의 상반신을 따라 움직였다.

미나의 상반신을 따라 올라가던 내 눈길이 살짝 융기한 곳에 다다랐다.

그리고 그 가운데쯤에 뾰족하니 무언가가 솟아있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미나의 유두이리라….

차가운 에어컨 공기에 직접 노출된 것은 아니었지만, 체온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서인지 면티 아래에 있는 그것이 돌출되어 있었다.

손으로 만져보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 사이엔가 내 손이 그리로 향하고 있었다.

젖가슴의 완만한 곡선을 스치듯이 거슬러 올라간 내 손이 뾰족한 첨탑 부분에 이르렀을 즈음, 더 이상 손을 움직일 수 없었다.


내가 무슨 짓을….


손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물러서지도 않았다.

지금까지 전신을 감싸고 있던 흥분을 내리누르는 차가운 기운이 머리를 후려쳤다.

지금까지 잊고 있던, 가슴 속 저 깊은 곳에 처박혀있던 이성이 애써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고 노력한 결과였을까….

짧은 순간이었지만 미나와의 첫 만남부터 오늘까지의 일들이 내 눈앞을 질주했다.

단발머리의 선머슴애 같던 모습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그리고 그 장면들을 보면서 내 안에서 서로 다른 존재들이 격렬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미나는…. 그렇다, 난 분명 의식적으로 미나를 동생 이상의 존재로 보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내 이성이 우위를 점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시 미나를 만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이후로 이성과 본능의 위치가 역전되는 것을 때때로 경험했다.

해운대의 바닷가에서, 미나의 집 앞에서, 서울로 오는 기차에서….

그때마다 나 자신은 이성과 본능의 틈바구니에서 허우적대기는 했지만, 어느 한쪽으로 마음을 정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순간순간의 혼란을 즐기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지금은…. 분명히 지금까지 내가 겪어왔던 혼란의 경계선을 넘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귀여운 동생과 성숙한 여자, 그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던 나였지만,

지금, 이 순간의 행동으로 그 경계선이 무너져버릴 것이란 생각에 나도 모르게 이성이 분발했으리라….


후우….


미나의 아버지께서 나에게 하셨던 말씀이 생각났다. 미나와 미정이를 부탁한다는….


이런, 이런…. 도대체 내가 무슨 생각을 했던 거야….


그때까지도 잠든 미나의 젖가슴 위에서 주춤거리고 있던 손을 그제야 거두었다.

조금 전까지 나를 휘감던 열기와는 또 다른 열기가 나를 감쌌다. 그것은 부끄러움과 자책감이었다.

분명 우연이 겹쳐 지금의 이 상황이 나온 것이겠지만,

그렇다 해도 나 자신의 통제력을 잃을 뻔했다는 생각이 들자 더없이 부끄러웠다.


내가 이랬다는 걸 미나가 알면 뭐라고 말할까…?


미나의 잠든 얼굴을 보면서 일어섰다.

어느샌가 태양은 자취를 감추었고 어둠이 내려앉아 사물에 짙은 음영을 드리우고 있었다.

그 어둠이 조금 전의 내 행동마저도 덮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전히 미나는 쌔근거리며 잠들어 있었고, 그 잠든 얼굴을 보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서는 다시 본능이 아우성치고 있었지만….


"미나야…. 미나야…."

"흐으음…."

"야, 일어나. 집에 가야지."

"흐으으음…. 몇 시야?"

"8시 넘었어. 미정이가 걱정하고 있겠다."

"후아아암…. 에구구…."


불편한 곳에서 새우잠을 잤던 탓인지 미나가 기지개를 켜면서 허리를 이리저리 돌렸다.


"좀 더 자게 내버려 두지…. 어! 근데…."


미나의 두 눈이 커다랗게 열리면서 나를 보았다. 아니, 나를 본 것은 아니고 내 손을 보면서 놀란 눈을 깜빡였다.

미나의 눈길을 따라 내 시선이 내 왼손을 향했고, 그리고 내 손에 쥐어진 미나의 옷가지를 발견했다.

그 옷가지들 사이로 미나의 속옷이 삐죽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분명 아무 짓도 안 했지만, 조금 전의 내 행동이 생각나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미나의 눈길과 내 눈길이 마주쳤고, 잠시 우리 둘은 말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침묵은 더없이 부담스러웠기에 어떻게서든 벗어나야만 했다.


먼저 시선을 비낀 것은 미나였다. 고개를 숙인 채 티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머리카락 사이로 살짝 드러난 미나의 귓볼이 발갛게 물들어있는 것이 보였다.

분명히 미나도 이런 상황과 침묵이 부담스러웠을 것이지만 스스로 뭐라 말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때, 내 시선 속으로 미나의 손이 들어왔다.

미나는 자신의 허리께에 묶여있던 티가 풀렸다는 것은 잊어버린 채, 리본을 묶듯이 티를 꼬고 있었다.

마치 어린 여자아이가 우물쭈물하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피식 웃고 말았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이거!"


난 미나의 얼굴 앞으로 옷가지를 불쑥 내밀었고, 미나는 흠칫 놀라면서도 눈앞에서 대롱거리고 있는 옷가지를 냉큼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등 뒤로 숨겼다.

이미 다 봤던 것이고, 미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행동을 보인다는 게 우스웠다.

그리고 좀 짓궂어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야, 임마! 다 큰 계집애가 남자 집에 와서 목욕하면서 속옷을 흘리고 다니냐?"


발딱 고개를 치켜든 미나의 입이 뭐라고 말할 듯이 열렸지만 이내 닫혔다.

그리고는 새빨개진 얼굴을 꼿꼿하게 든 채 나를 째려보았다.

분명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는 모양이었고, 그게 내 짓궂음을 자극했다.


"하긴…. 네가 무슨 여자냐? 꼬맹이지…."

"뭐…?"


역시 내가 생각했던 대로 미나의 눈꼬리가 올라가면서 입에서 새된 소리를 뱉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연신 뭐라고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야! 너도 이런 거 입냐? 근데, 그 팬티는 뭐야? 아무리 망사라지만 그렇게 작아서 입을 수나 있는 거야?"


난 피식피식 웃으면서 계속 미나를 놀려대었고, 붉게 물든 미나의 얼굴이 더욱 짙어졌다.

그리고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때 소리를 질렀다.


"뭐야!? 남이야 입든 말든 뭔 상관이야, 상관은!"

"뭐….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그런 거 입으면 몸에 꽉 끼지 않냐? 담에 내가 좀 펑퍼짐한 걸로 사줄 테니까 기다려, 알았어?"

"이씨…."


토라진 미나가 돌아앉아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더 이상 놀려댔다가는 미나의 눈에서 눈물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았기에 그만두기로 했다.


"빨리 옷 입어. 미정이가 기다리잖아."


내 말에 미나는 흘깃 한 번 나를 쳐다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버리고 말았다.


"나가 있을 테니까 옷 갈아입고 나와. 빨리 나오지 않으면 그냥 가 버릴 테니까 알아서 해."


그렇게 미나에게 말하고는 피식거리면서 문밖으로 나왔다.

등 뒤로 미나의 투덜거리는 소리치기 들리기는 했지만 무시해버렸다.


담배를 한 대 빼 물고서 불을 붙였다.

해는 떨어졌지만, 낮 동안의 열기가 그대로 남아있는 듯 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서 앞뒤로 방 네 개가 붙어있었지만 지금 어느 문도 열려있지는 않았다.

오늘 낮에 얘기했던 옆집 여자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그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았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담대 두 대를 다 피웠을 무렵, 미나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미나는 내 눈길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딴청을 피웠다. 뭐라고 한마디 쏘아주고 싶었다.


"어, 그래도 입을 수는 있는 모양이네? 근데, 그건 어떻게 잠그는 거야?"


내 손가락이 자신의 가슴께를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알자 미나가 소리를 질렀다.


"꺅! 그만해! 빨리 가기나 해!"

"후후후, 알았다, 알았어."


미나의 집으로 가는 내내 난 미나를 놀려댔고,

미나는 소리 지르면서도 지나가는 사람이 얘기를 들을까 봐 안절부절못했다.

집에 도착하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어느새 미정이는 잠이 들어있었다.

아마도 피곤했으리라….

저녁 먹고 가라는 미나의 얘기를 귓전으로 흘려들으면서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서울에서의 첫날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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