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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물야설) 그의 대학생활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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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뭐야? 어디가? 나를 데려가다니?”


철하가 당황하며 말하자 효린은 웃으며 말했다.


“히히. 친구들 모여서 술 마시고 있데. 거기 가는거야.”


“뭐? 거길 내가 왜가.”


철하는 말을 하다가 문뜩 데자뷰를 느꼈다. 

분명히 이와 똑같은 상황이 예전에도 있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니 효린과 처음 데이트를 할 때 무작정 자기를 친구들이 있는 술집으로 끌고 가려 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러나 효린은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왜 가긴 왜가. 내 남자친구니까 가는거지. 걱정마 여자애들 밖에 없어.”


여자애들 밖에 없는 것이 왜 걱정거리가 안 된단 말인가. 

철하에겐 오히려 더 걱정거리였다. 

그러나 그때는 남자친구가 아니어서 안갈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남자친구인데다 데려간다고 말했으니 안갈 수가 없었다.

철하는 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곤 순순히 효린을 따라 걸었다.


*


철하는 효린의 손에 이끌려 조그만 빌딩의 4층에 있는 호프집에 들어가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고등학생들에게도 술을 파는 곳이 있는 것이 신기했기 때문이다. 

척 보기에도 어려보이는 효린이었지만 호프집에 들어가는 동안 그 누구도 제지하지 않았다.

호프집에 들어가 구석에 있는 테이블에 가자 진한 화장을 한 여학생 네 명이서 담배를 피면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나 왔다!”


효린이 여학생들을 보며 반갑다는 듯 자리에 앉았다.


“아, 안녕하세요….”


철하는 테이블 옆에 서서 여학생들을 향해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그러자 네 명의 여학생은 킥킥 웃더니 말을 놓으라며 서슴없이 오빠라고 불렀다.

철하도 어색하게 웃으며 효린의 옆자리에 앉았다. 

여학생들을 보자 두 명은 전에 자기 집에 왔던 여학생이었다. 

네 명의 여고생은 하나 같이 진하고 두꺼운 화장을 한 채 담배를 물고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전에 봤던 기억이 있는 여학생이 철하에게 웃으며 얘기했다.


“오빠! 나 기억하지? 오빠네서 잠도 같이 잤는데. 그때 효린이한테 관심 있더니 결국 사귀는 거야? 축하해!”


여학생은 얘기한 뒤 친구들끼리 까르르 웃었다. 

철하는 그녀를 보자 자신이 예전에 팬티 속에 살짝 손을 집어넣어 보지털을 만진 기억이 있는 여학생이었다. 

그런 기억이 떠오르자 순간 얼굴이 빨개졌으나 그냥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야. 효린아. 너 말대로 진짜 순진하다.”


처음 보는 여학생이 말하자, 여학생들은 다시 자기들끼리 까르르 웃기 시작한다. 

철하는 그저 어색하게 웃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었다.


여학생들과의 어색한 술자리가 시작되었다. 

철하 입장에서 보면 어린 여학생들이었지만 소주를 마시는데 거침이 없었다. 

오히려 철하보다 더 잘 마시는 것 같았다. 

철하도 그저 여학생들이 따라주는 술잔을 조용히 홀짝 거리는 수밖에 없었다.

술자리는 대부분 효린을 포함한 여학생 다섯 명의 이야기로 흘러갔다. 

서로 큰소리로 웃으면서 학교 얘기, 선생님 얘기, 집안 얘기, 친구 얘기, 남자애들 얘기 등…. 끊임없이 흘러갔다.

그때 화살이 철하에게 돌아왔다. 

한참을 떠들던 도중에 한 여학생이 술이 약한지 약간 혀가 꼬인 목소리로 철하에게 물었다.


“오빠. 오빠는 효린이 어디가 좋아요?”

“어, 어?”


철하는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했으나 모든 이의 시선이 자기에게로 쏠린 걸 보고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착하고 귀엽고 얼굴도 예쁘고 나를 너무 좋아하고…. 음…. 너무 많아서 다 못 말하겠다.”

“우!”


철하가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닭살스러운 말을 내뱉자 여학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하지만 효린은 마냥 좋은지 생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혀가 꼬인 여학생이 다시 입을 열었다.


“섹스도 잘해주죠?”

“뭐, 뭐?”


철하는 순간적으로 너무 당황했다. 여학생이 이런 걸 물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야!”


옆에 있던 효린이 웃으면서 소리를 질렀다. 자기도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는 철하를 향해 혀가 꼬인 여학생이 계속해서 말했다.


“솔직히 효린이랑 빡쳐 봤잖아요. 안했을 리가 없는데…. 해봤죠? 해봤죠?”


집요하게 묻는 여학생의 질문에 철하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혀 꼬인 여학생은 웃으며 말했다.


“푸하. 그럴 줄 알았다니까. 솔직히 효린이 얘 무지하게 밝히는 년이잖아요. 그거 알고 사귀는 거예요?”


철하는 여학생이 조금 취했다고 생각했다. 

그저 아무 말 없이 테이블 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효린도 여학생이 점점 말이 심하게 나오는 것 같아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야! 그만해!”


효린이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여학생의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효린이 얘 남자애들한테 존나 인기 많거든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끝내주는 것도 있지만 잘 대주고 허리도 잘 돌리니까. 

너 저번에 하루에 몇 명이랑 해봤지? 최고기록 있잖아.”

“야! 씨발년아 그만 안해?”


혀 꼬인 여학생의 이야기를 듣던 효린이 드디어 욕을 하며 벌떡 일어났다. 

혀 꼬인 여학생도 지지 않고 일어나며 소리를 질렀다. 

놀란 다른 두 명의 여학생이 일어나 둘을 말렸다.


“아 이년들이 왜 이래? 김윤미 니 말이 심했어. 이년아!”


철하도 너무 놀라서 벌떡 일어나 효린의 허리를 잡았다. 

효린은 철하에게 허리를 잡힌 뒤 분한 표정으로 윤미라는 여학생을 노려봤다. 

잠시간을 그렇게 노려보던 효린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가 싶더니 어느새 눈물을 펑펑 쏟기 시작했다.


“흑…. 씨발 존나 쪽팔려….”


효린은 오른손 등으로 입을 가린 채 서럽게 울다가 술집에서 뛰어나갔다. 

윤미라는 여학생도 갑자기 효린이 울음을 터트리자 술이 깼는지 놀란 표정이었다. 

철하는 급하게 여학생들을 향해 인사를 한 뒤 효린을 따라 쫓아나갔다.

호프집 문을 열고 나가자 효린이 엘리베이터를 막 타고 내려가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4층밖에 되지 않는지라 계단으로 뛰어 내려가기로 했다. 

1층에 도착하자 빌딩 입구에 효린이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었다. 

짧은 치마를 입었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효린의 다리를 힐끔거리며 쳐다봤다. 

철하는 효린의 다리를 쳐다보는 남자들을 노려본 뒤 효린을 일으켜 세웠다.


“으앙!”


효린은 크게 울음을 터트리며 철하에게 안겼다. 

철하는 괜찮다고 효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위로했다. 

철하의 가슴팍에서 한참을 서럽게 울던 효린이 이윽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효린의 맑은 얼굴이 눈물범벅이 되 있었다.


“흑, 흑…. 오빠 미안해….”

“뭐가 미안해…. 괜찮아.”

“흑, 흑…. 나 진짜…. 나도 과거 지울 수 있으면 지워버리고 싶어. 

이제 오빠만 있으면 되니까. 오빠가 제일 좋으니까…. 

과거에 있었던 여러 가지 안 좋은 일들 다 없었던 일로 하고 오빠에게 있어 최고의 여자친구가 되고 싶은데…. 

지금은 정말 오빠밖에 없는데…. 흑, 흑…. 으앙…. 미안해!”


효린은 다시 크게 울음을 터트리며 철하를 꽉 안았다. 

철하는 마음이 착잡해졌다. 자기처럼 평범한 사람이 어디가 좋다고 이렇게까지 좋아해주는지…. 

아니 마음이 착잡하기보다 뭉클해졌다고 하는 것이 옳으리라….


철하는 효린을 안고 말없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한참을 그렇게 부둥켜안고 있던 도중에 효린의 핸드폰이 울렸다. 

효린이 훌쩍 거리며 핸드폰을 꺼내보자 아까 그녀와 싸운 윤미라는 여학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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