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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물야설) 그의 대학생활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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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 시작!


일요일을 하루 종일 효린과의 문자와 전화 통화로 보낸 철하는 밤이 되자 다음날 학교 갈 준비를 하였다.

준비라고 해봤자 대학생이라 딱히 준비할 것도 없었다.

그저 내일 입고 갈 옷과 가방만 준비하기만 하면 되었다.


철하는 준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며 다음날 학교 갈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며 떨려오기 시작했다.

개강하고 오랜만에 학교에 간다는 생각이 마치 처음 입학하는 것과 같은 설렘을 느끼게 해 준 것이었다.


‘내일 모두 보겠구나…. 진원이와 지희는 아직도 잘 사귀고 있는 것 같고….

지희도 이제 어색함이 없겠지…. 한 달도 더 지난 일이고 그때 많이 풀었으니까….

이슬이도 오랜만에 보네. 그러고 보니 내일 친구들한테 효린이랑 사귀는 거 말해야 하는구나…. 애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철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이슬이가 신경이 쓰였다.

자신을 좋아하던 이슬이….

방학 때는 오랫동안 보지 못했지만, 지금은 어떨까.

아직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을까? 그럼 효린이와 사귀게 되면 이슬이는 싫어할 것이 분명했다.


‘설마…. 날 아직도 좋아하고 있진 않을거야….’


철하는 그만 생각을 하기로 하고는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


다음날 학교에 가니 역시 새 학기의 시작이라 분위기가 활기찼다.

모두 오랜만에 친구들을 보는 건지 여기저기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다.

게다가 아직은 날씨가 더워서 몇몇 여자 학생들의 옷차림도 약간 노출이 있는 편이었다.

철하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자애들의 쭉 뻗은 다리를 힐끗힐끗 훔쳐보다가 갑자기 누군가가 자기 팔에 팔짱을 껴서 깜짝 놀랐다.


“헉! 뭐야!”


그러나 철하는 자기 팔에 느껴져 오는 둥그런 가슴의 말캉한 감촉으로 곧 상대가 누군지를 알 수 있었다.

뒤돌아보자 역시나 이슬이었다.

갈색을 띠던 긴 머리는 염색했는지 검은색으로 변해있었고, 전에는 없던 앞머리가 살짝 생겨있었다.

여전히 고양이 같이 섹시한 눈에는 검은색 아이라인을 그리고 있었고 하얀색 티에 짧은 청치마를 입고 있었다.

이슬이는 섹시한 눈을 가늘게 뜨며 철하를 짓궂게 쳐다보았다.


“얌마! 너 쟤네 다리 훔쳐봤지?”


철하는 깜짝 놀라며 아니라고 부정했다.

이슬이는 쿡쿡거리며 웃더니 철하를 끌고 빨리 걷기 시작했다.

철하는 이슬이에게 끌려가면서도 그녀가 자연스러운 앞머리가 생기자 더 섹시하게 변한 것 같다고 느꼈다.


철하는 곧 진원이와 지희도 만날 수 있었다.

역시 둘은 별일 없이 사귀고 있는 것 같았다.

진원이는 머리가 약간 길어 있었고,

지희도 검고 길었던 생머리를 중간 부분에 약간의 웨이브를 넣어 전체적으로 한층 더 성숙하고 청순한 아름다움이 풍겼다.

지희는 다행히 철하를 바라보며 어색해하지 않았다.

철하도 이제 어색하지 않게 지희를 대할 수 있었다.

그래도 가끔 지희를 볼 때마다 그녀의 아담하고 하얀 가슴과 자신이 빨던 적갈색의 젖꼭지가 자꾸 떠오르는 철하였다.


그러나 철하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지희와 이슬이 모두 효린이보다 예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효린이도 둘 만큼 뛰어난 외모이긴 하지만 철하는 지금 사랑에 빠져서 단단히 콩깍지가 쓰인 것이다.


넷은 강의실에 들어가서도 뭉쳐 앉아 계속해서 떠들었다.

어차피 강의 첫 주라 수업도 하지 않고 강의 소개만 하며 일찍 끝내주고 있었다.

결국 넷은 오늘 오랜만에 술을 마시기로 합의를 보고는 즐거워했다.


*


철하, 진원, 지희, 이슬은 항상 가던 술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안주를 시키고 첫 잔을 비우고 나자 이슬이가 철하를 바라보더니 진원과 지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야야야. 근데 철하 이상해지지 않았냐? 그때 바닷가 놀러 갈 때도 느꼈는데…. 지금 더 심해진 것 같아.”


이슬이의 말에 진원이와 지희가 철하를 바라보았다.

진원은 잘 모르겠다는 듯 말했고 지희도 고개를 저었다. 이슬이는 이상하다는 듯 계속해서 말했다.


“아냐…. 분명히 전에는 철하에게서 무언가 알 수 없는 순수한 느낌이 풍겨왔어. 뭐라고 할까…. 약간 어눌하고 어리바리한 느낌?”


이슬이의 말을 듣던 진원이와 지희는 깔깔거리며 웃었고 철하는 인상을 구겼다.

결론은 자기를 놀리고 있는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슬이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근데 말야…. 바닷가에서도 그렇고 오늘 만났을 때도 그렇고 되게 차분해진 것 같고….

어른스러워졌다고 해야 하나, 아저씨 같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난 점 그렇다고…. 헤헤.”


이슬이는 말을 하고는 쿡쿡거리며 웃었다.

철하는 황당하면서도 문득 효린이의 생각이 났다. 이제 친구들한테 이 이야기를 해야 할 차례였다.


“얘들아….”


철하가 조심스레 입을 열자 셋은 웃으며 떠들다가 무슨 일이냐는 듯 쳐다보았다. 철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나…. 여자친구 생겼다….”

“뭐?”


이슬이가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철하, 진원, 지희 셋은 깜짝 놀라 이슬이를 바라보았다.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낸 이슬이는 무안한 듯 자리에 슬며시 앉았다.

그리고는 철하에게 그게 무슨 소리냐며 이야기를 재촉했다.


“방학 때 편의점 아르바이트하면서 만난 여자애인데…. 사귀기로 했어.”

“우와! 축하해!”


진원이와 지희는 놀랍다는 듯 웃으며 철하를 축하해주었다.

그러나 이슬이는 입을 벌린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멍하니 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진원이와 지희는 재미있다는 듯 철하에게 자세하게 좀 말해보라고 졸랐다. 

철하는 슬쩍 이슬이의 눈치를 보았다. 

아무 말 없이 무표정하게 앉아있었다. 

설마 아직도 자신을 좋아하는 건가….


철하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열여덟 살이야…. 고등학생.”

“으아! 짱이다! 남자의 로망을 이 자식…. 진짜 부럽네!”


놀란 진원이가 철하에게 어깨동무하며 부러워하자 지희는 발로 진원이의 다리를 걷어찼다.

진원이는 엄살을 부리면서도 철하에게 부럽다고 웃어댔다.

지희도 여고생과 사귄다는 말을 듣고는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철하는 그런 와중에서도 이슬이를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이슬이의 고양이 같은 눈과 마주쳤다.

이슬이는 무표정하고 맥이 빠진 듯한, 그리고 약간의 원망이 섞인 것 같은 뭐라 말할 수 없는 얼굴로 철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철하는 놀랐다. 지금까지 저런 이슬이의 표정은 본 적이 없었다.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표정을 하고 있던 이슬이었는데….


‘설마 아직도 날 좋아하는 건가….’


잠시간을 그렇게 철하를 바라보던 이슬이는 이윽고 조용히 술잔을 들어 술을 마셨다.


술자리는 그렇게 이슬이가 조용해진 채 흘러갔다.

진원이와 지희도 이슬이의 그런 변화를 감지하지 못 할 리 없었다.

이렇게 되자 술자리가 길게 이어질 리가 없었다.

그저 서로 방학 때 있었던 일들로 얘기를 나누다가 금방 끝나게 되었다.


이슬이는 술자리가 끝나고 헤어지면서까지 말을 하지 않았다.

철하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철하는 자취방으로 돌아오면서 그런 이슬이가 계속 신경이 쓰여 미칠 것 같았다.

연락을 따로 해보려 했지만, 괜히 넘겨짚는 것 같기도 하고, 자신이 오버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후우….”


철하는 한숨을 내쉬며 전화기를 들어 효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잠시간의 신호음이 울리고 효린의 밝은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응. 효린아. 나 지금 집에 가고 있다.”


[응? 늦게 가네? 근데 목소리에 힘이 왜 이렇게 없어?]


“아냐. 괜찮은데? 아. 그리고 친구들한테 너 얘기했어.”

[와! 정말? 뭐래?]

“원래긴…. 축하한다고 하지.”


효린은 철하가 친구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다고 하자 굉장히 좋아했다.

공식적인 여자친구로 친구들에게 인정받으니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철하는 그렇게 효린과 전화 통화를 하며 자신의 자취방에 도착했다.

그러나 효린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가슴 한구석에선 이슬이의 일이 계속해서 신경 쓰이는 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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