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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물야설) 그의 대학생활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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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야…. 나에게 고백하려는 건가? 지금 이 타이밍에? 난 준비도 아직 안됐는데…. 지희는? 이슬이는?’

“남자친구 때문에 그래….”


철하는 그녀의 나머지 말을 듣고 다시 원래대로 되돌아 올 수 있었다. 

또 다시 혼자 착각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던 자신….


“아…. 그래…?”


철하는 겸연쩍게 대답했다. 민아는 멍하니 술잔을 만지작거리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내 남자친구는 대학생이야…. 

나랑 동갑이지. 

우린 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사귀었는데, 

걔는 운 좋게 지방에 있는 대학에 합격했고, 

여상을 다니며 펑펑 놀던 나는 대학교도 가지 못 했어….”


민아는 거기까지 이야기하고 소주를 마셨다. 

그리고는 안주도 먹지 않고 다시 입을 열었다.


“떠나기 전 영영 헤어지는 것처럼 둘 다 펑펑 울며 아쉬워했지…. 

그래. 지방에 내려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주말마다 꼬박꼬박 올라오더라구. 

그런데 오티를 다녀온 뒤부터, 전화도 하루에 세네번씩 하던 애가 전화도 잘 안하고, 

내가 전화해도 바쁘다며 잘 받지도 않아…. 

게다가 이제는 아예 올라오지도 않아. 

개강해서 학교 다니느라 바쁘데…. 

바쁘니까 자기 귀찮게 좀 하지 말래…. 

너가 대학교 다니는게 얼마나 바쁜지 알기나 하냬….”


민아의 커다란 눈엔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 고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대학 이야기가 나오면 자꾸 우울해져…. 

그리고 저번에 너가 친구들과 편의점에 왔을때, 

인사도 하지 않고 말도 걸지 않은거 미안해. 

내 남자친구도 지방에서 자취하는데, 

여자애들 그렇게 자기 자취방에 끌어들여서 

놀 생각하니까 너무 화가나서…. 흑! 미안….”


말을 마친 민아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커다란 눈물방울들이 한없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철하의 기분은 뭐라 표현할 수 없었다. 

괜히 자기가 대학생인 것이 미안했고, 자취방에 친구들을 데려온 것이 미안했다. 

자신이 미안해해야 할 일이 아니지만, 철하는 미치도록 그녀에게 미안했다.


“미안….”


철하는 힘없이 중얼 거렸다.


*


한참 후에 울음을 그친 민아는 애써 웃으며 나가자고 했다.

 사월이지만 아직 한 밤의 기운은 쌀쌀했다. 

민아는 철하의 앞에서 앞장서서 걸어갔다. 

몇 발자국 걷지 않아, 그녀가 빙글 돌며 말했다.


“헤헤…. 미안해. 괜히 분위기 망쳐서.”

“아냐. 너가 그런 고민이 있을 줄 몰랐어…. 난 너랑 더 가까워진 것 같아서 좋다.”


철하는 담담히 웃었다. 

이제 민아 앞에서 떨지 않고 편하게 말할 수 있었다. 

민아는 그런 철하를 보며 씨익 웃었다.


“그런데…. 너 아까 대답 안했잖아. 내가 더 예쁘니 걔네들이 더 예쁘니?”


민아의 질문에 철하는 웃음이 나왔다. 

그 와중에 그런 걸 신경쓰고 있다니…. 

철하는 엷은 미소와 함께 말했다.


“너가 더 예뻐….”


철하의 말에 또 다시 활짝 웃는 민아였다.


*


의외로 자신의 자취방과 가까운 곳에 사는 민아를 바래다 준 철하는 힘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철하는 민아의 아픔을 알고 나자 그녀가 불쌍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힘들어 하고 있었다니…. 

아마 자신의 예상이 맞다면 그녀의 남자친구는 지방에서 다른 여자들과 놀아나고 있을 것이다. 

아니 예상이 아니라 확신이었다.

반면, 마음 한구석엔 자신에 대한 쓸쓸함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오늘 있었던 일은 지희에게 진원이를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와 비슷한 일이었다.


자신이 너무나도 미워졌다. 

여자들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한 그 순간이 비참해서 미칠 것만 같았다. 

너무나도 쓸쓸한 밤이었다.

철하는 문득 이슬이가 떠올랐다. 

자신을 좋아하는 이슬이…. 

그는 핸드폰을 꺼내 이슬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음이 울린 후 이슬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김철하 이 야밤에 왠일이야?]

“응…. 보고 싶어서….”

[미친놈…. 내일 학교에서 보자나. 갑자기 왜 그러냐? 술 마셨냐? 목소리 좀 이상한거 같은데?]

“응. 조금 마셨어. 하하…. 아니야. 내일 학교에서 보자….”

[뭐야 이상한 자식…. 그래. 내일 보자. 안녕!]


전화가 끊기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나 철하는 계속해서 핸드폰을 들고 있었다.


“나도 노력해볼게….”


철하는 작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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