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아내 스토리 1 (NTR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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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화 〉


아내는 싱가포르에 있었다. 무려 9박 10일간의 출장이었다.

아내가 해외 출장을 가는 것은 뭐 새로운 일이 아니었다.

아내는 많을 때는 한 해에 몇 번씩이나 해외 출장을 가곤 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번 처럼 길었던 적은 드물었던 것 같았다.

보통 2박 3일 혹은 3박 4일….거의 일주일 이내였던 것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았는데…

이번 출장은 조금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길었던 적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벌써 결혼 4년차였다.

미주 지역으로 출장을 갈 때는 그 이상의 여정으로 길게 간 적도 있기는 했었지만, 손에 꼽을 정도였었다.

절대로 자주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번 출장이 조금 특별한 것은 비행기로 몇 시간 걸리지도 않는 싱가포르로 출장을 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오랜 기간 동안 출장을 떠났기 때문이었다.


왜 그런 생각이 더더욱 많이 들고 있냐면 주말에 아내 없이 혼자서 시간을 때워야 했기 때문이었다.

주말에 아내가 집에 없으면, 솔직히 조금 무료하고 시간이 잘 안 가는 것이 사실이었다.

토요일은 아내가 바빠서 출근을 하는 경우가 있어도 일요일에는 항상 같이 시간을 보냈었으니까 말이다.


비록 나와 같이 뭘 하고 놀아주고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각자 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하더라도 같은 공간 안에 있다는 것은….뭐랄까 심리적으로 안정을 주고 그랬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아내가 없는 일요일….나는 혼자서 집에서 멍하니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오후가 되어 이메일을 확인하려 노트북을 열었는데, 배터리가 방전이 되었는지….전원 자체가 먹통이 된 것 같았다.

몇 달 전에 노트북 수리를 받으면서 배터리가 오래 되어서 이제는 그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를 이미 듣기는 했었지만….이렇게 불시에 사망을 할 것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오래 쓰기는 썼다. 무려 오 년을 넘게 썼으니까 말이다.

아내와 결혼을 하기 이전에도 나는 이 노트북을 쓰던 기억이 있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아내의 노트북을 열었다. 아내의 책상 위에 있는 노트북이었다.

전원을 키려고 했는데, 전원이 켜지는 것이 아니라 절전모드가 해제되고 있었다.

아내가 전원을 끈 것이 아니라 자동으로 전원이 절전모드로 전환이 되어 있던 것 같았다.


며칠을 그런 상태로 있었던 것 같았다. 아내가 출장을 간지 4일이 넘었으니까 말이다.

패스워드를 입력하라는 창이 나왔다. 나는 아내의 패스워드를 알고 있었다.

아내는 내가 자신의 패스워드를 알고 있다는 것을 당연히 모르겠지만, 나는 몇 번을 눈대중으로 슬쩍 훔쳐보아서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쓸 기회는 없었지만 말이다.


아내만 쓰는 패스워드 몇 가지가 있었고, 그것들은 일정한 규칙이 있었다.

아내와 횟수로 4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하면서 눈치로 알아낸 것들이었다. 아내는 나의 이런 눈 도둑질을 꿈도 못 꾸고 있겠지만 말이다.


솔직히 내 노트북이나 핸드폰은 암호 같은 것이 아예 안 걸려 있었다.

그런 걸….별로 안 좋아했고….뭐 숨길 것도 사실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나와 달랐다. 노트북이든 핸드폰이든 모두 암호가 걸려 있었다.

나는 아내가 쓰는 암호들의 생성 규칙을 몇 번의 눈서리를 통해서 인지만 하고 있었지 실제로 적용을 해 보는 것은 솔직히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내는 아마도 규칙적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암호를 변경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암호가 걸려 있으니까 아내는 아마도 노트북의 전원을 끄는 것을 잊어도 별로 걱정을 안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의 암호 생성 규칙대로 나는 암호를 입력했다.

마지막 두 자리를 바꾸어가면서 여섯 번을 입력하니까 암호가 풀려버렸다.

그리고 바탕화면이 내 눈에 들어왔다.


홍콩의 빅토리아 피크에서 구룡반도를 내려다보면서 찍은 사진이었다.

재작년에 나도 아내와 같이 저곳에 가서 관광을 즐기다가 온 적이 있었다.

아내와의 추억들이 다시 새록새록 솟아나는 것 같았다.


나는 이메일을 볼 수 있는 사이트를 열었다. 그런데….로그인이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아내가 역시나 노트북 자체에 암호가 걸려있으니, 이메일 사이트 로그아웃을 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둑질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솔직히 그런 것에 별로 취미가 없었다.

남의 것을 훔쳐보고….남의 일기장을 훔쳐보고… 그러는 행동을…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런 적도 솔직히 거의 없었고 말이다.


하지만….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동안 내가 그러지 않았다고 해서….호기심까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내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패스워드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하지 않은 죄….

그리고 눈썰미가 너무나도 좋은 남편을 둔 죄….


나는 살짝 호기심 어린 미소를 지으면서 아내의 이메일 계정을 열었다.뭐 아무 것도 없었다.

받은 메일함도 텅 비어 있었고….보낸 메일함도 텅 비어 있었다.


그런데 가만히 이메일 주소를 보니, 내가 알고 있는 아내의 이메일 주소가 아니었다.

아내가 명함에 박고 다니는 그 공식 이메일 주소는 내가 지금 열고 있는 이 계정이 아니었다.

처음 보는 이메일 계정이었다.


지운 편지함을 열어보았다. 거기에 편지가 하나 살아있었다.

딱 하나였다.

그 흔한 스팸 메일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보름 정도 전에 받은 메일이었다.


아내는 메일을 지운 후에…..지운 메일함, 그러니까 휴지통까지 싹 비워버리는 것을 잊은 모양이었다.


나는 호기심이 들었다.

메일을 열어보았다.

필립 장이라는 사람이 보낸 메일이었다.


아내는 외국계 회사를 다니고 있으니까, 외국인에게 메일이 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나는 아내의 회사 동료들 이름을 거의 모르는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아내가 가끔 대화를 할 때 보면, 저런 류의 이름…

그러니까 성은 한국 성씨인데 이름은 외국 이름인 비슷한 경우를 전화 통화를 통해서 몇 번 들은 적이 있기에, 그냥 아내의 회사 동료이겠거니 하는 추측이 자연스럽게 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메일의 내용이 조금 이상했다.


[가끔씩 예전 생각이 날 때는, 사진들 만큼 추억 소환에 좋은 것들이 없지… 과거로 한 번쯤 시간 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으면 연락해…]


짧은 내용이었다. 그리고 영어가 아닌 한글로 작성이 된 이메일이었다.

뭔가 문장이 조금 애매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단지 저 문장들만 가지고는 해석을 할 수가 없는 문장들이었다.

당사자들만 알고 있는 내용을 뭐랄까 조금은 은유적으로 다룬 것 같은 문장들이었다.

필립 장이라는 사람은 외국인이 아니고 한국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그게 전부였다. 다른 내용은 없었다.

대신에 첨부파일이 하나 있었다. 확장자를 보니 사진 파일이었다.

나는 그 사진 파일을 열어보았다.


그러다가 그만 화들짝 놀라서 노트북 키보드에서 손을 치워버렸다.

너무 놀라서….나는 잠시….노트북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내 눈을 의심하고 있었다.


전혀 예상하지 않았었던, 아니 예상하지 못했었던 모습이 화면에 나왔기 때문이었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다시금 화면에 집중을 했다.

아니 집중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아내였다.

분명히 아내였다.


긴 머리를 뒤로 질끈 묶고 있는 아내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도대체 아내는 왜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이고, 또…왜 그 장면이 사진에 담겨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놀라운 것은 아내가 무릎을 꿇고 있다는 것이 아니었다.

아내는 그냥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흰눈이 내려앉은 것처럼 새하얀 아내의 피부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분명히 아내였다.

의심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

이목구비…모두 뚜렸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아내가 분명했다.

하긴….아내에게 누군가…

그러니까 필립 장이라는 사람이 보낸 이메일이니까 아내가 아닐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알몸으로 무릎을 꿇어 앉은 아내는 두 손을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린 채로 위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내의 눈동자가 너무도 생생하게 보였다.

그냥 닮은 사람이나, 비슷한 사람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아내라는 특징들이 너무도 확실하고 선명하게 잘 드러나있는 사진이었다.

작정하고….아내의 얼굴을 아주 선명하게 찍은 사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내의 입술에는…..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한 남자의 성기가 닿아 있었다.

아니….아내가 남자의 성기 끝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닿는 시늉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아내의 입술은 남자의 성기 끝에 정확하게 맞닿아있는 상황이었다.

아예 딱 붙은 채로 말이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앵글이었다.

아마도 촬영자는 성기의 주인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성기에 입을 맞춘 채로 고개를 들어서 아이 컨택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숨이 멎는 것 같았다.

나는 엉겁결에 그냥 그 이메일을 닫아버렸다.


왼쪽 가슴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는 데는 심호흡만큼 좋은 게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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