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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스토리 5 (NTR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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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



그녀는 응원단 활동을 하느라고 공부를 할 시간이 적어도 나보다는 많지 않을 것이 당연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학과 동기들이나 동아리 선후배들과 저녁에 학교 근처에서 술자리를 할 때면 그녀를 먼 발치에서 자주 볼 수가 있었다.

아니 그곳 유흥가에 가면 거의 항상 그녀를 보게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나처럼 공부만 하다가 대학에 온 거의 대부분의 여학우들은 솔직히 잘 꾸밀 줄 모르던 시절이었다. 그런 여학우들 사이에서 그녀는 단연 군계일학이었다.

단화를 신으면 정말 속된 말로 일률적으로 자를 대고 자른 것처럼 작은 키의 여학우들 사이에서 모델처럼 큰 키에 늘씬한 몸매 그리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 그리고 풀 메이크업에 항상 짙은 붉은색 계열의 립스틱을 칠하는 그녀의 비쥬얼은 아주 멀리 있어도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녀의 주변에는 항상 남자들이 많이 있었다. 아니 남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있었다.

키가 크고 잘 생긴 응원단의 남자 선배들, 그리고 응원단 남자 선배들보다 훨씬 더 키가 컸던 학교 운동부 남자들 그들은 항상 그녀 주변에 모여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 주변에는 같은 여학우들보다는 응원단의 남자 선배들이나, 운동부의 키가 큰 남자들이 같이 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 것 같기도 했다.


나는 그냥 먼 발치에서라도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별로 유쾌하지는 않았다. 벙어리 냉가슴 앓는다는 표현을 내 자신에게 대입해보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녀는 고작 1학년이었지만 그녀는 결코 1학년처럼 보이지 않았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중간고사를 보기 한 주 전에 나는 그녀에게 내가 서양 사학 과목을 정말 최대한 간추리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한 종이 몇 장을 건네었다.

그런데 나는 그것만 건넨 것이 아니었다.


영문과 1학년이 필수로 듣는 과목이 있었다.

그 과목의 중간 고사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족보를 하나 우연히 동아리 선배에게 구하게 되었고, 나는 그것도 같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중간고사를 보았고, 내 스스로도 많이 놀랐을 정도였다.

내가 찍은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다 출제가 되었다. 마치 내가 문제를 출제한 것처럼 말이다.

내가 준 써머리만 두 번 이상 읽었다면 틀릴 문제가 없었다.

내가 얼마나 깊이 그리고 세심히 준비를 했으면, 출제자의 의도 자체까지 파악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 공부라는 것이 별거 없었다.

핵심이 뭔지 그걸 잘 파악하고 그걸 오래 기억해서 응용하는 사람이 최종 승자가 되는 것이었다.


중간고사가 끝난 후 그녀를 다시 그 강의시간에 보았을 때 그녀는 나에게 쪽지가 아닌 편지를 건네주었다.

당시 이백 원이던 작은 가나초콜릿이 아니라 천 원인가 했었던 손바닥보다 더 큰 가나초콜릿과 함께 말이다.

서양사학 과목은 물론이고, 내가 족보를 주었던 그 과목도 다 맞았다고, 많이 고마워 하는 그녀였었다. 그리고 기말 고사도 잘 부탁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던 그녀의 편지였다.


그녀가 쓴 글씨들은 정말 앙증맞고 귀여웠었다. 솔직히 편지지에 쓸 정도로 내용이 길지는 않았다.

쪽지에 써도 될 정도로 내용은 간결했지만 그녀는 그걸 편지지에 써서 나에게 전달했었다.예전보다 더 커진 가나초콜릿과 함께 말이다.


그런데 나는 내 무덤을 판 것 같았다. 그녀는 중간 고사 이후로 서양 사학 수업에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서양 사학 수업에서 내 옆에 앉던 그녀를 보는 것이 일주일의 생활 중에 나에게는 가장 큰 기쁨이었는데 그녀는 나를 믿고 이제 수업까지 빠지는 것 같았다.


내가 그녀를 보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응원단 행사가 있으면 정말 열 일을 제쳐두고 따라다니는 것과, 저녁에 학교 근처의 번화가에서 술 약속을 잡고 서성이는 것, 그것 두 가지가 제일 빨랐다.

학교 주변 술집들이 늘어서 있는 번화가에 세 번을 가면 적어도 두 번은 그녀가 남자들과 함께 있는 것을 보았으니까 말이다.

낮에는 정말 보기 힘들었던 그녀가 밤이 되면 학교 주변 유흥가에 모습을 드러내던 것이 그냥 그 당시의 기억들이었다.


그렇게 2학기는 빨리 지나가서 기말 고사 기간이 가까워지고 있었고 그 전에 몇 번을 제출했었던 레포트는 내가 항상 초안을 그녀의 것까지 준비를 했었다.

강제적으로 하는 것이면 그게 고역이겠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기에 내 기쁨을 위해서 하는 것이기에 조금도 힘들지 않았었다.


그 시대만 해도 컴퓨터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레포트를 손으로 써서 제출하게 하는 교수님들이 많았었기 때문에 전체를 내가 다 작성해서 줄 수는 없었다.

내가 내 레포트와 구성을 다르게 해서 초안을 잡아 주면 그녀는 대서방 노릇만 하면 되도록…… 

그렇게 길을 잡아서 내가 레포트도 두어 번 작성을 해서 그녀에게 건네었던 기억이 있었다.


레포트만 건네지 않았다. 나는 한 번에 보통 편지지 다섯 장 이상은 되는 아주 긴 손편지를 꼭 같이 그녀에게 건네었다.

뭐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내 일상과 문학에 관한 이야기 내가 국문학과에 오게 된 이야기 뭐 그런 이야기들이 주된 내용이었다.

그리고 응원단에서 치어리딩을 하는 모습이 너무도 멋지다는 칭찬도 내 편지에 빠지지 않은 단골 메뉴였었다.


그녀가 나에게 편지나 쪽지를 준 것은, 처음의 그 쪽지 한 번과 중간고사를 잘 보고 난 이후에 편지지에 쓴 짧은 쪽지 같은 그 내용 그 두 번이 전부였었지만, 나는 그녀에게 무려 다섯 번이 넘는 긴 장문의 편지를 썼던 기억이 있었다.

그리고 편지 한 통에 편지지 다섯 장 이하는 정말 없었던 것 같았다.

내 기억이 정확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랬었던 것 같았다.


세월이 많이 흐른 후, 그녀와 결국에는 천신만고 끝에 결혼을 하게 된 이후에, 그녀가 내가 썼었던 편지들을 가지고 있는지 슬쩍 물어보았던 적이 있었지만 그녀는 이사 중에 다 잃어버렸다면서 가볍게 혀를 내밀었던 기억이 있었다.


아무래도 좋았다. 그 당시는 그랬었다.

그녀가 내 편지를 봐 주는 그 자체가 나에게는 삶의 기쁨이었던 시절이었으니까 다시 돌아보아도 후회는 없었다.

기말 고사 전에도 중간고사처럼 나는 그녀의 써머리까지 또 만들어서 그녀를 기쁘게 해 주었다.


그때 그녀에게 말을 하고 싶었다.

영장이 나왔기 때문에 기말고사가 끝나면 머지 않아 입대를 한다고, 아마도 첫 눈이 오기 전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한 마디라도 하고 싶었다.

뭐가 고마웠냐고 그녀가 나에게 묻지는 않겠지만, 그녀의 존재 자체가 내 청춘에 스물한 살에 대학 생활 자체에 정말 최고의 활기가 돌게 만들어준 그녀의 존재 자체가 나는 정말 너무 고마웠었다.


하지만 우리는 대화를 나눈 적이 많지 않았다. 손에 꼽을 정도였었다.

거의 쪽지로만 글로써만 대화를 했었다. 쪽지와 편지로 말이다.


그렇게 기말고사가 끝나고 종강을 하고 나서는 그녀의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인사라도 꼭 하고 가고 싶었지만 나는 결국 그렇게 그녀를 보지 못한 채로 아니 인사를 하지 못한 채로 군에 입대를 했다.

대학교 2학년 2학기 종강과 함께… 그렇게 말이다.


* * *


난 운동을 좋아하지도 않고, 즐겨 하는 운동도 없었다.

하지만 운동신경이 아주 잼병은 아니라는 것을 중고등학교 체력장 때문에 알고는 있었다.

체격이 월등하게 큰 편도 아니었지만 나는 남들보다 특출나게 잘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었다.

공 던지기와 턱걸이였다.

이상하게 체력장을 하면 그 두 가지는 항상 남들보다 월등하게 잘 했었다.

그래서일까?

내 생각에는 크게 상관은 없는 것 같기는 했지만 훈련소에서 사격이 끝나고 나면 항상 장교가 와서 내가 사격을 한 결과를 유심히 보고 가고는 했었다.


그렇게 신병 훈련이 끝나고 자대 배치를 받기 바로 직전에 나는 다른 훈련병들과는 달리 군복이 조금 특이한, 장교 계급장을 달고 있는 남자들에게 이끌려서 어떤 군부대의 사격장으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여러 명의 장교가 지켜보는 앞에서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사격을 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사격을 시킨 후에, 한 장교가 나를 보면서 물었다. 사격선수 출신이 아닌 것이 확실하냐고 말이다.

나는 사격 선수는 고사하고 총이라는 것을, 군에 오기 전에는 단 한 번도 잡아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은 내 학교에 관해서였다.

나는 솔직하게 대답을 했다.

그리고 나는 일반 부대가 아닌 조금 특별한 부대에 배치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내 훈련병 동기들처럼 이등병 계급장을 다는 것이 아니라 하사 계급장을 달고 일반하사 생활을 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나는 솔직히 그게 뭔지 잘 몰랐었다. 그래서 나는 거부를 했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었고, 그냥 국가에서 정해준 병역의 의무만 충실하게 이행할 생각이었다.

하사는 직업 군인일 텐데 그런 걸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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