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숙의 하루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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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접대, 성희롱 ⑤


순간 잠겨져 있지 않은 화장실 문이 벌컥 열렸다. 화들짝 놀란 숙의 눈앞에는 동기 여선생이 은이 서 있었다. 그녀는 얼굴이 상기된 채로 구겨진 치마를 내리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어머! 안에 있는 줄 몰랐네…. 다 쓰셨어요?, 음악 선생님?"


"예."


숙은 은의 팔을 붙잡아 세웠다.


"우리 얘기 좀 해요."


"네? 뭐요?"


"오늘 이 자리, 좀 심하지 않아요?"


"오늘요? 뭐가요?"


"우리, 이러려고 온 게 아니잖아요."


"무슨 말이에요? 아, 숙이 씨는 처음이구나…. 희화고 저는 자주 이런 데 다녀요. 술도 마시고…."


"네?"


숙은 자기 귀를 의심했다. 정교사도 아닌 그녀들이 이런 곳에 올 리가 만무한 일이었다.


"음악 선생님이 잘 모르시는구나. 교장선생님이 접대할 자리가 있거나 할 때마다 여러 번 불려 나왔었어요."


"세상에…. 그럼, 과학 선생님 희도?"


"네. 희씨도 몇 번 같이 다녔어요."


숙은 놀라 입이 다물어 못했다. 미술 선생의 말을 더 가관이었다.


"퇴근해서 집에 있다가 나온 적도 있는걸요. 근데 오늘은 좀 특이하네? 보통 한 선생님은 파트너가 없었는데…."


이럴 수가! 그렇다면 오늘은 계획적으로 숙을 끌어들인 셈이었다. 숙은 몸서리를 쳤다.


틀림없이 그것 때문일 것이다. 오늘 있었든 팬티 훔쳐보기 사건, 걸린 학생을 학생부로 끌고 간 것도 그였고…. 어쩌면 그 학생의 입을 통해 자신의 치부를 낱낱이 전해 들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이 정도까지는 좀 심하잖아요…."


"뭐 어때요? 나이 먹은 사람들 노는 게 다들 그렇지! 재밌잖아요. 우리들 돈 쓰면서 노는 것도 아닌데…."


어느새 음악도 멈추고 밴드도 나가버린 방으로 숙은 간신히 발걸음을 가누며 돌아왔다. 원래 잘 노는 은 선생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막내처럼 조용한 모습의 희 선생까지도 이런 술자리 참석이 한두 번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자, 숙은 가슴 속의 무언가가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희 선생 쪽을 바라보니, 그쪽은 더 가관이었다. 교육관의 한 손은 그녀의 어깨에 돌려져 있었고, 다른 한 손은 그녀의 블라우스로 들어가 있었다. 희 선생은 블라우스 단추가 거의 전부 풀어진 상태에서 교육관의 손이 거리낌 없이 그녀의 속살과 유방을 주무르고 있었다.


그녀의 풍만한 뽀얀 젖가슴이 절반 이상 드러나 보였다. 그리고 그 사이로 교육관의 파렴치한 손놀림이 멀리서도 보이고 있었다.


한편, 은 선생은 화장실에서 나오자 곧바로 마 교장의 품안으로 쪼르르 달려가서 안겼다. 마 교장이 잔을 내려놓자, 그녀는 재빨리 안주로 놓인 과일을 집어 마 교장의 입안에 넣어 주고, 마 교장은 그런 은 선생의 짧은 치마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 허벅지를 주무르고 있는 것이 숙의 눈에 적나라하게 보였다.


그런 그녀의 눈앞으로 술잔이 들이밀어졌다. 옆자리의 한 선생이다. 그녀가 잔을 비우자, 그의 손이 어느새 그녀의 허리를 끌어 당기며 숙의 풍만한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그에게 물었다.


"아까, 그 학생이 뭐라고 얘기하던가요?"


"누구? 아까 그 놈?"


"제 얘기도 했나요?"


"후후... 궁금해?"


한 선생은 한 손을 돌려 숙의 앞 가슴위 블라우스를 쥐었다. 다른 한 손은 조금 전 차안에서 처럼 그녀의 짧은 플레어스커트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녀는 수치감에 몸이 떨려 저항할 힘도 없었다.


"말해 주세요."


"얘기했어. 전부 다….""전부 다요?"


"응."


순간 한 선생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깊숙이 들어오더니 느닷없이 그녀의 얇은 레이스로 가려진 팬티 위를 쥐듯이 눌렀다.


"흐흐…. 난 다 알지! 어때? 네년 이거…. 검은색이라며?"


숙은 그의 손길이 자신의 가장 은밀한 부위를 가린 얇은 천 바로 위에 닿았음에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머릿속은 부끄러운 부분을 들켰다는 생각에 온몸이 경련하듯 떨려올 뿐이었다.


순간, 취기에 거의 혀가 꼬부라진 목소리가 테이블 너머에서 들려왔다. 그 바람에 그녀의 다리 사이 가장 핵심부에 닿아 있든 한 선생의 손도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어이! 한 선생! 그리고 숙이라고 했던가? 아까 댁들은 춤 안 췄지? 그럼, 벌주를 받아야지!"


이미 한껏 취기가 오른 교육관이란 작자가 큼직한 잔에 양주를 가득 부어 내밀었다.


"원샷!"


한 선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숙이 그 잔을 단숨에 비워버린 것이었다.


"교장선생님 학교 선생들은 얼굴만 예쁜 줄 알았더니 술 실력도 대단하네요!"


교육관은 또다시 잔을 들며 곁에서 자신의 가슴 주위를 쓰다듬고 있는 희 선생을 끌어당겨 안았다.


"그럼요! 저도 교장 할 맛 납니다. 허허"


마 교장도 질세라 자기 하복부를 더듬고 있는 은 선생의 엉덩이를 소리가 나도록 철썩철썩하며 맞장구를 쳤다. 숙은 눈물이 핑 돌아, 자기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있는 한 선생 손길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술자리가 끝나자, 그들은 쌍쌍이 흩어지고 있었다. 먼저 은 선생이 비틀거리는 마 교장의 팔을 부축하고 스스럼없이 교장의 차에 올라타고 있었다.


"어이! 잘들 모셔다드리라고!"


뒷좌석에서 은 선생을 끌어안은 채, 마 교장은 한 선생을 향해 손까지 흔들어주고 있었다. 그때, 은 선생한테 무언가 얘기를 들었는지 희 선생이 잠시 교육관의 차에서 돌아오더니 숙에게 넌지시 말했다.


"숙 선생님, 아니 언니. 우리 이러는 거 학교에서 말하시면 안 돼요. 아시죠?"


그녀는 눈을 찡끗하더니 교육관의 차로 갔다. 


비밀…. 숙은 남들의 비밀을 알게 된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의 남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사건을 들켜버린 것이 더 문제였다. 다름 아닌 한 선생에게…."


교육관님! 편히 쉬십시오!"


뻔한 다짐을 받아두며 꾸벅 절하고 돌아서는 한 선생이, 취기 때문에 몸을 제대로 가누는 것도 힘든 숙을 부축 했다. 그는 만면에 음흉한 미소를 띤

울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나도 많이 마셔서 운전하면 안 되는데…. 숙이…. 우리도 저 사람들처럼 어디 가서 좀 쉬었다 갈까?"


숙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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