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오빠의 노예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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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그녀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정말 좋은 거 맞아요?”


“응, 씻고 올게.”


“오빠.”


그가 드레스 룸으로 들어가는데 그녀가 달려와서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슈트를 벗던 그의 짙은 눈썹을 치켜 올라갔다.


“왜?”


“멋져요.”


그녀가 엄지를 치켜올린 채 빙그레 웃었다.


“뭐?”


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피식 웃었다.


“정말이에요. 화통해서 좋아요. 근데 큰일이네요.”


“뭐가?”


“나 자꾸 오빠한테 빠져드는데 어쩌죠?”


그는 쿡쿡 웃었다.


“어쩌긴, 계속 빠져.”


“나 혼자만?”


“나도.”


그는 바지도 벗고 속옷까지 다 벗었다. 

그러자 그녀가 그의 넓은 가슴과 잘 가꾼 복근과 탄탄한 허벅지와 그사이 우뚝 솟은 거물을 보며 노골적으로 눈을 빛냈다.


“그럼 이제 나한테만 선다 이거죠?”


“그래, 정말 여자를 원해서 생각하면서 선 건 네가 처음이자 유일해.”


그녀가 침을 꼴깍 삼킨 채 얼굴을 붉혔다. 탐욕스러운 눈길과는 대조적인 홍조가 몹시도 귀여웠다. 

소녀와 여성이 공존하는 그녀만이 가진 매력에 그는 또 한 번 퐁당 빠져들었다.


“좋아요.”


“뭐가?”


그녀가 그에게 성큼 다가와서 까치발을 한 채 속삭였다.


“순결 지켜서 좋다고요.”


그가 안으려고 하자 그녀가 까르르 웃으며 도망쳤다.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소리쳤다.


“그런다고 내가 쫓아갈 줄 알고?”


“나 지금 다 벗었는데.”


그는 훅, 하고 숨을 들이켰다.


“그게 뭐?”


“안 쫓아오면 밖으로 나갈 수도 있거든요.”


“협박하지 마.”


“정말인데.”


그때 현관문 버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기겁을 하며 뛰어갔다. 정말 그녀가 실오라기 하나 안 입은 채 현관문 앞에 서 있었다.


“너, 정말…….”


그가 흥분해서 쫓아가자 그녀가 바로 저만치 소파 뒤로 뛰어갔다.


“나 잡아 봐요.”


이쯤 되니 이제 이 유치한 짓을 안 할 수가 없었다. 

그가 평생 이 짓은 안 할 거라고 장담했는데. 장담은 함부로 할 게 못 된다는 것을 여실히 깨달았다. 

게다가 벌거벗고 나, 잡아 봐라 놀이라니, 덜렁거리는 아랫도리가 민망해 죽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흔들리는 풍만한 가슴은 너무나 유혹적이라 쫓아다닐 가치가 있었다. 

게다가 그녀의 어린아이 같은, 즐거워 죽겠다는 웃음소리도 정말 듣기 좋았다.


“하여간, 별짓을 다 시키지.”


그가 소파로 가니 그녀는 악, 소리를 지르며 다이닝 룸으로 달려갔다. 

그는 바로 쫓아갔다. 긴 식탁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숨을 헐떡였다.


“왜요. 나 덕분에 안 늙을걸요.”


“아닌데. 네가 하도 속을 썩여서 주름이 늘었는데.”


“거짓말. 내 눈에는 몸도 좋아지고 얼굴도 더 잘 생겨 보이는데 뭐.”


그는 쿡쿡 웃고 말았다.


“네 눈에 그렇게 보이면 다행이고. 실은 숙면을 잘 못 취해서 피부는 까칠해졌어.”


“나 많이 보고 싶었나요?”


“응.”


그는 말끝에 긴 숨을 내뱉었다. 

말로는 어떻게 표현도 못 할 만큼 고달픈 시간이었다. 

밤에는 이대로 숨을 거두면 편안해질까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사는 것이 큰 과제 같은 시간이었으니까. 


만약 허락된 보통 남녀 사이였다면 아무리 결별하자는 말을 들었다고 해도 매달렸을 것이다. 

그가 가진 모든 것을 걸어서라도 다시 찾으려고 기를 썼겠지. 


그녀 없이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의미조차 찾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그래도 그나마 견딜 수 있었던 건 그녀도 그와 같은 시간을 버티고 있을 거라고 짐작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게 아니라는 걸 안 순간 폭발했지만 말이다.


“그래서 꿈에서 만났나요?”


“아니.”


꿈꿀 정도로 깊게 잔 적이 없었다.


“실망이다. 난 자주 만났는데. 그러다 꿈인 거 알고 얼마나 울었는데요.”


“울지 마. 나 때문이라면 더더욱. 난 네가 늘 웃고 행복했으면 좋겠거든.”


그녀가 빙그레 미소 지었다.


“어때요? 마음에 들어요?”


“응, 넌 웃는 모습이 제일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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