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청춘예찬 28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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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일이야? 연락도 없이..."


"그냥...그냥..."


뭐라고 말을 하려던 승민은 살짝 놀라 앞을 바라보았다. 하은이 살짝 안아주었기 때문이다.

 


"고마워.갑자기 찾아준건 놀랐지만...너무 좋다."

 


승민은 울컥했다.너무나 착한 그녀였다.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을정도로 너무나 착한 그녀가 손을 잡아 이끌었다.

 


"사실 다음 수업이 있었는데, 취소됐어."


"그래? 그래도 중간에 쉴 시간도 없고...힘들겠다."


"괜찮아. 니가 와줬으니까. 밥은 먹었니? 같이 먹을까?"


"아...응."

 


승민은 애써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착한 하은은 그런 승민의 팔에 팔짱을 끼며 파고 들었다. 바람이 약간은 스산하게 부는 길거리. 둘은 그렇게 계속해서 걸었다.



-


"으메..쌀쌀한것.벌써 날씨가 이러냐."


"그러게 말이다."

 


형준을 비롯한 인원들은 어깨를 움츠리며 난로앞으로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조금 이른 감이긴 했지만, 이상스럽게 연구실안은 너무 쌀쌀했다.


 


"야야. 이거 좀 바꿔야 하지 않겠냐? 때가 어느땐데 이런 구식 난로야?"


"너무 그러지마라. 그래도 아직까진 따뜻하잖냐. 게다가 이런 낭만도 가능하고 말야."

 


형준의 중얼거림에 그를 나무라던 동기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며 씨익 웃었다.

 


"오오! 고구마!"

 


"흐흐. 바로 그거지. 사실 미리 쪄둔 상태긴 하지만, 요상태 고대로 구워먹어도 일품이걸랑."

 


순식간에 연구실안에는 고구마 굽는 향기가 진동한다. 지도교수가 봤다면 뒷목을 부여잡으며 거품을 물만한 일이었지만, 그들의 몸에는 너무나 익숙하게 베어져 있는 행동이었다.


 


"근데 우승민이는 어디갔냐? 오늘 여기서 할 일 있다더니."


 

다른 동기의 말에 형준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뭔일 있는거 아니냐? 그녀석?"

 


또 다른 동기가 살짝 데워진 고구마를 한입 베어 물고 쩝쩝 거리며 말을 했고, 형준은 고개를 저었다.

 


"잠깐 자리를 비운거겠지 뭔일은 무슨.지가 어디 갈곳이나 있겠냐.어차피 올텐데 뭐."


"야 그치만.오늘 삼겹살먹기로 했잖아."

 


오늘은 연구실인원들이 2~3주에 한번씩 몸에 쌓인 먼지를 씻자는 명목하에 삼겹살을 먹는 날이었다. 물론 그런것을 지정한 것은 형준이었지만,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다 그것을 법칙처럼 잘 따르는 편이었다.



"흠...먹을 운은 없는 녀석이군. 뭐 괜찮겠지. 생각있음 지가 이리로 오지 않겄냐?"


"그래도 다같이 모여서 먹는게 제맛인데 말야."


"됐어 됐어!쳐먹는 입 줄으면 돈도 굳고 좋지뭐. 야야 .슬슬 가자. 벌써 배고픈데."

 


형준의 말에 데워진 고구마를 먹던 동기들은 하나둘씩 자리에 일어났다. 마침 그와 동시에 연구실 문이 열렸다.

 


"어라? 채윤이 너 어디갔다 와?"

 


매번 그렇듯이 형준을 제외한 남정네들은 채윤의 등장에 긴장을 했다. 미모도 미모지만, 그녀에게는 뭇 남성들을 긴장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다.

 


"도서관에 다녀왔어요. 근데 대부분 자료가 여기 컴퓨터에 저장해 놔서..."


"흠..너도 삼겹살 먹으러 갈래? 오늘이 연구실 삼겹살 모임있는 날인데."


"아뇨.괜찮습니다."

 


채윤은 상기된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 와중에 그녀는 승민이 무리속에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쩔수 없이 연구실에 왔지만, 그가 있으면 그냥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흠..그냐..근데 너 얼굴이 좀 피곤해 보인다?"


"괜찮습니다."

 


언제나 처럼 똑 부러지게 말하는 채윤의 대답에 형준은 그저 알수없는 미소만 짓고는 동기들을 향해 손짓했다.

 


"야야.다들 나가자."


"어.근데 난로가 여기 가운데 있으면 너무 더울텐데. 특히 채윤이 자리 앞으로는 직방이니까. 저쪽으로 밀어두자."

 


형준은 난로를 살살 안쪽 파티션 쪽으로 밀어대는 동기들을 보며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약품실 근처인데....괜찮을려나..'

 


온갖 화학 약품이 모여있는 곳이라 사실 화기엄금 지역이기도 했다. 한참 고민하던 형준은 그냥 피식 웃어 넘겨 버렸다.


 


'나도 참...우승민의 소심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양이구만.'

 


동기들이 형준을 지나쳐 밖으로 나갔다. 형준은 살짝 채윤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기는 했지만 너무나 피곤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쉬엄 쉬엄 해. 이따가 올게."

 


그녀가 살짝 목례를 하자 형준은 동기들을 뒤따라 나갔고, 연구실 내에는 채윤만 남았다.

 



'한숨도...못자서 일까.'



사실 자료때문도 있었지만, 도서관에서도 좀처럼 집중하지 못해 조금 쉬기 위해서 이리로 온 것이었다. 늘상 규칙적으로 잠을 자는 성격탓에, 하루 정도 잠을 못잤을 뿐인데도 피로가 몰려들었다. 게다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사람이 자꾸만 그녀의 공부를 방해하고 있었다.



 


'이러지 말자...나답지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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