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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여인의 정사 - 14장. 최후의 심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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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었다.

최천식 형사는 잠결에 빗소리를 듣고는 부랴부랴 옷을 찾아 입고 백석 카톨릭 공원묘지로 달려갔다.

그는 그곳에서 잠복했다.

비는 아침에도 계속 내렸다.

오전 10시쯤 되자 장례 행렬 하나가 산을 올라오는 것처럼 보였다.

그 장례 행렬에 약간 덜어져, 마치 그들의 일행처럼 소복을 입은 여자가 우산도 쓰지 않고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여자를 유심히 살폈다.

그 여자는 흰 장미꽃을 두 묶음 들고 있었다.

그 여자는 느릿느릿 걸어서 이재우의 무덤 앞으로 왔다.


(홍보옥이 마침내 나타났군!)


최천식 형사는 가슴이 설레어 왔다.

마침내 그녀를 체포하게 되었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리기까지 했다.


여자의 이재우의 무덤과 딸의 무덤 앞에 각각 장미꽃 한 묶음을 놓았다.

그리고 이재우의 무덤앞에 꿇어 앉았다.

최천식 형사는 그때서야 느릿느릿 소복을 입은 여자를 향해 걸어갔다.

여자의 하얀 소복을 입은 여자를 향해 걸어 갔다.

여자의 하얀 소복이 비에 후줄근히 젖어 있었다.


"홍보옥씨?"


그는 침통한 음성으로 물었다.

여자의 눈에 물기가 가득 괴어 있었다.


"네."


여자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강철구, 김인필, 박재만의 살인 혐의로 체포합니다."


여자가 조용히 섬섬옥수를 내밀었다.

최천식 형사는 여자의 손목에 철컥 수갑을 채웠다.


"갑시다."


그가 여자의 등을 가볍게 밀었다.

마지막이라는 듯 이재우와 딸의 무덤을 돌아보는 여자의 눈에서 비로소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그들은 천천히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홍보옥의 첫 공판은 체포 두달전후인 1988년 7월 화용일 지방법원 107호 법정에서 열렸다.

107호 형사법정이었다.


재판장은 형사 1부의 노영국 부장판사를 중심으로 정민옥 판사와 이형민 판사가 함께 배석하는 합의재판이었다.

정민옥 판사는 여성 판사였다.


검사는 한 때 공안검사로 명성을 날린 일이 있는 한영수 검사, 변호사는

국선변호사였지만 엠네스티, 국제 사면위원회 한국지부에서 활약으로 널리 알려진 김태호 변호사였다.


방청석에는 이미 수많은 방청객들이 입추의 여지도 없이 꽉 들어차 있었다.


홍보옥의 체포는 가정 파괴범들에 대한 최초의 복수극이라 하는 점에서 세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 모았고, 여론도 홍보옥에게 동정적이면서 그런 인간들은 마땅히 죽여 없애야 한다는 공론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그런 까닭으로 방청석에는 수많은 보도진들까지 진을 치고 있었다.

보도진뿐이 아니었다.

방청석에는 그를 체포한 최천식 형사를 비롯하여 수사에 참여했던 형사들까지 몰려와 있었다.


재판장 노영국 판사의 간단한 심문이 끝나자 한영수 검사의 공소장 낭독이 있었고, 다음엔 변호사의 변론에 임하는 장황한 의견 개진이 있었다.

그 의견은 홍보옥의 불행은 우리 사회의 병리적 현상이라는 사실과 홍보옥이 살인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폭풍이 불던 밤에 당한 일들을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상기해 달라는 요지의 것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오전의 공판은 끝이었다.

재판장은 12시가 되자 휴정을 선언했고, 호우의 공판은 2시에 속개되었다.


오후 재판은 검사의 심리로 끝맺었다.

간간이 변호사쪽에서 이의를 제기했으나 모두 기각되었다.


홍보옥은 강철구, 김인필, 박재만의 살인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

그러나 양혜숙의 살인사건만은 완강히 부인했다.


최천식 형사는 검사쪽에서 홍보옥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자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한영수 검사가 무엇인가 오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4월 26일 밤, 홍보옥은 목포에서 서울로 상경할 때 같이 온 대학생과 함께 있었다.

그 대학생의 이름은 김순만이었고, 그는 동료 대학생들과 함께 풍원건설 배광표 사장의 비리를 수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날 밤 홍보옥은 그 대학생과 함께 그의 자취방에서 함께 잣던 것이다.


최천식 형사는 대학생의 장래를 생각해 검찰에 송치할 때 홍보옥과 대학생과의

관계를 조서에서 삭제해 버렸는데 한영수 검사는 그점을 간과하고 추궁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최천식 형사는 1차 공판이 끝나면 그 점을 한영수 감사에게 귀띔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홍보옥은 미쳐 양혜숙을 살해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2차 공판은 1주일 후인 7일 둘째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속개되었다.


그날도 한영수 검사의 사실심리는 홍보옥이 철천지 원수이고, 강철구, 김인필, 박재만을 살해한 홍보옥이 양혜숙을 살려둘 까닭이 없으며 양혜숙을 살해할 계획을 세우지 않았느냐고 추궁했다.

홍보옥은 한영수의 날카로운 추궁에 견디다 못해 양혜숙을 살해할 기회를 엿보아 온 것은 사실이지만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변호사의 반대 신문이 시작되었다.

변호사는 여차하면 양혜숙의 살인 누명까지 홍보옥이 뒤집어 쓸 것 같아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달라구 요구했다.

그러나 홍보옥은 그것을 거부했다.


"알리바이를 증명하지 않으면 피고가 양혜숙의 살인죄까지 뒤집어 쓴다는 것을 모릅니까?"


변호사가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두드렸다.


"그래도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다른 방법으로라도 양혜숙을 살해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댈수 있습니까?"


"전 그 증인으로 풍원건설의 배광표 사장님을 신청합니다."


홍보옥의 또렷하면서도 차가운 대답이었다.


"풍원건설 배광표 사장이 피고의 알리바이를 명해 줄수가 있습니다."


변호사 이해할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재판석의 판사들도 상당히 의아해 낯빛이었다.


"네."

"재판장님, 본 변호인은 풍원건설 배광표 사장을 제 3차 공판의 증인으로 신청합니다."


"이의 없습니까?"


재판장 노영국 판사가 검사측을 돌아보고 물었다.


"없습니다."


한영수 검사 짧게 끊어 대답했다.

그는 피고 홍보옥이 양혜숙을 살해하지 않았다고 해도 홍보옥은 교수대로 보낼 자신이 있었다.


홍보옥은 사람을 셋이나 죽인 독거미 같은 여자인 것이다.


풍원건설 배광표 사장에게 제 3차 공판의 증인으로 출두 요구서가 전달되었다.

그러나 배광표 사장이 사업상 바쁘다는 이유로 공판 당일 출두를 거부했으므로 제 4차 공판에서는 구인장을 발부하여 강제로 출두시켰다.


오전 10시, 증인 선서가 끝나자 재판장이 간단하게 인정신문을 시작 했다.


"증인은 피고를 알고 있습니까?"


배광표 사장은 천천히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홍보옥을 쳐다보았다.

푸른 수의를 입고 있는 홍보옥의 얼굴이 수척해 보였다.


"모릅니다."


배광표 사장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자신의 의도대로 홍보옥이 경찰에 체포되고 양혜숙의 살해죄까지 뒤집어쓰게 된 것이 기뻤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 전혀 모릅니까?"

"신문에서 보긴 했습니다."


"그런데 증인은 거여동 피고의 땅과 집을 사들였더군요. 이 사건과 관련이 없습니까?"

"없습니다. 전 피고의 땅뿐만 아니라 거여동에 약 7만평의 땅을 매입했습니다.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기 위해서였지요."


"재판장님!"


그때 피고 홍보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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