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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여인의 정사 - 11장. 제 2의 살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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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자가 투숙한 803호실은 이름이 이종 범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도 허위로 기재했을 것이 틀림없다.


805호실의 여자 손님은 박경희 이름으로 기재되어 있었으나 그것도 허위일 가능성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천식 형사에게 넌지시 그 주소를 확인해 보라고 지시했다.


803호실과 805호실은 관할 경찰서 형사들과 감식반으로 가득차 있었다.

최천식 형사는 안면 있는 형사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805호실로 들어갔다.


"증거는 꽤 많이 남겨 놓았군..."


그때 감식반 한사람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형사들은 객실안에서 단서가 될 만한 증거품을 적지 않게 수거해서 소파 위에 모아놓고 있었다.


"머리카락, 남자 허리띠, 담배꽁초, 지문..."

"지문이라도 나왔으니 다행이군..."


"요즘도 지문을 남기는 벙인이 있나?"

"호텔 객실이니까 범인의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는 없어."


"이 사진은 꽤 선정적인걸..."


형사 한 사람이 침실에서 사진 몇장을 가지고 나왔다.


"도색 사진 아냐?"

"여자 얼굴이 확실하게 드러나 있는데 남자는 하체뿐이야."


"이건 어린 소녀가 강제로 당하고 있는데 그래..."

"젊은 여자도 강간을 당하고 있는 거야.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얼굴을 보면 모르겠나?"


사진이 최천식 형사의 손에 들어오기까지는 한참이나 지나서였다.

그것은 어린 소녀와 젊은 여자가 무지막지한 사내들에게 윤간을 당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이 사진, 기자들 눈에 안 뜨이게 해야겠군..."


최천식 형사는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고 창으로 호텔 광장을 내려다 보았다.

새벽빛이 부옇게 밝아오는 호텔 광장이 까마득하게 내려 다보이고 있었다.

김인필의 시체엔 이미 하얀 천이 덮여 있었다.

검시가 끝난 모양이었다.


그는 호텔 1층 로비에 다시 내려왔다.

살을 에이는 강추위 때문인지 장형사도 로비에 들어와 서성거리고 있었다.


"검시 끝났나?"

"예. 사인은 두 개골 파열이고 몸에 채찍으로 얻어맞은 듯한 상처가 무수히 있답니다.

묶어서 창에서 밀어 살해한 것 같답니다."


"강철구도 채찍으로 얻어맞은 듯한 상처가 있었지..."

"그렇죠."


"동일범의 소행인가?"

"동일범이라면...?"


"사건은 간단해. 805호실에 투숙한 여자가 김인필을 유인해 죽인거야. 종업원들 얘기가 숏커트 머리의 여자래."


"숏커트 머리가 이사건의 열쇠를 쥔 셈이군요."

"805호실에 올라가서 지문 조회 나오면 우리에게도 알려 달라고 해."


"이 사건 우리가 수사 할 것 아닙니까?"

"여긴 중부서 관할이야."


"알겠습니다."


강형사가 엘리베이터로 항해 가는 것을 보고 최천식 형사는 천천히 호텔 로비를 나왔다.

여자를 상대로 수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머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803호실과 805호실에서 채취한 지문은 자그만치 40여개나 되었다.

그 동안 803호실과 805호실에 투숙했던 손님들의 지문까지 남김없이 채취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피살자의지문 9개를 제외하고 동일 지문을 하나씩 남겨 놓자 지문은 모두 21개가 되었다.

그것은 일일이 확인 작업을 거쳐야 했다.

그중에는 호텔 종업원들 것도 말할 것도 있어 그것까지 제외하자 결국 14개가 남게 되었다.


감식반원들은 오전 내내 작업을 계속했고, 형사들은 지문 조회에 의해 밝혀진 용의자들의 신병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뛰었다.

예상대로 호텔 숙박부에 기재되어 있는 이름과 주소는 모두 가짜였다.


오후가 되자 석간 신문에 김인필 살인사건이 일제히 보도되었다.


'세모에 강력사건 홍수!'라는 제하의 기사는 강철구 살인사건부터 농협 현금 수송차량 강탈사건, 고등학생들의 본드 흡입사건, 인신매매 사건까지 다루면서 경찰의 구멍뚫린 방법망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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