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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여인의 정사 - 10장. 수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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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후, 그러니까 12월 24일 오후 7시 최천식 형사는 자신을 팀장으로 한 강철구 살인사건 전담반을 편성했다.

계장은 수사 요원이 절대 부족한 상태에서도 베테랑 형사들을 3명이나 지원해주었다.

그 인원으로 살인사건으로 수사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무모한 일이었으나, 최천식 형사로서는 그 인원이 나마 지원해 준 것을 감지덕지했다.


전담반은 논현동 뒷골목의 허름한 여관방 하나를 빌렸다.


본사 수사계 사무실이나 파출소의 숙직실을 빌려 활동하는 것은 때가 때이니만큼 거추장스러운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일선 파출소나 수사계 사무실은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 때문인지 장터처럼 시끄러웠다.

술 먹고 고성방가를 하는 10대 청소년들로부터 패싸움을 하다 끌려 들어온 불량배들, 강도및 강간범...


조사하는 형사들도 소리를 지르고 욕지거리는 내뱉고 하여 흡사 시장통처럼 분주하고 시끄러웠던 것이다.


최천식 형사는 여관방에 전화까지 가설해 놓고 형사들에게 사건 개요를 간단히 설명했다.


그리고 수사의 방향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수사는 원칙적으로 우리 네사람이 각각 분담해서 시작하기로 한다.

먼저 김민희의 소재 수사는 이형사가 맡도록 해.

이 사건을 꼼꼼하게 분석해 보면 김민희가 김민우의 시체를 부검해 달라고 진정했을 때부터 발단되었다고 할 수 있어.

김민희는 처쯤엔 김민우가 단순한 교통사고로 죽은 줄 알았어.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느닷없이 김민우의 시체를 부검해 달라고 진정했거든...

다시 말해서 김민희는 누구에게 살해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거야.

김민희를 하루 빨리 찾아내야 사건의 실마리를 풀수 있어..."


이형사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형사도 김민희를 두어 번 본일이 있었다.


"장형사는 강철구의 그 동안의 행적을 조사해.

조직 폭력배 순천파의 일원이라니까 순천파를 들쑤시고 다녀야겠지...

논현동 일대의 유흥가를 이잡듯이 뒤져야 해...가족들도 철저하게 조사하구..."


장형사는 무술 유단자였다.

그런 까닭으로 조직 폭력배를 조사하라는 것은 적절한 지시 같았다.


"박형사는 김민우의 행적을 조사해.

김민우는 평범한 대학생에 불과 했는데도. 수면제를 탄 술을 마시고 교통사고로 죽었어.

그러니까 교통사고를 위장하기 위해 수면제를 탄 술을 먹이고 살해했다는 추리가 성립되는 거야...

김민우가 11월 30일날 어디서 술을 마셨는지, 그리고 살해당하기 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 알아봐.

일기장이나 뭐 그런 것이 있으면 더욱 좋겠지..."


최천식 형사는 거기까지 이야기를 마치고 천천히 형사들을 둘러보았다.

형사들은 무겁게 입을 다물고 있었다.

사건이 명료한 듯 하면서도 상당히 막연했기 때문이다.


"난 숏커트 머리의 여자를 추적하겠어.

그 여자는 강철구가 살해되기 전날 강철구와 같이 있었는데 현재는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몰라.

상당히 미인이라는 것밖에는...우리 모두 고생 좀 하게 될 거야."


그 말에 이의를 제기하는 형사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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