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거미 여인의 정사 - 2장. 폭풍의 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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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이 다시 지났다.
 

밤이었다.

열어 놓은 창으로 밤하늘에 빼곡하게 들어찬 별들이 보였다.

커튼은 바람도 없는데 한가하게 나부꼈다.

이따금 마을 어디에선가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댔다.

마치 피 맛을 본 이리의 울음소리처럼 섬뜩하고 무서운 소리였다.


그녀는 남편의 얼굴을 우두커니 쳐다보았다.

남편은 넋을 잃은 사람처럼 허공을 쳐다보고 있었다.


가을이었다.

하늘이 점점 맑아져 갔다.

날씨는 쾌청하고 바람결이 시원했다.

초가을의 햇빛은 들에서 고즈넉이 오수(午睡)에 잠기고 바람은 길섶에 피운 코스모스와 속살거리고 있었다.

아름다운 계절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비통함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우리도..."


그때 남편이 불쑥 입을 열었다.

그녀는 화들짝 놀라 남편의 얼굴을 다시 건너다보았다.

남편이 황망한 표정으로 시선을 창밖으로 돌리고 있었다.


탁자 위에는 붉은 액체가 반쯤 담긴 두 개의 잔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위스키였다.

그러나 그녀도 남편도 애써 그 술잔을 외면하고 있었다.


"당신을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오."


그녀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


"불가항력이었어요."

"후회하지 않소?"

"안 해요"


남편이 지그시 눈을 감았다.

괴로워하고 있는 표정이었다.


"윤미는 잠들었소?"


이윽고 남편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네"

"윤미가 보고 싶군."

"데리고 와서 우리 침대에 눕혀요."

"그럴까?"


남편이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녀도 남편을 따라 일어섰다.

그들은 윤미의 방이 있는 2층을 향해 느릿느릿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남편이 윤미의 방문을 열었다.

윤미는 불도 켜지 않은 어두운 방의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 있었다.

그녀가 벽을 더듬어 전등 스위치를 올리자 윤미의 얼굴이 형광등 불빛에 파리하게 드러났다.


남편이 침대의 시트를 걷고 윤미를 안았다.

윤미는 희고 깨끗한 드레스로 갈아입혀져 있었다.

윤미가 잠든 듯이 평화롭게 숨을 거두자 그들이 깨끗이 씻기고 옷을 갈아입혔다.

죽은 모습이 추해서는 안 되었다.


그들은 윤미의 방을 나왔다.

이번에도 그녀가 전등 스위치를 내리고 문을 닫았다.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남편이 윤미를 안방 침대에 눕히고 중얼거렸다.

그의 얼굴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윤미야, 부디 천국에 가거라.)


그녀는 윤미의 이마에 입맞춤했다.

그녀도 눈시울이 젖어 오고 있었다.

그들은 다시 거실로 나왔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란히 앉아서 술잔을 들었다.


"당신을 사랑하오."

"저도요"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는데도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고 있었다.


"음악이 있어야겠어요."


그녀가 울음을 삼키려는 듯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조용한 것이 싫어요."


남편이 고개를 끄덕거리고 일어나 턴테이블에 판을 얹었다.

콤팩트디스크였다.

그러자 영화 <부베의 영인> 테마 뮤직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녀는 남편과 나란히 앉아서 그 음악을 들었다.


"마십시다."


남편이 잔을 부딪쳐 왔다.

그녀는 남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남편의 입술에 제 입술을 얹었다.

길고 긴 입맞춤이었다.


음악은 어느 사이에 <어느 갠 날 아침. 갑자기>로 바꾸어 있었다.


그들은 천천히 술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1987년 9월 어느 날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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