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청춘예찬 31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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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로 들어갈까요?"


"어.그렇게 해줘."

 


기사의 말을 들으며, 그는 자동차 시트에 몸을 묻었다. 그는 승민과 헤어진 그 찻집을 살짝 바라보았다.

 


'예상외로....맹랑한 녀석이구만.'


 


-


'휴우...바보같이...'

 


채윤은 개인 사물함 안에 책들을 챙기며 한숨을 쉬었다. 시험이 모두 끝난 채윤의 경우, 사실상 오늘부터가 방학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자신의 사물함에 몇권의 책을 두고 와버린 것이었다. 꼼꼼한 그녀답지 않은 미스였다.



'승민오빠는 왜 연락이 없지?'

 


이곳에 온김에 채윤은 승민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곧 오겠거니 하고는 그녀는 묵직해진 가방을 들고 언덕을 내려갔다.

 


'오늘도...오빠를 만나는구나.'

 


채윤은 진심으로 행복했다. 무슨 바쁜일이 있는지 문자답장이 없었지만, 암튼 곧 그를 만날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아버지와 대화를 하느라 문자를 신경못쓰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채, 채윤은 휴대폰을 가방에 찔러 넣고 천천히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녀의 휴대폰에는 승민이 뽑아준 인형이 마치 수호신처럼 매달려 있었다.

 


"저..저기요!"


"어머!"

 


채윤은 누군가가 갑작스레 튀어나와서 깜짝 놀라 몇걸음 뒤로 물러섰다.채윤은 맹세코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살짝 뚱뚱한 몸에, 금테안경. 그리고 무언가가 잔뜩 나있는 투박한 얼굴. 키는 채윤보다 약간 큰 듯한, 남자치고는 꽤 작은 편이었다. 

그는 뭔가 할말이 있는듯 심하게 손을 떨며 채윤을 바라보았다.

 


"누구..신지요?"

 


채윤은 놀란가슴을 진정시키고는 차분하게 물었다. 그는 여전히 채윤의 빛나는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말끝을 흐렸다.

가까이서 듣는 그녀의 목소리가 너무나 이쁘다는 생각을 하면서.

 


"저기...저는...."

 


그의 안면근육이 엄청나게 씰룩거린다. 채윤이 봐도 그가 과도하게 긴장을 하고 있는것을 알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만...제가 좀 바빠서 그러는데..어떤 용무이신지요?"

 


그, 동철은 무표정한 채윤의 얼굴을 보며 점점 좌절감에 휩쌓였다. 그녀의 얼굴은 너무나 냉랭했다.

무표정한 얼굴도 너무나 이뻤지만, 자신을 보는 눈에는 감정이 조금도 실려있지 않았다.

 


'그런 눈으로 보지마...그런 눈으로 보지마..'

 


동철은 속으로 외치고 또 외친다. 결코 승민을 볼때의 그런 눈빛이 아니다.

시간이 없으니 빨리 가야 겠다는 무심한 저 눈. 자신도 승민에게 하는것처럼, 친절하게 웃어줄줄만 알았던 그의 꿈은 산산히 부서진다.

 


"조..좋아합니다 한채윤씨. 좋아해요. 저와..연락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정말 채윤씨를.."


"죄송합니다."


"네..네?"

 


그는 멍해진 얼굴로 딱 잘라 사과하는 채윤을 바라보았다.

 


"좋아해 주시는건 너무나 고맙지만...전...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럼 먼저 실례할게요."

 


채윤은 그에게 살짝 목례를 하고는 그를 지나쳐 후문쪽을 향했다. 그는 미친사람마냥 손을 떨며 채윤의 뒷모습만을 바라보았다.

 


'가지마...가지마....'

 


그의 머릿속에 있던 여신은 산산히 부서졌다.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말을 건 것이었지만, 그녀에게 간단히 무시당한 그는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여태까지 살면서 많은 따돌림을 받아온 그지만, 이처럼 가슴이 찢어졌던 적은단 한번도 없다.

게다가...자신의 여신에게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럴순 없어...그럴순 없어....'

 


죄송하다는 채윤의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 계속해서 메아리가 친다.

 

그는 얼굴을 가리고 부들부들 떨었다. 잠시후 그의 손 사이로 보이는 입가에는 알수없는 미소가 걸려있었다.

 


'이렇게 된 바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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