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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야설) 집사람을 만나게 된 사연 - 1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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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 업무를 배우면서 나는 상당히 바쁘게 생활했다. 

거기에 결혼을 준비해야 했기 때문에 몸을 두 개로 나누어서 생활해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였다.

수경이도 상당히 바빴는지 사흘에 한 번꼴로 찾아오곤 했다.

살도 전에 비해 상당히 빠져있었다.

나는 수경이에게 결혼하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하고 내가 건자재상을 차리면 그곳에서 가게 일을 보게 할 생각이었다.


나는 수경이와 살 전셋집을 알아보기 위해 약속을 잡았었다.

그런데 그날 수경이가 와야 하는데 오지를 않는 것이다.

사무실에 전화해도 전화까지 받지를 않아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찾아간 사무실은 철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사무실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는데 옆 상가에서 사람이 나와

지금 그곳은 한동안 영업을 할 수 없으니 물건이 필요하시면 자기들 가게에서 구매하라는 것이었다.

그 사람의 말을 빌리자면 그곳 사장과 경리직원이 바람을 피우다 간통으로 고소당해 지금 유치장에 갇혀있다고 하는 것이었다.


경리직원과 사장이면....?

바로 수경이가 아닌가....?


나는 관할 경찰서로 찾아갔다. 그리고 면담을 요청했다.

나와 대면을 한 수경이의 얼굴은 매우 초췌해 보였다.

고개를 떨구고 날 쳐다보지도 못하는 수경이를 보자니 하고 싶었던 말도 나오지를 않았다.


한쪽에서는 사장이 사장의 마누라로 보이는 여자에게 애걸복걸하고 있었다.

흔히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비는 모양이다.

여자는 악다구니를 쓰며 절대 용서할 수 없고 두 남,여가 콩밥을 먹는 것을 보고야 말겠다고 냉정하게 말을 했다.


얼마 후 수경이의 어머님이 경찰서에 와서 뵐 수가 있었다.

수경이의 어머니도 내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신다.

난 경찰서 문을 나서며 담배 한 모금을 피웠다.

을씨년스러워진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며 지나간다.

내 한쪽에서는 어쩌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를 모르는 여자라면 모를까....

다른 남자와 섹스하는 장면을 목격한 여자와의 결혼이라 함은

후에 나의 마음이 변했을 때 안정된 가족을 꾸미기에는 어려움이 있을지도 모른다.

빌어먹을.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나왔다.


시간이 지난 뒤....수경이는 여자의 고소 취하로 풀려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내 얼굴을 볼 면목이 없어서인지 나를 찾아오지는 않았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결혼도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난 미친 듯이 일에 파묻혀 지냈다.

그러다 눈이 날리는 계절이 되자 건자재 일도 예전만큼 바쁘지는 않았다.

보일러 시공을 부탁하는 일이 들어오기는 했으나 선배는 그런 일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난 틈틈이 보일러 시공을 비롯한 설비일을 배우고 있었다.

내가 가진 재산이라고는 내 몸뚱이 하나밖에 없었으므로.


겨울도 그렇게 가고 있었고 해를 넘어 2월이 되자 새로운 대통령인 노태우가 취임했다.

정국은 여전히 불안했으며 학생들은 야권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두 명의 야당 지도자에게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내게 그런 일은 먼 나라에서 벌어지는 일일 뿐이었다.

가진 것 없고, 학벌 없고, 부모님이 없는 내게는 오직 열심히 일하는 것이 전부였던 시기였다.


수경이와 중만이 형과의 관계된 일들은 모두가 한편의 추억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때쯤 나는 또다시 맞선을 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다.

나 또한 가정을 꾸미고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들어가고 있을 때였다.

그러다 우연히 선희를 만나게 되었다.


그때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벚꽃이 흰 눈처럼 휘날리던 때였었다.

가리봉역 근처를 트럭을 타고 지나가고 있는데 선희를 보게 된 것이다.

난 한눈에 선희를 알아볼 수가 있었다.

난 차를 선희가 지나가던 옆에 붙이고 소리를 질렀다.


“선희야 !.....선희야~~~”


선희는 낯선 남자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며 내 쪽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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