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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녀야설) 집사람을 만나게 된 사연 - 8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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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는 자연스럽게 내 팔베개를 하고 누웠다.

형수의 가느다란 숨소리가 나의 가슴을 파고들며 나의 젖꼭지를 간지럽혔다.


형수는 더위에 지쳤는지 방문을 조금 열어두었다.

모기떼들이 내 몸속에 피를 뽑기 위해 달려들었으며 열린 문틈으로 조금 보이는 하늘은 밝은 달만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초여름이기는 하지만 아직 한밤의 공기는 서늘하여 우린 자연스럽게 한 이불을 덮고 한 몸이 되어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서로의 머릿결을 쓰다듬고 있었다.

형수가 적막함 속에 입을 뗀 것은 그로부터 조금 지나서였다.


“미안해....”


미안하다니. 이 말뜻을 난 알아듣지를 못했다.

형수는 계속해서 내게 말을 건네왔다.


“덕구 씨.....남편이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알아보라고 한 거 아니야?”


이건 또 무슨 말인가?

난 아무 말도 못하고 형수의 눈을 쳐다보며 그렇게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나를 믿지 못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가 돼.

하지만. 나...외국에 남편 보내고 춤바람 난 여자들처럼 막가지는 않았어.

단지....어쩔 수 없이....몸을 섞기는 했지만...

덕구 씨. 남편한테는 비밀로 해줘....

선희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아빠한테 편지로는 그런 이야기를 안 해...“


형수의 이야기는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점차 길어지고 있었다.

형수와 중만이 형이 만난 것은 형수의 나이 서른 살 때였다고 한다.

당시에 중만이 형님은 상처하고 딸 하나만을 키우며 버스 기사를 하고 있었으며 형수는 조그마한 봉제공장의 재봉사로 일하다가 만났다고 한다.


일반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여공들이 흔히 그러하듯이 형수도 잔업을 하다 보면

거의 막차를 타고 집에 오기가 다반사였고 버스 안에서 자연스럽게 중만이 형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두 사람이 친해지게 된 것은 봉제공장에서 재봉틀이 고장 나면 고쳐주고

관리·감독까지 하던 김 반장을 자연스럽게 사귀게 되었는데

형수는 그 김 반장과 결혼까지 약속하게 되었고 주말이면 형수의 자취방에서 뜨거운 밤을 보내는 사이였는데

알고 보니 그 김 반장이 결혼을 한 상태였고 아이까지 딸린 유부남이었다는 것이었다.


형수는 며칠 밤낮을 울고불고 심지어 목숨까지 끊을까도 생각했지만

주위 친구들의 위로와 격려로 김 반장과 헤어질 것을 결심하였는데

그때는 이미 형수의 뱃속에는 새 생명이 싹트고 있을 때였다고 한다.


김 반장은 이러한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형수에게서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을 갈취해 간 것도 모자라서인지

노골적으로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돈을 요구했고 거부하던 형수를 집에까지 찾아와서 행패를 부렸다고 한다.

행패에 못 이겨 이사하기 위해 준비하던 형수는 버스 종점에서 기다리던 김 반장에게 붙잡혀

으슥한 곳으로 끌려가 구타와 함께 강간을 당하다가 지나가던 중만이 형님이 구해주었다고 한다.

그날 그 충격으로 뱃속의 아기는 유산이 되고 한동안 직장에도 나가지 못하고 골방에 처박혀있다가

자주 찾아주던 중만이 형과 자연스럽게 살림을 차리게 되었다고 한다.


형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나는 조금씩 형수의 이야기에 안타까움과 함께 그녀를 이해하게 되었다.

형수는 김 반장과 함께 지내면서 섹스의 참맛을 이미 알아 버렸다고 한다.

그것을 숨기려고. 감추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섹스의 맛을 알아 버린 중년의 나이는

곁에 없는 남편 대신 자기 몸을 위로해 줄 남자가 필요했다고 한다.

형수는 본의 아니게 한국에 없는 중만이 형님을 대신할 남자들을 찾게 되었고 관계를 가졌지만 마음만은 배신하지 않았다고 한다.


핑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과거는 그것보다는 불쌍하고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다.


우린 그날 밤 서로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두 번의 섹스를 더 한 다음에 새벽녘에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내가 눈을 뜬 것은 내 머리 위로 햇살이 비추고 있을 때였다.

형수는 먼저 일어나 밖에 나갔는지 자리에 없었으며 매미 울음소리만이 귓전을 시끄럽게 울고 있을 때였다.


난 마당으로 나가 양치질과 함께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았다.

수건으로 한참 머리를 말리고 있을 때 여름 교복을 입은 선희가 집으로 들어왔다.


“어....삼촌! 안 가고 있었네?”


반갑게 나를 바라보며 활짝 웃는 여고생의 모습은 햇살과 함께 나를 눈부시게 비추고 있었다.

한참 동안을 멍하니 선희를 바라보다 난 번뜩 정신을 차리고 계면쩍은 웃음과함께 담배 한가치를 물었다.

선희는 무엇이 그리 신이 났는지 자기 방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오더니 내게 아버지 이야기를 묻기 시작했다.

나는 어느 정도의 거짓말을 가미하여 열사의 나라에서 일하는 아버지와 동료들의 이야기를 주절대었다.

내 이야기가 들을만했는지 선희는 귀를 쫑긋 세우며 경청하였고 그런 선희가 내 친조카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순수하고 아름다운 열일곱 여고생에게 어제 내가 느꼈던 생리적 현상이라니....

난 조금 부끄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선희는 나의 이야기를 듣다 부엌으로 들어가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

난 부끄러움과 중만이 형에 대한 죄책감에 부리나케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나갔다.

선희는 그런 나를 붙잡았지만 더 이상 이곳에 머물렀다가는 큰일이 날 것만 같아 선희를 뿌리치고 버스정류장으로 바쁘게 걸어갔다.


어제 하루가 아주 오랜 시간처럼 느껴지며 마치 꿈을 꾼 것만 같았다.

하지만 우리의 관계는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어리다고 생각했던 선희와 중만이 형님과 나의 사이는 몇 년 후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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