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거미 여인의 정사 - 9장. 제 1의 살인 7

작성자 정보

  • 밍키넷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ed5e7d6ead3a1a723a8786f7f74d9ed2_1694355074_8443.jpg
최천식 형사는 후줄그레한 코트 주머니에서 두 손을 찌르고 논현동 4거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날씨가 찌푸퉁했다.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것처럼 음산한 잿빛을 하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아직도 명치 끝이 땡기듯 아펐다.

특히 몸을 심하게 움직일 때가 그랬다.

어제 아침에 강철구라는 놈에게 팔 뒤꿈치로 얻어맞은 탓이었다.


(걸리기만 해봐라!)


그는 명치 끝을 지그시 누르고 허공을 노려보았다.

땅거미가 어둑어둑 내리고 있는 번화가의 거리에 인파가 들끊고 있었다.


그는 인파를 따라 느릿느릿 걸었다.


시경에 강철구의 차를 수배해 달라고 의뢰했으나 시경에서는 강철구의 차를 찾지 못했으니 아직도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의 여동생을 가장하고 이형사에게 강철구의 신상을 알아낸 김민희에게서도 그 뒤로는 한 번도 연락이 없었다.


(김민희는 왜 강철구의 신상을 알려고 했을까?)


그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김민우의 죽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밖에 없었다.

김민우의 부검을 강력하게 요구하던 김민희의 태도도 석연치 않았다.

김민희는 무엇인가를 알고 있으면서도 숨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는 그것을 오랜 수사 경험에 비추어 추리해 보았다.


김민우가 강철구에 의해 살해되고 김민희가 그것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농후했다.

김민희는 누군가에 의해 제보를 받고 강철구를 추적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렇다면 김민희는 강철구가 잘 나타나는 논현동 유흥가를 맴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강철구는 무엇 때문에 김민우를 죽였을까?)


그것이 가장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었다.

그는 강철구가 소속되어 있는 '순천파'에 은밀히 사람을 넣어 김민우와 강철구와의 관계를 캐 보았으나 순천파는 김민우의 죽음에 직접 개입한 흔적이 없었다.


(어쨌든 논현동 유흥가를 샅샅이 뒤져야 해...)


그는 이미 논현동 일대의 비상근무 중인 경찰에 김민희와 강철구의 소재도 갑호 비상이 걸려 있었다.


그는 룸살롱 불야성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제 곧 어두워질 것이다.


김민희는 아파트 입구에서 택시를 내렸다.


그녀는 택시 요금을 지불하자 서둘러 보옥의 아파트로 뛰어 올라갔다.

보옥으로부터 이틀만에 전화가 걸려와 그녀에게 빨리 아파트로 오라고 했던 것이다.

이유는 말하지 않았으나 어딘지 모르게 목소리가 초조했다.


보옥은 아파트의 거실 소파에 혼자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요?"


민희는 현애자의 연락을 애를 태우고 기다리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보옥이 한가하게 술을 마시고 있는 것을 보자 짜증이 났다.

마치 보옥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러잖아도 아일랜드 여관에서 현애자의 연락을 기다리며 궁리가 많았던 그녀였다.


오빠의 느닷없는 죽음, 부검, 그리고 보옥과 함께 강철구라는 인물에 대한 추적...

그녀는 그런 일들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하고 몇번 이나 되풀이하여 생각해었다.

오빠가 강철구, 또는 제 3의 인물을 그녀들이 추적한다는 것음 곰곰 생각해 보니 온당한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설령 오빠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 복수를 한다고 해도 오빠를 살아 돌아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세상엔 법이 있고 법을 집행하는 경찰도 있었다.

그들에게 오빠를 살해한 범인을 체포하게 하고 교수대로 보내는 일을 맡겨야 했다.


그녀는 보옥의 길에 가담한 일을 후회했다.


"한 잔 마시겠어?"


보옥이 그녀를 향해 술잔을 내밀었다.



전체 1,854/ 56 페이지
    • 거미 여인의 정사 - 9장. 제 1의 살인 7
      등록자 밍키넷
      등록일 2025-06-18 조회1331

      최천식 형사는 후줄그레한 코트 주머니에서 두 손을 찌르고 논현동 4거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날씨가 찌푸퉁했다.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것처럼 음산한 잿빛을 하고 있었다.그는 천천히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아직도 명치 끝이 땡기듯 아펐다.특히 몸을 심하게 움직일 때가 그랬다.어제 아침에 강철구라는 놈…

    • 거미 여인의 정사 - 9장. 제 1의 살인 8
      등록자 밍키넷
      등록일 2025-06-18 조회2792

      "나이트클럽에서...그날 밤 강철구와 같이 춤을 춤추고 여관에 갔었어... 그리고 아파트 약도를 그려 주었더니 그가 찾아온 거야.." "그래서요?""손님으로 모셨어. 귀한 손님이니까 아죽 극진히..."보옥이 술잔을 들고 깔깔내고 웃었다.민희는 웃음소리…

    • 거미 여인의 정사 - 10장. 수사 1
      등록자 밍키넷
      등록일 2025-06-18 조회3084

      그곳은 거여동 주택가로부터 1키로미터쯤 떨어져 있는 개천이었다.개천은 가장자리로만 겨우 살얼음이 얼어 있었고 가운데는 시커먼 폐수가 흐르고 있었다.둑에는 잡초와 억새풀이 무성했다.군데군데 쥐불을 놓아 둑이 까맣게 타기도 했고 집단이 쌓여 있기도 했다.개천 양쪽으로는 겨울 들판이 꽤 넓게 펼쳐쳐 있었다.그…

    • 거미 여인의 정사 - 10장. 수사 2
      등록자 밍키넷
      등록일 2025-06-18 조회3138

      여자는 긴부츠를 신었고 깡총하게 허벅지가 드러난 가죽 미니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머리는 남자들처럼 상고머리였고, 검은 스웨터에 검은 가죽 자켓을 걸쳐 입어 가슴과 둔부가 유난히 둥글어 보였다.여자는 껌까지 질겅질겅 씹고 있었다.이내 여자가 시체 가까이 이르렀다.여자는 먼저 질겅질겅 씹고 있던 껌부터 퉤하…

    • 거미 여인의 정사 - 10장. 수사 3
      등록자 밍키넷
      등록일 2025-06-18 조회2199

      둑 위에서는 수사계장이 형사들에게 피해자의 신원수사와 목격자 탐문수사를 하라고 지시하고 있었다.그는 계장에게 가까이 다가갔다."피해자의 신원은 제가 알고 있습니다.""무슨 소리야?""피해자는 강철구라고 논현동 일대의 유흥가를 장악하고 있는 순천파의 일원입니다.…

    • 거미 여인의 정사 - 10장. 수사 4
      등록자 밍키넷
      등록일 2025-06-18 조회1567

      그날 오후, 그러니까 12월 24일 오후 7시 최천식 형사는 자신을 팀장으로 한 강철구 살인사건 전담반을 편성했다.계장은 수사 요원이 절대 부족한 상태에서도 베테랑 형사들을 3명이나 지원해주었다.그 인원으로 살인사건으로 수사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무모한 일이었으나, 최천식 형사로서는 그…

    • 거미 여인의 정사 - 10장. 수사 5
      등록자 밍키넷
      등록일 2025-06-18 조회2779

      룸살롱 불야성은 오늘도 손님들로 들끊고 있었다.망치는 불야성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눈에 손님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웨이터들의 몸놀림이 어느 때보다도 분주했고, 룸에서는 손님들의 왁자하게 노래들을 불러내고 있었다.그는 기분이 흡족했다.양마담의 장사 수완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었다.그는 …

    • 거미 여인의 정사 - 10장. 수사 6
      등록자 밍키넷
      등록일 2025-06-18 조회2053

      그렇잖아도 골치 아픈 현애자를 인신매매단에 넘겨 버리면 김민우 문제는 깨끗이 해결될 것 같았다."오늘 중으로 해치워.""오늘 중으로?""경찰이 현애자를 만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우린 그날로 끝장이야! 그러니 애들 수배해서 빨리 이 바닥에서 얼굴 보이지 않게…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