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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천식 형사는 후줄그레한 코트 주머니에서 두 손을 찌르고 논현동 4거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날씨가 찌푸퉁했다.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것처럼 음산한 잿빛을 하고 있었다.그는 천천히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아직도 명치 끝이 땡기듯 아펐다.특히 몸을 심하게 움직일 때가 그랬다.어제 아침에 강철구라는 놈…
"나이트클럽에서...그날 밤 강철구와 같이 춤을 춤추고 여관에 갔었어... 그리고 아파트 약도를 그려 주었더니 그가 찾아온 거야.." "그래서요?""손님으로 모셨어. 귀한 손님이니까 아죽 극진히..."보옥이 술잔을 들고 깔깔내고 웃었다.민희는 웃음소리…
그곳은 거여동 주택가로부터 1키로미터쯤 떨어져 있는 개천이었다.개천은 가장자리로만 겨우 살얼음이 얼어 있었고 가운데는 시커먼 폐수가 흐르고 있었다.둑에는 잡초와 억새풀이 무성했다.군데군데 쥐불을 놓아 둑이 까맣게 타기도 했고 집단이 쌓여 있기도 했다.개천 양쪽으로는 겨울 들판이 꽤 넓게 펼쳐쳐 있었다.그…
여자는 긴부츠를 신었고 깡총하게 허벅지가 드러난 가죽 미니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머리는 남자들처럼 상고머리였고, 검은 스웨터에 검은 가죽 자켓을 걸쳐 입어 가슴과 둔부가 유난히 둥글어 보였다.여자는 껌까지 질겅질겅 씹고 있었다.이내 여자가 시체 가까이 이르렀다.여자는 먼저 질겅질겅 씹고 있던 껌부터 퉤하…
둑 위에서는 수사계장이 형사들에게 피해자의 신원수사와 목격자 탐문수사를 하라고 지시하고 있었다.그는 계장에게 가까이 다가갔다."피해자의 신원은 제가 알고 있습니다.""무슨 소리야?""피해자는 강철구라고 논현동 일대의 유흥가를 장악하고 있는 순천파의 일원입니다.…
그날 오후, 그러니까 12월 24일 오후 7시 최천식 형사는 자신을 팀장으로 한 강철구 살인사건 전담반을 편성했다.계장은 수사 요원이 절대 부족한 상태에서도 베테랑 형사들을 3명이나 지원해주었다.그 인원으로 살인사건으로 수사한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무모한 일이었으나, 최천식 형사로서는 그…
룸살롱 불야성은 오늘도 손님들로 들끊고 있었다.망치는 불야성의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면 한눈에 손님이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웨이터들의 몸놀림이 어느 때보다도 분주했고, 룸에서는 손님들의 왁자하게 노래들을 불러내고 있었다.그는 기분이 흡족했다.양마담의 장사 수완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었다.그는 …
그렇잖아도 골치 아픈 현애자를 인신매매단에 넘겨 버리면 김민우 문제는 깨끗이 해결될 것 같았다."오늘 중으로 해치워.""오늘 중으로?""경찰이 현애자를 만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우린 그날로 끝장이야! 그러니 애들 수배해서 빨리 이 바닥에서 얼굴 보이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