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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포식자 -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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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포식자의 민낯





“…….”


이현이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렸다.


‘몇 시지?’


손을 더듬어 휴대폰을 찾아내려고 했지만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현이 눈을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찾아냈다.

새벽 5시다.


‘세 시간 잤나…….’


아마 잠든 시간이 새벽 2시일 것이다.

2시간 넘도록 영주를 놓아주지 않고 섹스를 한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세 번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다섯 번까지 한 걸로 안다.

도중에 잠시 쉬었다가 배가 고프다는 영주에게 밥까지 먹인 후에 다시 하는 바람에 2시까지 끌었다.

그 직후에는 씻고 영주와 함께 누운 것이 마지막 기억이다.

도망가지 못하게 품에 꽉 끌어안고 잠이 들었었다.

도망갈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두 번째 섹스부터는 영주가 더 적극적이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거, 거기요! 거기, 거기 좋아요……!]



숨이 넘어갈 것처럼 소리를 지르며 제게 다리를 벌리던 영주가 아닌가.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둘이서 사이좋게 앉아서 라면도 먹었고 인스턴트이긴 하지만 커피도 마셨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 3라운드에서 영주는 스스로 제 위에 올라타서 허리를 흔들기까지 했었다.

이제 남은 건 아침을 함께 먹고 앞으로의 일을 의논하며 소송을 빨리 끝내고 약혼 시기를 조율하는 것만 남았다.



“한영주?”



그런데 옆에 영주가 없다.



‘욕실에 갔나?’



손을 뻗어 영주가 누웠던 자리를 만지며 이현이 피식 웃었다.



‘아직은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겠지만, 하나하나 풀어 가면 되겠지. 

물론 초반에는 기자들도 신경 쓰이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도 신경 쓰이겠지만 어차피 앞으로 나와 같이 살려면 극복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고, 또 한영주라면 잘 해낼 테니까… 

선물로 그 그림을 사 줄까? 그 그림을 좋아하는 것 같던데.’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으려니 도무지 욕실에서 영주가 나오지 않는다.

물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이 조금 이상해서 결국 이현이 침대에서 일어났다.



“한영주. 뭐 해?”



욕실 문을 연 이현이 미간을 찡그렸다.

욕실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어디에도 영주는 보이지 않는다.



‘설마…….’



욕실 문을 닫고 나가려던 이현이 돌아섰다.

욕조에서 뭔가 발견한 것이다.

욕조 안에는 물이 가득 채워져 있었고 그 물 속에 제 옷과 제 휴대폰이 들어 있었다.



“…….”



수트와 셔츠, 그리고 바지에 속옷까지 전부 물에 잠긴 채였고 휴대폰도 그 속에 들어 있었다.

휴대폰을 들어 올리자 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방수가 되는 폰이지만, 이 정도로 잠겼으면 아마 망가졌을 것이 분명하다.



욕실에서 나온 이현이 지갑을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지갑은 테이블 위에 있었고 그 안의 신용 카드와 현금은 전부 사라진 채였다.

신분증과 명함만이 지갑 안에 남겨졌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즉 지금 자신은 돈도 없고, 카드도 없고, 옷도 없고, 하다못해 팬티도 없다.

그리고 연락할 휴대폰도 없다.



비서에게 연락을 하려고 해도 전화번호를 모른다.

비서의 전화번호까지 외울 정도로 한가한 건 아니다.

비서가 제 번호를 외우면 외웠지 제가 비서의 번호를 왜 외우고 있겠는가.

그런 걸 대신 외우라고 비서가 있는데 말이다.

즉 다른 사람의 폰을 빌려도 번호를 모르니 비서에게 연락할 방법도 없고 당장 이 방에서 나갈 방법도 없다.

젖은 옷을 말리려면 반나절은 걸릴 것이다.



“차 키도 사라졌군.”



설상가상, 차 키도 사라졌다.

아마 영주가 가져갔을 것이다.



“운전은 할 줄 아나?”



영주가 운전은 할 줄 알까?

방에는 영주의 가방도 사라져 있었다.

즉, 그녀는 도망친 것이다.

자신이 쫓아오지 못하게 아주 멋지게 도망쳤다.

자신이 잠든 사이에 말이다.

다섯 번이나 떡을 치고, 그사이에 같이 밥까지, 아니 라면까지 먹고 박아 달라고 애원했던 주제에 자신이 잠든 틈에 달아났다.

그것도 제게 이런 엿을 먹이고 말이다.



“한영주, 이게 정말…….”



이건 해 보자는 걸까.

대체 왜 도망치는 걸까.



“내가 뭘 어쨌길래.”



아니, 자신이 잡아먹기라도 하나?

때렸나?

아무 짓도 안 했다.

오히려 분위기는 좋았다.

그런데 왜 달아난 걸까.



“이번에는 또 어디로 갔을까…….”



지금 당장 쫓아가고 싶지만 지금 이 꼴로는 어디에도 갈 수 없다.



“…….”



이현이 침대 시트를 쳐다봤다.

아쉬운 대로 저 시트를 몸에 두르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전화를 빌려야 하나?

변태처럼 보이겠지만 어쩔 수가 없다.



“돌아 버리겠네, 한영주.”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자다.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잡아다가 가둬 놓든가 해야 한다.

더 멀리, 더 이상한 곳으로 도망치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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