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야설

청춘예찬 35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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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한국이 아니지만...그렇게 욕을 하면 안되죠. 종종 알아듣는 사람도 있으니까."



고개를 숙여 음료수를 뽑으려던 형준은 멈칫하더니 입가에 미소를 걸며 뒤를 돌아섰다.

어제와는 또다른 색깔의 정장. 그녀는 무슨 패션모델이라도 되는지, 정장만 해도 몇십벌이 넘는 모양이다. 물론 어떤 색깔이던지 묘하게 잘 어울리고 있었지만.



"휘유 .비서실장님이 미천한 1층에 무슨 볼일로."


"비꼬지 말아요. 사장님 말씀 전하려 온거니까.앉으세요."


"날씨가 탄산음료 마시기엔 딱 좋지 않나요?"


 

형준은 윤지에게 음료를 쓱 하고 내밀더니 커피를 뽑아서는 윤지의 반대편에 앉았다.


 

"단번에...들어오셨더군요. 연구원으로."


"쉽던데요. 낙하산이라는거 처음 겪어 봤는데."

 

"쉽다니요? 일종의 테스트가 있었던 걸로 아는데요."


"뭐 있었죠. 발표를 해보라더군요. 준비하지도 않았는데."


"그래서요?"



윤지는 살짝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고, 형준은 여유롭게 커피의 향을 음미하더니 여유롭게 말을 이었다.


 

"그래서 했지요."


"그게 다인가요? 어떤 발표를 했는데요?"


"여자가 알아서 좋을거 없는 발표입니다만. 뭐 제 나름 대학시절에 만든 약이 하나 있거든요. 제 친구는 그걸로 인해 여친이 생겼었죠."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사랑의 묘약...정도로 해두죠."


"제가 지금 의학 용어를 모를까봐 무시하는 발언인가요? 전공은 경제학이지만 전 이 회사에서 꽤 오래 일했어요."

 

"흠..요컨데 용산개 3년이면 웹서핑을 한다 뭐 이런거로군요."


"휴..관두죠."


"최음제를 발표했어요."



윤지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넘어갈 뻔했다. 이 남자는 그 말을 해놓고도 여유있게 커피의 향을 음미하고 있는 극악에 가까운 뻔뻔함을 보이고 있었다.



"세상에...당신 이 회사 오고 싶기나 한가요?"


"그래서 말했잖아요. 낙하산은 처음 겪어본다고. 오히려 좋아들 하시던데요 뭘."


"이봐요."

 

"제가 만약 이 회사에 안들어올 운명이었다면, 최음제가 아니라 에이즈 치료약을 개발하더라도 오지 못했을 겁니다."


"무슨뜻인가요?"


"글쎄요.하늘이 내 앞길에 어느정도 원조를 해주고 있다...뭐 이런말이지요."


"여전히 지나친 자신감이군요."



윤지는 두손두발 다 들었다는듯 이마를 잡고 고개를 저었다. 이마가 이쁜탓에,머리를 뒤로 넘겼어도 그 세련미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기다렸나 보군요?"


"뭘 말인가요?"


"뭐겠어요. 내가 합격하기를 바랬겠죠."

 

"그런거 아닙니다."


"전 그렇게 보이는군요."


"맘대로 생각하세요."


 

형준은 여전히 싱글거리며 웃었다. 여전히 빈틈을 보이지 않는 여자였다. 꼬셔 볼테면 꼬셔봐!라며 도발을 하는것도 같다.

마치 복싱할때 상대선수가 가드를 내리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것같은 느낌이었다.

윤지라는 선수는 가드를 내리고 언제든지 펀치를 날려 보라며 자신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 펀치를 언제든지 여유롭게 피할수 있다는, 자신의 노련함을 과시하는것도 같다.



"오신 용건은?"



형준의 여유로운 질문에 윤지는 저도 모르게 움찔하고 말았다. 그랬다.자신은 사무적인 내용을 전달하러 온 것이거늘...형준과 사적인 잡담을 나누다가 입을 다물어 버리고 만것이다.

형준은 생각보다 노련한 플레이어임에 틀림없었다. 이번엔 그녀가 형준에게 한방 먹은것이었다.



"회사에 대해 설명해 드릴거에요.여기 있는게 회사 내규이고 나머지는 형준씨 출근일자부터 시작해서 일할때 필요한 참고 자료들 이에요."


"흠...뭐 별거 아니군요."


"그렇진 않죠. 모두 형준씨에게 필요한 거니까요."


"고맙게 받겠습니다. 이로써 저는 계속 이 회사에 나올수 있겠군요?"


"축하드려요."


"말로만?"


"뭘 원하는데요?"



윤지는 사뭇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표정은 그리 싫은 표정이 아니라는 것은 형준도 잘 알고 있었다.




"저번에 바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일방적이군요."


"그렇지 않아요. 윤지씨는 저번에 제가 산 칵테일을 마셨으니, 제가 얻어먹을 차례죠."


"전 그때 사달라고 한적 없었어요."


"그럼 제가 또 사죠 뭐. 퇴근시간 맞춰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윤지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대놓고 알았다고 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딱 잘라 거절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형준은 승리자의 미소를 띄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윤지는 그렇게 한참이나 입술을 깨물으며 고민하고 있었다.

그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뒤로 하고 건물을 나가자마자 담배를 피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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