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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야설) 천사와 개새끼 -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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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가 좀되냐? 다중인격이 맞는 거냐? "

"아니 뭔 증상인지 자세히는 모르겠다만 확실한 건 다중인격은 아냐 "

"왜? "


"다중인격 이라는 게 성립 되려면 기본적으로 각각의 인격은 고유의 자아를 가지고 있어야 해. 물론 대부분의 경우 자신 외에 다른 자아를 인식하지 못하고...

때로는 자신외에 다른 자아를 인식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라도 일단 모든 인격은 고유의 자아와 이름을 가지고 있어야 성립이 되는 거거든 "


"그런데 둘 다 같은 이름이니 다중인격은 아니다? "

"그렇지. 음. 다중인격 이라기보다는 해피하우스 증후군 같은데? "

"그건 또 뭐냐? "


"사회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심각해지는 경우에. 게다가 대인기피증이라던가 광장공포증 같은 증세가 있는 사람이라면 

간혹 집에서의 혼자 있을 때 자신의 모습을 원래의 자신과 다르게 상상하고 포장하는 때도 있어.그런경우에 그 사람의 바깥에서의 모습과 

집안에서의 모습은 180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지. 흔히 볼 수 있는 게 바깥에서 무시당하고 빌빌거리는 남자가 집에서는 아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폭군으로 군림하는 거. 그런 것도 일종의 해피하우스야. 바깥에서는 힘없는 약자지만 집안에서만큼은 강한 절대자가 되고 싶은 거지.

"

"흠. 말 되네.... 그럼 이 경우엔 전화하는 금비는 어리숙하고 순진한 여자니까. 내가 만난 금비는 실제로는 발랑 까진 애다? 뭐 그런 건가?

그런데 차갑긴 해도 발랑 까진 애는 아닌데? "


"좀 틀리긴 해. 그 여자 실제 모습이 어떠냐가 문제가 아니고, 그저 해피하우스 증후군이라면 서로의 일을 기억을 못 한다 뭐 그런 경우는 없거든.

하여간 불가사의 하다 "


혼자 낑낑대고 고민하다 정신의학과를 전공하는 친구까지 만났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도대체 뭘까?

금비에게서 전화가 오면 이것저것 물어보며 좀 캐내어 보려고도 했지만, 소득은 아무것도 없었다.

진지하게 이리저리 돌려가며 질문을 해봤자 돌아오는 건 5살짜리 아이인 양 단순한 대답뿐이었다.


"내일 좀 만나자. "

"아. 한 달에 두 번 약속한 그날이에요? "

"그래. 전에 그 커피숍에 7시까지 나와. "

"네 "

"뭐. 네 의견이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니다만,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만나면 뭐하고 싶냐? "

"음. 커피 마시기로 한 거니까 커피 마시고. 글쎄요? 석준 씨는 뭐하고 싶은데요? "

"그냥 내일 보자. "


커피. 그게 노예가 할 소리냐?

역시 전화하는 금비는 그냥 커피 마시러 나오는 거라는 거야?


"뭐할래? "

".... "

"뭐 하고 싶은 거 없어? "

"네. 별로. 석준 씨 하고 싶은거 하세요. "

"쩝. 오늘은 첫날이라 원하는 게 있다면 순수하게 데이트라도 해 줄랬더니. 싫으면 말고. "

".......... "

"가자. 역시 너랑 나랑 할건 섹스밖에 없는 거 같다 ."


처음보다는 그래도 많이 부드러웠다.

여전히 경직되어 있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전에처럼 딱딱한 통나무는 아닌 거 같았고, 그렇다고 무슨 호응이 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여전히 그녀는 한마디 말도 않은 채 눈을 꼭 감고 똑바로 누워만 있을 뿐이었고

두 번째라지만 그래도 약간은 버거웠던지 윽~윽~ 거리며 내 몸을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었다.


"콘돔 끼고 할까? "

"그래 주시면 고맙고요 "

"뭐 안 껴도 상관 없다는 거네. 그냥 해도 되냐? "

"네. 피임약 먹었어요. 상관없어요. "


사정을 하고 난 뒤 옆에 누워 숨을 고르고 있는데 오늘은 욕실로 가지도 않고 그저 벌어졌던 다리만 모으곤 자는 것 마냥 누워 있다.


"안 씻냐? "

"그만 하실 거에요? "

"아니. 좀 이따 다시 하긴 할 건데. 저번엔 안에 싸니 큰일이나 난 것처럼 뛰어가더니만 오늘은 얌전하길래. "

"피임약 먹었다고 했잖아요. 하고 싶은 만큼 하세요. 끝나고 씻을게요 ."


오늘은 아예 창녀모드냐? 참 힘들다.


담배를 피워물고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 한 손으론 잘 다듬어진 그녀의 몸을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봉긋한 가슴, 분홍빛이 도는 유두, 군살 하나 없이 매끈하게 빠진 허리를 지나자 손가락에 그녀의 털이 까슬까슬 만져진다.


"다리 벌려봐! "


손을 더 깊이 넣어 이미 한번 싸 놓은 물들로 질퍽거리는 곳을 헤집어 보았다.

하아.... 아흥... 아앙.... 뭐 이런 대사가 나와야 할 부분이지만, 그녀는 역시 입술을 꼭 깨문로 신음을 참을 뿐이었다.


"뭔 여자가 이래 만져대도 신음 소리 한번 안 내냐? "

"내야 하나요? "

"뭐? "

"신음 소리 내라고 지시하는 거냐고요. "

"헉.. 말을 말자 "


이렇게 예쁜 여자와 섹스를 한다는 게 이렇게 기분 잡치는 일이라는 건 참 재미없는 경험이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못난 열등감에 대한 반항인지 점점 더 꺾어버리고 싶다는 욕구가 밀려온다.

헉헉거리며 교성을 질러대는 그녀의 모습을 꼭 보고 싶다는 생각. 그게 안 된다면, 고통에 못 이겨 비명을 질러대는 모습이라도 좋다.

언제나 도도하고 차갑기만 한 네 모습을 꺾을 수만 있다면...


"오늘은 이제 옷 입고 집에 가. "

"네 "

"보름 뒤에 수요일에 그 커피숍으로 나와. "

"네 "

"하얀 블라우스 입고, 치마는 기장 25㎝ 안 넘는 걸로! "

"저 치마 안 입어요. 없어요. "

"없으면 사...치마 살 돈 줘? "

"아니요. 제가 사 입을게요. "

"밑에 팬티는 허락해 주마. 브래지어는 하지 마! "

"블라우스는 다 얇은 거에요. 브래지어 안 하면 다 비칠 거에요. "

"비치라고 입으라는 거야. "

"그렇지만.... 네...알았어요 "

"그리고 그날은 나 말고 친구 하나 더 나올 거야. "

"......... "

"무슨 뜻인지 알겠어? "

"갱뱅 하는 건가요? "

"갱뱅은 무슨... 그냥 쓰리섬이지... 쓰리섬도 아니다... 거의 난 구경만 할 생각이니까... 하여간 각오하고 나오는 게 좋을 거야. "

"........ 꼭...... 그렇게 해야 하나요? "

"싫으면 말고... 강요 안 해 "

"네...알았어요 "


그냥 혼자만 가지고 놀아 달라고 사정이라도 했다면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꺾이지 않는 그녀의 표정은 점점 더 쓸데없는 오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여~ 오랜만이네.... 그동안 왜 연락도 안 하고 살았냐? "

"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형 시간 어때? "

"왜? 술 한잔하자고? 오늘은 약속 있구.... 내일은 괜찮아 "

"어... 어차피 내일 만나야 해. 혹시 대학로에 길 잃은 파랑새라는 커피숍 알아? "

"어... 가본 적 있어 ... 뭘 커피숍에서 만나냐? 그냥 만나서 바로 마시러 가면 되지 "

"다른 사람도 나올거야 .. 거기서 봐...7시... "

"다른 사람? 누구? 내가 아는 사람이냐? "

"아니.... 형 모르는 여자야 "

"오.... 여자야? 웬일이냐? 네가 형한테 여자를 다 소개해 주고 "

"소개해 주는 게 아니라 선물하려는 거니까 기대하고 나와.... 참 형 그 전에 봤던 이상한 도구들도 좀 챙겨오고 "

"도구? 너 그런 거 재미없다며 "

"그냥 그럴 일이 있어  내일 와보면 알 거야. "

"하하. 그래 알았다 ... 야...뭔가 상당히 기대되는데. 흐흐 "


갱뱅모임에서 만나 어쩌다 보니 친하다 까지는 아이라도 그냥저냥 알고 지내는 형이었다.

언젠가 한번 좋은 구경 시켜주겠다며 모텔로 오라 해서 갔더니 여자애 하나를 델다 놓고 하고 있었는데 별로 내 취향에는 맞지도 않는 거 같고... 

아무리 지가 좋아서 하는 거래지만 비명소리를 질러대는 여자의 알몸에  채찍질을 하는 잔인함에 사람이 싫어졌다고나 할까... 

그래서 그 뒤로는 연락을 안 하던 형이었다.


연락을 할까...그래도 그건 아닌 거 같다.... 그렇지만 보름을 낑낑대며 고민을 하다 결국 난 사고를 쳐버리고 만 거다.

고통스러워 하는 표정이라도 봐야겠다는 거냐....라고 나 자신에게 한심하단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그 도도함을 꺾어주고 싶다는 욕망은 버릴 수가 없었다.


"내일 7시죠? "

"응 "

"그런데 석준 씨...혹시 석준 씨 저 좋아해요? "

"뭔 소리야 "

"그렇잖아요.... 저 만나서 커피 마시고 데이트 하는 거 좋아하는 거면 제가 좋다는 거잖아요. "

"응? 누구 좋아하고 어쩌고 관심 없다 "

"피이.... 좋으면 좋다고 말해도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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