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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소설) 도화도의 반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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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없었고. 어머니인 목염자도 그가 열 한 살 때 병으로 죽었다.

목염자가 죽을 때. 그의 아버지가 가흥 철창묘(鐵槍廟)에서 죽었으니 자기도 죽으면 화장을 해서 가흥 철창묘에 묻어 달라고 했었다.

양과는 어머니의 유언대로 장례를 치른 뒤. 가흥 지방을 유랑하며 부서진 가마터의 굴에서 닭과 개를 훔치며 날을 보내고 있었다.

목염자가 비록 그에게 약간의 무공의 입문 기술을 가르쳤지만, 그녀 자신의 무공이 그다지 높지 못했는 데다가 양과도 너무 어려서 많이 배우지를 못했다.


양과는 가는 곳마다 천대받고 속기 일쑤였는데. 우연히 이막수와 육가장의 싸움에 연루된 뒤. 아버지의 의형제라고 하는 곽정을 만나고.

그를 따라 도화도로 갔다.


양과는 도화도에서 곽정. 황용. 가진악. 곽부. 무수문. 무돈유와 함께 생활을 하면서.

철없는 곽부로 인하여 무씨 형제와 한차례 결투를 하였다 얻어맞게 되었다.

그 다툼 이후에 곽정이 양과 등을 모두 제자로 삼아 가르치려 하였으나. 황용의 의견으로 곽부와 무씨 형제는 곽정으로부터 무술을 배우고.

양과는 황용으로부터 배우게 되었다.


양과는 곽부와 무씨 형제를 매우 싫어하여 황용이 자기를 가르친다고 하자. 그들과 함께 무예를 배우지 않는 것을 내심으로 크게 기뻐하였다.

그러나 황룡은 며칠을 계속해서 단지 그에게 공부만 시킬 뿐 무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어느 날 책 읽기를 끝낸 양과는 홀로 산에 가서 한가로이 거닐다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구양봉 생각이 나서

그의 모양을 흉내 내서 몸을 한 번 회전시켰다.


한바탕 빙그르르 돌고 난 후. 구양봉이 전수해 준 주문에 의해서 경맥(經脈)이 역행하여 순리에 따라 돌기도 하고 몸을 뒤집어 뛰기도 하고

쿠쿠. 하는 고함과 함께 양손을 치니. 온몸이 편안하고 비할 데 없이 쾌미하여 즉시 온몸이 땀에 젖었다.

그는 이 연습이 무엇인지는 몰랐으나 내력은 이미 진전되고 있었다.

구양봉의 무술은 일가를 이룬 것은 아니었지만 실제로는 매우 무서운 고급 무술이었다.

양과의 깨달음이 뛰어나서 비록 대단히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 같은 연습으로 내력은 점차 더해 갔다.


그 후. 그는 매일 황용과 경서(經書)를 읽고 아침저녁의 빈틈을 이용해 조용하고 외진 산속에서 홀로 무예를 닦았다.

그는 자신이 닦고 있는 그것이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무예라는 것도 모른 채. 단지 매번 단련할 때마다 온몸이 말할 수 없이 청량해지고 편안해져

나중에는 하루라도 단련하지 않으면 몸이 불쾌할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가 몰래 산속에서 무예를 닦는다는 것을 곽정과 황용은 알 길이 없었다.

황용이 그에게 글을 가르쳐 채 3개월도 되기 전에 논어를 끝냈다.

양과의 기억력은 매우 좋고 빨랐는데 간혹 의문이 생겨도 그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사실 황용은 그에게 글을 가르치는 일에 이미 싫증이 났으나 그럴 때마다 이런 생각을 했다.


(양과의 총명과 지혜가 나를 능가하니 만약 그의 사람됨이 그 아버지와 같아 잘못 무술을 배우면 장차 그 화(禍)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니.

그에게 글과 성현의 말씀을 배우게 하여 그 자신과 모든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이에 참을성을 가지고 글을 지도해 논어가 끝나자 맹자(孟子)를 시작했다.

몇 개월이 지나도 황용은 무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양과 또한 그 이유를 묻지 않았다.

곽부. 무씨 형제와 다툰 이후 양과는 그들과 어울리지 않아 점점 외로움을 느꼈다. 비록 곽정이 그를 제자로 삼았지만

황용에게 맡겨진 자기에게 무술을 전수해 주지 않을 것을 그는 예감하고 있었다.


이제 자기는 본래 무씨 형제들의 상대가 될 수 없는 데다가 그들은 매일 곽정으로부터 무술을 배우고 있으니

앞으로 다시 결투가 있으면 반드시 그들의 손에 죽임을 당할 것이니 양과는 마음속으로 억울한 마음이 들 뿐만 아니라 황용에게 앙심을 품게 되었다.


그런데 양과에게는 곽정과 황용이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었으니. 바로 구양봉을 만나 그의 양아들이 되었다는 일이다.

구양봉은 본래 서독이라 불리는 천하에 손꼽히는 고수이자 서역 백타산(白駝山)의 산주로서 독에 일가견이 있는 자이다.

구양봉은 양과를 만났을 때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양과에게 합마공을 전수해주면서 몇 개의 환약을 전해 주었다.

양과는 아직 어려 서독 구양봉으로부터 받은 환약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였지만. 구양봉이 횡설수설하였던 것을 떠올려 보면.

그것이 매우 좋지 않은 독이지만 사람의 목숨을 해할 정도의 독성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 날 오후. 양과는 황용을 골탕 먹일 생각으로 황용보다 먼저 서재에 들어가 가죽으로 된 장갑을 끼고 물에 탄 환약을 맹자의 책장에 꼼꼼히 발라두었다.

황용이 책장을 넘길 때 손가락으로 흡수되도록 한 것이다.


그날 양과는 황용과 맹자의 몇 구절을 읽으면서 황용의 기색을 살폈으나. 황용은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양과는 구양봉으로부터 받은 환약이 너무 오래되어 약 기운이 빠졌거나. 먹어야만 중독이 되는 모양이라고 생각하여 내심 실망하였다.


수업이 끝나고 방을 나와서 한가로이 해변을 거닐며 대해(大海) 가운데 흰 파도가 출렁이는 것을 보고는

언제쯤 이 곤경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물 위로 날고 있는 갈매기들을 보며 그는 갈매기들은 얼마나 자유로울까. 하고 생각했다.


그때 갑자기 숲속으로부터 끙끙거리는 신음소리가 들렸다. 그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천천히 돌아서 나무 뒤쪽을 살펴보았다.

그것은 황용이 숲속 깊은 곳에서 나무에 기대어 서서 그 자신의 몸을 더듬고 있는 광경이었다.


본래 구양봉이 양과에게 전해준 환약은 만약 그가 제정신이었다면 절대로 주지 않았을 물건이었다.

구양봉이 도화음독(桃花淫毒)이라고 이름 지은 그것은 일종의 최음제(催淫劑)였다.

도화사(桃花蛇)라는 아주 음탕한 뱀의 독으로 만들어진 흥분제로서 그것의 독성은 아주 강력했다.


일단 그것은 먹는 것 뿐만 아니라 피부로도 중독되는데. 한번 중독되면 아무리 요조숙녀라도 그 즉시 천하의 탕부로 변하고 만다.

게다가 도화음독은 특별한 해독약이 없었다.

오직 이성과의 육체적 교섭으로만 해독이 가능한 것으로. 구양봉이 서역 백타산에 머물던 때에 오랜 연구를 통해 여색을 밝히는 조카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구양봉이 형수와 사이에서 낳은 친아들인 구양극을 위해 제조하였으나. 구양극이 한번 시험 삼아 사용해 본 뒤.

여자가 반항하는 쪽이 더 흥취가 있다고 하여 다시 구양봉에게 되돌아온 것이 양과에게 전해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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