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랑, 첫 혼외정사 - 6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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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것처럼 느껴졌지만, 아직 아침 9시가 채 안 된 시간이다. 지금 물건을 차에 싣고 17 Miles Drive라는 곳으로 떠나야 할 시간이다. ‘17 마일 드라이브’라는 곳은 캘리포니아 북부의 관문으로서 가장 풍경이 아름다운 해안도로로서 실제로 17마일(27킬로미터)에 해당하는 보기에도 아름다운 곳과 만, 재미있는 운전 코스로 유명한 곳이기도 했다.
나는 왼팔로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잡았고, 그녀는 내게 착 감긴 상태로 모텔로 돌아오고 있다. 탄탄하고 군살 하나 없는 풍만한 몸매이지만 연약하고 가냘프다고 느낄 정도로 그녀에 대한 아련할 정도의 슬픈 감정이 올라온다. 주
주희가 임신하여 아이를 뗀 적이 있었다는 말을 어제 들었다. 비록 그녀도 원치는 않은 아이였지만 수술대 위에 올라서 아이를 떼는 행위가 기분이 좋을 리도 없었을 것이고 평생 죄책감과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한다. 주희를 두 번이나 임신시켰다는 남편에겐 별다른 기억도 책임감도 없을 것이었다. 그녀의 처지를 슬퍼해 주는 내 마음은 사실 우리의 관계가 슬퍼서일 것이다.
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의 속도는 느리다. 나는 주희의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기고 그녀의 볼에 묻은 눈물을 나의 우악스러운 손으로 살짝 훔쳐주었다. 손수건을 꺼내지 않은 이유는 자칫 그녀의 화장을 손상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주희는 이런 나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지어주었다. 여자에겐 울음과 웃음이 이렇게 한 얼굴 속에서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 그러면서도 내겐 또다시 욕망이 몰려와 있었다. 조금 전 해변가에서의 애무 행위가 아쉽게 끝난 것도 있지만 서로가 딱 몸을 붙이고 걸어오는 동안 내 자지가 옷과의 마찰, 간섭으로 아플 정도로 크게 서 있었기 때문이다.
카드를 긁자, 모텔 문은 파란 불을 반짝이며 열렸고 이미 싸 놓은 대형 가방들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하지만 나는 가방 대신 주희를 안아 들어 올렸다.
“아, 뭐해요, 자기…. 지금 떠나야지 않아요?”
놀란 듯, 당황한 듯 이야기하는 주희의 말투와 억양은 내가 하는 행위를 반대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는 거칠게 주희를 침대 위에 던지듯 놓았다.
“아…. 왜 이러세요? 지금은…. 어머….”
그녀의 약한 반발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나는 내 반바지의 혁대를 풀고 내 자지를 억지로 감싸고 있던 팬티를 살짝 내려 발기될 대로 발기된 그것을 꺼내놓았다. 밝은 대낮에 이렇게 발기된 성기를 바라보는 주희의 눈은 놀란 듯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내숭을 떤 것이 아니었다. 우리가 정사를 하면서 이런 식으로 대낮에 성기를 환히 보여준 적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주희의 놀람은 잠시였고, 이내 그녀의 눈빛은 따뜻해졌다. 마치 친근한 애완동물을 보는 눈이 되었다. 처녀라면 낮에 발기된 성기를 목격하면 공포에 떠는 경우도 있다고 했지만, 역시 주희의 유부녀티를 숨길 수 없었다.
“악! 아파요…. 아…. 왜 이러세요!”
나는 거칠게 주희의 무릎을 잡아서 휙 벌렸기 때문이다.
원피스는 자동으로 옆과 위로 퍼져버렸고, 그녀의 허벅지는 125도로 벌려지며 그녀의 연한 구릿빛 보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공격 준비 태세가 완료된 미사일과도 같은 내 자지와 어쩔 수 없이 뚫림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주희의 성숙한 보지를 번갈아 바라보며 드는 느낌도 쏠쏠했다.
외음부를 감싸고 있는 길지도 짧지도, 많지도 적지도 않은 부드러운 털들…. 아름답다는 느낌…. 오랜 결혼생활을 한 나이 많은 주부의 보지도 아니고, 아이를 낳은 보지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미성숙한 처녀 보지도 아니었다. 다른 보지를 본 적은 없지만 유부녀의 성숙함을 풍기는 아름다운 보지란 게 이런 거다 싶었다.
주희는 입술을 찡그리며 진짜 아프다고 호소했다. 그녀는 발레리나도, 기계체조 선수도 아니니 다리가 그렇게 강제적으로 찢기듯 벌려지는 걸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옷을 입은 그대로 주희의 몸을 덮쳤다. 주희는 그 원피스를 입은 그 상태에서 치마 부분만 옆과 뒤로 젖혀진 상태였다.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더니, 내 성기는 그녀 보지의 윗부분에 닿았다가 아랫배까지 미끄러졌다.
“악! 준형씨, 거긴 아니에요!”
이런, 다시 한번 시도했는데 너무 밑을 공략한 나머지 좁은 주름이 느껴졌다. 주희의 항문을 찌른 것이다. 항문에 삽입이 된 것은 아니지만 주희의 항문에 적잖은 충격이 가해진 건 사실일 것이었다.
뜻하지 않게 그녀의 항문에 돌진했던 성기를 철수하자 내 팬티가 위로 올라와 성기를 가두어버린다.
“준형씨, 정말 못 당하겠어…. 그렇게 하면 될 것도 안 돼요. 제가 하는 대로 가만히 계셔요….”
주희는 먼저 내 반바지를 두 손으로 잡아 내 무릎까지 내린 뒤에 이어서 내 팬티를 잡아 내리는데 생각보다 주희의 남자 팬티 벗기는 동작은 익숙했다.
우스갯소리로 “텐트”라는 말이 있어서 팬티 벗기는데, 발기된 성기가 방해될 것이었지만 그녀는 내 팬티 윗부분을 살짝 잡고, 순간적으로 위로 끌어 올리면서 고환 부분까지 팬티를 끌어 내렸다. 그리고 주희는 익숙하게 내 팬티를 무릎까지 내린 뒤 내 남방셔츠의 단추를 풀어주었다.
“옷 입고서 하실 거 아니잖아요? 천천히 준비하면…. 웁!”
하지만 나는 그녀의 입술을 내 입으로 막아버렸다.
주희의 현실적인 면모를 나는 깨달았다. 더 이상 그녀는 고집을 피우지 않고, 일시적으로 모았던 허벅지를 벌려준 뒤 내 성기를 두 손으로 붙잡았다. 그리고 내 성기를 친절하게 자기의 보지 밑구멍으로 운반해 주었다.
그때야 비로소 자연스럽게 삽입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옷을 입은 채로 피스톤 운동과 결합 행위를 지속했다.
주희의 반응은 성실했지만 그렇게 큰 쾌감이나 오르가슴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았고 다분히 형식적이었다. 아마도 그녀가 남편과 하는 성행위가 이와 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긴 갑자기 예상 밖으로 터진 일인 데다가 강간과 다를 바 없는 행위니….
중간중간에 몇 번이나 성기가 빠지는 실수를 저질렀다. 주희가 어젯밤에 내게 한 충고를 잊어버린 것이었다. 급하고 강력하게 하려는 생각 때문에 자지가 이탈한다는 것이 주희의 경험에서 나온 충고였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충동적인 성행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텔로 돌아오고 난 뒤의 내 거친 행동은 일종의 겁탈에 가까운 것이었다. 여전히 나는 급하고 서두르고 있었다. 사실상 오늘의 행위가 마지막일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저녁때면 그녀를 집에 바래다줘야 할 것이고, 또다시 이런 기회를 만드는 건 전혀 기약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나를 지배한 탓이었다.
주희는 나를 책망하지 않고 마치 친절한 성교 가정교사처럼 육봉이 빠질 때마다 내 성기를 붙잡아 귀두부를 자기의 보지 앞에 살짝 닿도록만 해준다. 억지로 자기가 삽입하려 하진 않았고, 또 손가락으로 ‘여기에 넣으세요’라는 소극적인 지시도 하지 않았고, 매우 친절하고 지혜로운 교사가 되어 있었다.
“헉헉…. 천천히 천천히 하세요…. 저 어디 도망 안 가요…. 그러니깐…. 아…. 더 빨리, 더 깊이 넣어주세요. 뺄 땐 천천히 조금만 빼도록 해봐요.”
그녀의 지시대로 나는 어젯밤처럼 천천히 빼고 빨리 넣기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삽입되는 순간만큼 주희는 정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삽입이 멈추고 잠시 그녀의 몸 위에서 머무는 순간 그녀의 신음과 교성은 길어졌다.
오래 한 것 같지는 않지만, 나는 사정을 참을 수가 없었고, 사정을 연기할 의도도 없었다. 사정 신호가 오는 순간 나는 육봉을 최대한대로 그녀의 질 속 깊이 넣어 꽂은 뒤 정액을 줄줄 싸버렸다. 그리고 육봉에는 질퍽질퍽한 느낌과 함께 어떤 주름의 벽에 의하여 감싸여지는 느낌이 왔다.
주희가 어느덧 두 손을 뻗어 내 남방셔츠와 러닝 속을 헤집고 내 등의 맨살을 감싼 채 꼬집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아…. ”
주희는 여전히 숨을 크게 쉬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주희는 내게 살짝 웃어 보였다.
“고마워요…. 수고하셨어요.”
그녀의 빨간 립스틱을 입술은 많은 키스를 했음에도 별로 뭉개지지 않았고, 화장도 거의 손상이 없었다. 라구나비치에서 첫날밤을 보냈을 때 그녀의 립스틱은 다 뭉개졌고, 화장이 땀과 침과 눈물 때문에 여기저기 얼룩지고 망가진 것에 비하면 확실히 달라졌다. 물론 주희는 질 좋은 화장품을 썼을 것이고, 잘 안 지워지게 하는 다른 비법을 썼을 것이다.
나는 그녀의 빛나는 빨간 입술, 라인 처리가 명확하게 된 그녀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갠 뒤 혀를 살짝 넣어 키스했다. 내가 빨아들여 삼킨 주희의 침은 어떤 꿀물보다도 달콤하고 감미로웠다.
“일어나셔요, 주형 씨. 일어나요. 시간 늦었어요.”
눈을 떠보니 내 반바지와 팬티는 완전히 벗겨진 채 침대 옆 테이블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남방셔츠도 접혀 있었으며 러닝셔츠만 입은 채로 이불 속에 있었다. 아침 섹스를 하고 난 뒤 주희와 서로의 귓속말로 사랑의 밀어를 나누다가 잠에 빠진 것이다.
주희는 침대에 걸터앉아 내 머리카락을 애완동물 쓰다듬듯이 빗겨준다. 그녀도 같이 아침잠을 잔 거로 아는데 언제 일어났는지 화장이 약간 바뀌어 있었고, 내가 사준, 어제와 오늘 아침의 그 미니원피스 대신에 처음 보는 연한 노란색의 A형 미니원피스로 바뀌어져 있었는데 가슴 삼분의 일 정도가 드러나는 디자인이었다.
“준형 씨, 이 옷 어때요? 처음 보죠?”
“훨씬 섹시한데? 가슴도 시원해 보이고…. 근데 치마 길이가 그거보다 더 짧은 거 같은데, 바람 부는 곳으로 나가면 곤란해지지 않을까?”
“그 원피스…. 레이스에 준형 씨 정액이 묻었더라고요”
나는 그 말에 깜짝 놀랐다.
분명히 깊숙이 질내사정했음에도 정액이 치마 끝의 무늬에 묻었다니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내가 무언가 핑계 내지는 변명하리라는 것을 알았든지 화제를 재빨리 다른 데로 옮겼다.
“걱정하지 말아요. 제 질 속 깊이 준형 씨 정액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니까요…. 방금 화장실에 앉아서 허벅지랑 외음부로 흘러나온 것만 살짝 휴지로 닦아냈을 뿐이에요. 그리고, 여자 질 속에 정액을 많이 남기고 싶으면 사정할 때 페니스를 깊이 꽂을 필욘 없어요. 중간쯤 삽입하고 사정하는 게 더 좋아요.”
“그랬구나. 그래도 우리 주희는 말을 잘 들으니깐 너무 좋아. 알게 모르게 배우는 것도 많고…. 그러고 보니깐 내가 아까 끝나고 나서 주희 보지 닦아주는 걸 잊었구나….”
“후후! 말만으로도 고마워요. 하지만 여자는 그게 아니어도 이것저것 자기도 모르게 뭔가 고이고 흘러요. 더군다나 정사까지 한 다음에는 하루 종일 더 많죠! 그래서 팬티가 필요한 거였어요. 노팬티를 원하시니 전 당신과 데이트할 땐 노팬티로 지낼 거예요. 대신 대소변과 상관없이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려야 해요. 무슨 뜻인지 아시죠?”
주희는 여전히 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내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어조는 좀 더 낮아지고 다소 심각해진다.
“준형 씨, 피곤했나 봐요. 저도 한 시간 정도 잤는데, 준형 씨 너무 곤하게 주무시더라고요”
“내가?”
“어젯밤에 10시쯤, 일찍 잔 거죠. 어젯밤도 피곤하신 것 같았고, 아까도. 정사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어요”
“사랑하는 여자랑 장거리 운전에다가, 예쁜 여자랑 사랑하는데 이런 정도의 댓가도 없으면 미안하지.”
주희는 침대에서 일어나 테이블에 있는 물을 마신다. 그리고 창의 블라인드를 열어 햇볕을 맞아들였다. 찬란한 한낮의 햇살은 주희의 연노랑 옷을 통과하여 살짝 그녀의 몸의 실루엣마저 비춘다.
“조금 전에 일어나서 잠든 준형 씨를 한참 지켜보았어요…. 준형 씨의 잠든 표정은 행복한 것 같으면서도 무거운 분위기도 읽혔고, 또 무언가의 부담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어요. 어젯밤 해변가에서 준형 씨가 그런 감정의 실체를 책임감이라고 말했죠!”
“내가 그런 책임감 때문에 힘들어할 거라고 생각해? 주희 씨? 주희랑 같이 있어서 별로 피곤한 것도 못 느꼈어.”
“여자 하나를 거느린다는 게 쉽고 만만한 일만은 아니죠. 어쩌면 준형 씨는 여자와 만나본 적이 없어서, 또 결혼이나 가정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아서 그 감정의 실체를 잘 모르셨을 거예요. 준형 씨의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그것의 실체가 ‘家長의 책임감’이라고 확신했어요. 가장의 책임감이라는 걸 준형 씨한테서 발견할 수 있었어요. 준형 씨는 그걸 구체적으로 뭐라고 정의하지 못한 건 무리가 아니에요. 하지만 저는 알 수 있어요. 여자가 남자에게 늘 바라는 것이 있기에…. 또, 결혼한 여자, 주부이기 때문에 쉬이 느낄 수가 있어요.”
주희는 생각보다 꽤 어려운 개념과 추상적인 말을 하고 있었지만, 그만큼이나 주희의 어조나 말의 태도는 엄격했다. 그리고 나는 그녀의 말에 대해 뭐라 코멘트를 달수가 없었다. 전혀 내가 생각 못한 개념들이기 때문이고, 주희의 또 다른 면을 본 당혹감 때문이다.
“우리가 같이 지낸 게 만 하루도 안 된 거 아시죠? 사흘은 넘은 것 같지만.”
“주희도 그렇게 느꼈구나…. 정말 우리 오래 같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절대로 지루하다는 게 아니고….”
그렇다. 꽤 오랜 시간을 보낸 느낌이었는데 어제 낮 1시 반에 만난 걸 생각하면 24시간이 안 된 만남이었다. 지루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정신적, 육체적 교감들이 오갔다는 의미에서 오래된 느낌이라는 것이다.
한동안 일어서 있던 주희는 다시 침대에 엉덩이를 대로 걸터앉았다. 그녀가 걸터앉은 곳은 내 오른편 어깨 쪽이었다. 나는 그녀의 치마를 쭉 펼쳤고, 그녀의 엉덩이가 드러나도록 한 뒤 계속 침대에 앉아 있도록 해주었다.
“준형 씨…. 그런 우리 모두 감정을 무시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우리가 같이 있는 동안 준형 씨는 실제 가장이고 세대주에요. 여행에서 무엇을 할까, 이거 할까, 저거 할까, 서로 많이 의논하되 결정은 준형 씨가 하는 거고, 명령도 준형 씨가 하는 거예요. 제가 무슨 잘못을 하면 지체 말고 야단치세요. 아까처럼 사람들 보는 앞에서도 좋아요. 저는 준형 씨의 무거운 책임감을 덜어드리는 역할만 하면 되는 아주 편한 여자가 되는 거고요.”
물밀듯이 밀려 들어오는 감동 속에 나는 그녀의 몸을 끌어당겨 껴안았다. 주희의 치마는 훌렁 위로 말려 올라가며 허벅지와 엉덩이가 다 드러났다. 우리는 다시 입술을 포개며 침대 위를 왼쪽으로 한 바퀴 구르고 반대편으로 한 바퀴 뒹굴었다. 하지만 일시적 포옹 행위였을 뿐 우리에게 시간은 많이 남아 있지 않았기에 바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침대에서 일어나니 어느덧 11시 45분이었는데 체크아웃 제한 시간이 12시였던 거였다.
“저기, 준형 씨…. 오늘 점심은 한식으로 해결하려고 준비를 해왔거든요. 지금 해변가에 도시락 펴놓을 자리가 없을 텐데…. 체크아웃 시간은 다 됐고…. 어떡해요?”
한식 도시락을 쌌다는 그녀의 말에 나는 살짝 감동하며 바로 수화기를 들어 카운터에 전화했다. 체크아웃 시간 연장이 아닌 오늘 밤 하루를 더 빌린 것이다. 물론 이론적으로 내일 정오가 퇴실 시간으로 연장되지만, 어차피 우리는 오늘 저녁이 되기까지는 모텔을 떠나야만 한다.
이 여자, 주희... 너무 사랑스럽다. 옷 예쁘게 입고, 화장 잘하는 여자임에 틀림없지만 결코 거기서 그치는 여자가 아니었다. 성실함과 준비성과 자상함까지 구비된 여자다. 물론 남의 여자라는게 함정이었지만 말이다.
모든 여자가 주희 같지는 않을 것이다. 어차피 유부녀인 주희를 이혼시켜 나와 결혼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고, 내가 다른 여자와 만나 결혼한다면 이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까? 어쩌면 주희는 일탈을 즐기는 것이기에 거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내가 모르는 그녀의 진짜 모습은 다른 데 있지 않을까? 그런 어두운 면은 주희의 남편 대니가 잘 알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대니가 아내인 주희에게 무심해진 게 아닐까? 만약, 우리가 맺어진다면 이런 모습은 1박2일의 이벤트를 즐기기 위한 연기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되지는 않을까?
또, 남편 대니의 입장에서, 비록 대니가 자상한 남편이 아니고 가정적인 남편도 아니다 하더라도 아내의 외도가 정당화되거나 합리화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 여자의 성향 자체가 일탈의 충동을 못 참는 부류가 아니겠냐는 의심도 해본다. 아니, 만약에 우리가 맺어진다면 주희가 나 몰래 이런 식으로 일탈을 즐길 여인은 아닌가? 발코니 바깥의 해변가에는 많은 가족들과 연인, 부부들이 담소를 즐기며 움직이고 있다. 저들은 다 어떻게 살아가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같은 불륜 커플들도 포함되어 있겠지?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주희는 음식 찌꺼기와 종이 접시를 치운 뒤 화장실에서 양치질하는 사이 나는 발코니에서 담배를 피우며 잠시나마 주희에 대한 불신과 의심이 생겼다. 하지만 내 어깨 날갯죽지 아래에 닿는 물컹한 유방과 내 아랫배를 감싸는 그녀의 팔을 느끼며 그런 생각은 다시 마음의 심연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준형 씨…. 아까 방을 하루 더 빌리자는 연락을 할 때 놀랐어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신 거죠?”
“글쎄…. 나 양치질도 해야 하는데 허겁지겁 빠져나오다 보면 잊어버리는 물건도 있을 수 있고, 또 주희 말대로 주희가 정성껏 준비한 밥을 먹을 장소가 마땅치 않잖아? 하루치 돈을 더 내더라도 맘 편하게 밥을 먹고 휴식하면서 충분히 다음 목적지 준비를 한다면 아깝지는 않지. 대신 17마일 드라이브는 생략하기로 한 거고….”
“전 솔직히 시간에 쫓기는데 밥 먹을 장소 그 하나만 걱정했던 거예요. 게다가 여기서는 10분 내로 빠져나가야 한다는 거에 초조해지기까지 했어요. 그런데 코스 하나 생략하고 방을 하루 더 빌리는 게 잘 이해가 안 됐지만 정말 잘하셨다는 생각이 방금 들었어요.”
그녀는 내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었다. 나름 선수는 아니더라도 남자를 알기 때문이 아닐까.
주희는 등 뒤에서 자기 팔로 묶은 결박을 풀지 않은 채 내 어깨에 머리를 파묻었다. 바람결에 그녀의 짧은 머리의 웨이브가 흩날린다. 꼭 어제 솔뱅에서 트레일러가 달린 자전거를 탈 때의 상황과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가 바로 이해할 순 없지만 이렇게 이해시켜 주니 좋네요. 과감하면서도 합리적인 결단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방금 전의 준형 씨의 모습에서 또 ‘아, 이게 가장으로서의 결단이라는 거구나. 이분은 가장의 자격이 있는 분이구나’라는 확신까지도….”
그녀는 말의 끝을 흐리고 있었다.
감성이 여린 그녀는 자칫하면 여기서 또 의미가 복잡한 눈물을 흘릴 것이었다. 그리고 벌써 두 시 가까이 되어 우리가 이젠 이곳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자각했다.
1번 Pacific Cost Highway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가 도로로 불린다. 여전히 가끔 그녀의 치맛자락에서 물오징어 냄새가 피어오르지만, 나는 그녀가 여자로서 살아 있다는 증거라고 자위하며 그 냄새를 즐기며 이리저리 운전했다.
고불고불한 해안가 도로라 운전하는 데 스킬도 필요하지만, 사랑하는 여자와 같이하는 그런 길은 그리 고되지가 않다. 그 도로는 한국의 한려수도, 남해고속도로의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에는 못 미치지만, 규모가이 크고 view point가 다양하다는 것이 우리나라와는 또 달랐다.
짧으면서도 우리는 1박2일 동안 많은 이벤트를 했다. 그리고 주희와 섹스를 한 것은 정확히 두 번이다. 내 집으로 데려가려 마음을 먹은 것은 그녀와 한 번의 기회를 더 얻고 싶어서였다. 나도, 주희도 결별을 선언하진 않았지만, 또 언제 이런 데이트의 기회를 맞을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그녀의 남편 대니가 출장을 가더라도 하필 주희의 생리주기가 겹치면 날 새는 일일 것이기도 할거고….
하지만 나나 주희나 내일 출근해야 하는 몸이며, 주희의 경우는 내일모레인 화요일에 남편 대니를 맞아야 하는 처지라 더 이상 그녀와 시간을 보내기엔 하루가 너무 짧았다.
그녀의 집에 당도하자 그녀는 LV 보스턴백을 열어 작은 리모컨을 조작하자 우렁차게 회백색 거라지 문이 올라간다. 원룸 아파트에서 살면서 그것도 싸니 비싸니 투덜거리는 나의 처지가 정확히 주희 부부와의 다른 점이다.
그녀가 가져왔던 두 개의 짐은 여자가 양팔로 들기엔 꽤 무거웠다. 어제에 내가 들어줄 때보다 짐이 줄었겠지만 내가 느끼기에 더 무거웠던 것은 이제 그녀와 헤어질 시간이라는 점에서일 것이다.
“준영 씨, 그냥 제게 맡겨요”
“아니야, 집안에까지 옮겨줘야지. 끝까지 주희 고생시키는 거 싫어….”
“그러면 주방 앞까지만 올려주시고 가셔야 해요.”
주희는 곤란한 듯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은 보스턴백만 들고 짐을 내게 모두 맡겼다.
그녀 남편의 차인 BMW 3 컨버터블과 4.0L 8기통짜리 도요타 FJ 크루져 사이를 지날 때 나는 그 두 차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저 두 차, 너무 불편해요. 뒤에 앉은 사람이 구토 나오는 경우도 있대요. 부러워 안 하셔도 돼요.”
아마도 내가 그녀 남편의 차에 주눅 들까 봐 배려해서 하는 말인 듯싶었다.
주희는 작은 문을 열며 스위치 두 개를 올리자, 내 아파트의 거실만 한 주방과 더불어, 주방 끝 쪽으로는 사방의 벽을 알 수 없는 엄청난 크기의 거실, 그리고 거실과 주방을 연결하는 지점에는 디자인이 가미된 난간에 의해 보호되는 계단이 노출된다.
두 짐을 지탱하던 내 어깨에는 힘이 쭉 풀려나가 버린다. 하지만 나는 꿋꿋이 짐을 지고 주방 안쪽까지 그녀를 따라 들어갔고, 안쪽으로 들어오는 나를 그녀는 제지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집 실내로 완전히 들어서자, 주방 옆에 상대적으로 작고 초라해 보이는 방을 열고, 그녀는 몇몇 개의 챙겨온 물건들을 넣었다. 창고로 쓰이는 것 같았는데 캔버스와 대형 화폭들이 겹겹이 쌓여 한 구석에 수용되어 있었다.
물끄러미 그것을 바라보는 나를 의식했는지 주희는 자기의 과거를 어색하게 이야기한다.
“후후…. 저 미대 출신이라는 거 아시죠? 한인 미술학원에서 아르바이트한 적도 있었어요. 미국에서 미술대학원을 나와 미술관 같은 데서 일하고 싶었었는데 유학 직후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공부를 못 하게 되어 은행에서 알바를 하며 바뀌었죠. 능력 있고 야심만만하면서도 나를 사랑해 주는 남자, 나를 알아주는 남자를 만나 작고 아담한 단독주택에서 가장인 그이의 문패를 올리고 아이 없이 단둘이 살면서, 일주일에 세 명쯤 되는 레슨생 받아 가르치는 일로 소일거리를 하면서 사랑하는 남편 시중에 전념하는 우아한 전업주부가 되고팠죠…. 아, 넘 내 얘기만 했나? 준영 씨는 옛꿈이 뭐였어요?” 그
그녀는 옛 그림 도구들을 버리지 않는 대신 이곳의 제일 천시(?)받는 공간에 넣어두고 있었다. .
누구나 자기의 꿈대로 살아지지도 않는다는 것이, 자기가 좋아하는 전공과는 무관한 직업을 택한대서 그런 진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나는 한국의 대학에서 무역학과를 나왔고, 미국에선 별로 유명한 대학은 아니지만 MBA(경영학석사)를 받았다. 그리고 일반 회사에 다니니 전공을 살린 것 같지만 결정적으로 학부의 전공도, 대학원의 전공도 처음부터 좋아했던 것도 아니고 즐겼던 것도 아니다.
“원하는 학문이나 예술을 했다면 그것으로도 몇 년 행복했던 것이겠지. 우린 아직 젊은 나이지만 세상이 원하는 대로만 살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가 들릴락 말락 하는 작은 소리로 중얼거린 나는 그녀가 안내하는 대형 응접실에 가서, 설거지와 정리를 마무리할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가 주방과 2층을 오가며 여행 짐을 풀고 정리하는 동안 그들의 main living room의 소파에 앉아 2층으로 연결된 드높은 천장을 바라보았다. 아래층의 구조는 ‘ㄷ’자 형식으로 되어 있었는데 내가 있는 응접실은 그 가운데 부분에 해당했다.
당시 평면 TV가 보급되기 시작하던 초창기라, 저 앞에 걸려 있는 60“TV와 부속 세트는 당시의 돈으로 만 달러 정도 할 만큼 비쌌다. 이 집의 넓이가 뒷마당을 제하고 차고를 합친 실내가 3천 제곱피트라고 했다. 마스터 침실과 또 다른 목욕탕 딸린 널찍한 침실 하나(주로 시부모가 방문하면 기거한다는) 널찍한 보통 방 하나, 작은 방 하나에 목욕탕만 세 개, 주방과 제1 응접실 사이의 변기와 세면대만 달린 간편한 화장실까지 합치면 네 개의 화장실이 있다는 것으로, 최소 5~6명의 식구가 생활하도록 설계된 곳이었다. 이는 무려 84평형이라는 계산이 나오고,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으로 환산하면 95평의 대형 주택이다.
나는 주희가 외로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뿐 아니라 그녀 남편 대니가 밖으로 도는 것도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까 Heart Castle이라는 초대형 저택을 구경할 때 괜히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 주희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의 시부모와 함께 찍은 초대형 가족사진이 소파 뒤에 있었다. 한껏 부유해 보이는 시부모, 특히 시어머니의 모습은 잘살지만 표독하고 권위주의적인 표정이 잘 드러나 있었다.
이 사진은 결혼 1년 차에 찍은 것이라 했다. 물론 그녀에게 전해 들은, 그녀의 힘들어하는 분위기로 인한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남편 대니얼은 풍채가 화려했고, 미남형이었으며, 적절히 살이 쪄 있었지만 그렇다고 혐오감을 줄 정도는 아니었고 오히려 통통한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여자들에겐 호감을 줄 수 있어 보였다.
초창기에 주희가 대니얼을 만났을 때 그에게 마음을 끌려 했던 것은 사실이라 생각한다. 적어도 주희가 영주권이나 얻고자, 혹은 부잣집에 시집가고자 하는 목적도 없진 않았었겠지만….
“심심하세요?”
“응, 조금…. 근데 네 사진첩 보고 싶어.”
“TV 세트 밑에 있어요. 직접 못 갖다드려요. 손이 젖어서….”
내가 뭘 하는지 궁금해서 주방 쪽에서 나를 빼꼼 바라보던 주희에게 양해를 얻어 그녀의 사진첩을 몇 개 뽑았다.
그녀의 어린 시절의 사진은 그리 예쁘진 않았지만, 걱정 없어 보였고 티 없어 보였고, 사진의 배경이 강남 쪽이라, 지금 사는 수준의 생활 수준 속에서 자라난것 같았다. 특히 10년 전, 그녀의 여대생 시절 사진 속의 치렁치렁한 장발 머릿결에 시선이 한참 머물렀다.
내가 온라인 데이팅 프로파일에 긴 머리 여자를 좋아한다는 커멘트를 남긴 적이 있다는 것을 떠올렸고, 지금 이 여자를 만나고 있는 도중에도 이 여자의 머리가 그대로 자라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몇 번 해 보았던 터다.
주희는 나를 위해 예쁜 옷을 입기 위해 고민하고, 그날의 화장에 있어서 아이섀도의 색깔뿐 아니라 파운데이션 컬러와의 대비, 블러싱과의 대비, 립스틱 색깔과의 조화 때문에 고민하는 시간이 많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정말 감사할 일이지만, 나를 위해서 머리카락을 기르지는 못할 것이다.
무엇이 이 여자에게 눈물을 강요했는지는 대충 알겠지만, 나를 만나서 눈물이 더 많아진 것은 분명했다. 지금의 이 상황에서 그녀가 나를 만나지 않았고, 외도도 경험하지 않은 채로 떳떳하게(?) 살았더라면 그녀는 앞으로 선천적인 아름다움도 감추고, 눈물도 감정도 없는 성질 괴팍한, 예의고 뭐고 없는 막무가내 독설가 아줌마로 변해갈 것이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그녀의 결혼 사진첩을 펼쳤다. 6년 전 싱그러운 5월의 신부였던 그녀는 대니라는 신랑의 품에 안겨 들어 올려져 한껏 웃고 있었고, 대중 앞에서 bride-kiss(웨딩키스신)를 할 때 어색하면서도 기뻐하던 그녀의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적어도 그때 그녀는 행복했을 것이다.
면사포를 쓴 그녀의 독사진에서 풍기는 아름다움과 섹시함은 내게 순간적이나마 분노와 허탈감을 준다. 그 신랑이 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웨딩사진으로 인하여 그녀는 이곳에 살고 있으며, 우리는 일정한 선을 넘어선 안될 부적절한 관계라는 자각이 내 양심 한가운데를 쳤기 때문이다.
“준영 씨 기분 별로 안 좋을 텐데…. 뭐 하러 보세요?”
눈을 들어보니 주희가 쟁반을 들고 내 앞에 와 있었으며 그 쟁반에 칵테일 두 잔과 예쁘게 썰어 놓은 과일 몇 조각과 독일식 햄과 치즈 몇 조각이 놓여 있었다.
“갑자기 뭘 하려니 집에 과일도 없네요. 키위라도 있었으면 좋으련만. 남편이 먹다 남겨둔 보드카가 있어서 제 나름대로 과일즙을 넣어서 좀 만들어 봤어요. 원래는 다른 topping이 더 하나 있어야 하는데….”
“아이고, 이 정도면 충분하지. 난 물 한 잔이면 돼, 솔직히….”
내가 지나온 좀 작은 제1 응접실에는 7단짜리 와인 테이블이 있었고, 벽장에는 고급 양주들이 즐비해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주희는 어느새 나와 데이트할 때 입었던 그 원피스에서 미니 슬립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잠옷으로도 쓰인다는 어젯밤의 그 옷은 아니었고, 핑크빛 민소매 드레스이며 레이스가 달린 H형으로 무릎에 살짝 못 미치는 옷이다.
게다가 그녀의 까만 젖꼭지가 비쳤고, 그녀의 허벅지와 엉덩이가 갈라진 부분이 그대로 비쳤다. 노브라 노팬티인 것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은 듯하다. 얼굴과 눈화장은 변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녀의 립스틱은 빨간색에서 진한 핑크빛에 약간의 글리터(반짝이는 효과)가 가미된 것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부러우세요?”
이런 큰 집이 부럽냐고 묻는 것인지, 아니면 사진첩 속의 남편이 부럽냐는 것인지는 몰랐지만 솔직히 둘 다 부러운 것이 내 마음이다.
“이 집, 능력 있는 시부모님이 사주신 거예요. 남편의 연봉은 13만 5천 불, 한 달만 달러예요. 세금 떼고 나면 7천 불 남아요. 그라지에서 보셨겠지만 비싸고 실용성 없는 차를 두 대나 리스하고 온갖 마구(馬具)들과, 승마 여행과 미주(美酒) 수집에 돈을 쓰죠. 그 사람, 자기 말도 구매했어요. 마장에 주는 것도 상당해요. 한 달에 집의 전기세랑 단지 관리비 천 불 정도 내고 나면 제가 버는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시장을 보아야 하죠. 일 년에 두 번 주택 세를 내야 하는 게 4천 불 정도 되는데, 모아놓은 돈도 없고요. 돈 모을 생각도 없어 보여요. 저도 그냥 체념하고 살아요.”
내게 이런 집이 그냥 공짜로 주어져도 유지할 비용이 모자라 살지를 못할 것이다.
골프와 승마와 술 수집 따위는 별 관심 없는 취미지만, 그런 것에 빠지면 돈이 무척 들겠지. 증권회사의 경력 직원이면 스톡옵션도 주어지지만, 그것은 현실화하지 않는 숫자상의 돈일 뿐이며 언제든지 현금화시킬 수 있는 돈도 아니고, IT 거품 폭발 때처럼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이 될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남편 대니가 일 년에 두 번씩 인센티브를 모아서 받는 돈의 액수가 연봉과 맞먹지만, 그 돈 어디다 쓰냐고는 묻지 않기로 했다. 그녀가 한 말 모두에 함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건배를 청하고 칵테일을 음미했다. 보드카의 용량이 조금 많은 듯한 느낌이 든다.
“디즈니랜드가 보인다고 했지?”
“그렇게 이야기했던가요? 일요일 밤이나 특정한 날에 밤 불꽃놀이 하는 게 이 집에서 보인다고 말한 것 같은데…. 따라와요. 곧 시작할 시간이 된 것 같아요.
”
주희는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고 2층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나를 이끌었다.
아래층만은 못해도 열 명 정도 모여서 그룹 스터디를 할 수 있는 넓이의 2층 거실이 펼쳐졌고 푹신한 3인용 소파와 미니 테이블이 한 줄로 벽에 붙여져 있다. 2층 바닥은 카펫 구조가 아닌 고급 마루 형태로 되어 있었는데 저런 고급 마루의 재료는 중동이나 이스라엘제일 것이다. 저런 비싼 바닥에서 몇 달 전 주희가 시어머니에 의해 한 시간 동안 무릎을 꿇고 호된 꾸중을 들은 장소가 아닐까 싶었다.
그녀는 일단 내게 2층 세간과 방들을 소개했다. 그녀가 잠깐 머뭇거리다 열어준 두 개의 문이 겹쳐 있는 방은 마스터 침실이었다. 자칫하면 탄성을 지를뻔했다. 구태의연한 직사각형 형태가 아닌 ‘L’ 자 형태로 뻗은 침실이었고, 그 마스터 침실만으로도 내 아파트의 침실과 거실을 다 합쳐도 이보다 작을 것 같았다.
침실 안에도 작은 유리 테이블과 두 개의 푹신하고 동그란 소파가 있었고 침대를 놓은 공간에는 천장과 벽에 또 다른 출입구가 놓여 있었다.
“화장은 어디서 하는 거야? 화장대가 안 보이네?”
그녀는 자신만의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침실의 문이 없는 작은 출입구를 가리킨다.
나중에 알았지만, 화장실과 드레싱 룸이 마스터 침실 안에 부속으로 딸려 있었다. 이어서 그녀가 열어준 목욕탕의 욕조는 팔각 모양이었고 오늘 나온 값비싼 여관의 타일보다 더 고급이었다. 그런데 침실에 있는 그녀의 대형 결혼 초상이 더 불편해져서 나는 그곳에서 빨리 이탈하였다.
“준영 씨, 지금 시작했네요!”
그때 발코니 바깥으로 수십 가지 형상의 불꽃들이 치솟기 시작했다.
아이처럼 흥분한 그녀는 나를 잡아끌고, 발코니로 나갔다. 발코니에도 테이블과 의자 두 개가 놓여 있었다. 우리는 거기에 칵테일 잔을 내려놓고, 디즈니랜드에서 실시하는 밤 불꽃놀이를 감상했지만 나는 별로 감흥이 없었다. 그저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은 근원을 모를 불안감과 불편함 때문일 것이다. 주희는 내 어깨에 길지 않은, 끄트머리에 웨이브를 주어 세운 머리카락을 기대고 계속 불꽃들을 바라본다.
“저 불꽃 재미나게 구경한 건 여기 이사 오고 나서 딱 한 번뿐이었어요. 준형 씨랑 같이 보는 불꽃이 왜 이리 환상적인지 모르겠어요. 역시 좋은 건 같이 봐야 하나 봐요. 바닷가처럼!”
그녀는 불꽃놀이를 구경하며 어린아이처럼 조잘댔지만, 그녀의 깊고 오랜 어두움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내가 그것을 채워주는 존재가 된 것이다. 나도 바닷가를 좋아하다가 언젠가부터 혼자서는 안 가게 되었지만, 그녀를 만나게 되면서 드라이브하거나 구경하는 바닷가를 좋아하게 된 것처럼 말이다.
불꽃놀이가 끝난 것은 밤 10시 15분이었다.
“일어나지…. 시간이 영….”
나는 더 이상 그녀 부부의 집에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이 마음을 견딜 수 없게 만들었기에 급하게 일어서게 했다. 주희에게 섭섭한 표정이 스쳤지만 이내 쿨한 표정으로 바꾸며 나를 따라서 조용히 계단을 내려와서 거라지 도어를 열어주고 거라지 전등을 올린다. 내 차는 거라지 문 쪽을 향해 올라와 앉아 있다.
거라지를 나서기 전에 나는 그녀를 향해 돌아서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여기서 이러시면, 오가는 사람들이….”
그녀의 억양은 흔들리고 있다.
그녀는 전혀 반항하지 않고 내 입술을 받았다. 나는 그녀의 립스틱을 지우겠다는 각오로 그녀의 입술을 빨아먹다시피 했다. 그리고 키스가 끝나자 우리는 그곳에서 깊은 포옹을 했다.
돌아서서 이제는 정말 가려고 발걸음을 떼려는데 그녀는 내 등 뒤에서 손목을 잡는다. 생각도 못 한 액션이었지만 내 손목을 붙든 그녀 손의 힘은 연약한 그녀로서도 최고의 힘을 쓰고 있는 듯 부들부들 떨리고 있을 정도였다.
“저, 잠깐만요…. 잠깐!”
뒤돌아섰을 때 그녀의 눈에는 또다시 눈물이 차 있었고 말투의 억양은 전혀 안정되어 있지 않았다.
“가, 가지 마세요…. 가지 마요…. 여기 절 혼자 있도록 내버려두면 싫어요!”
주희는 나에 의해 강제로 그녀의 침대 위에 내동댕이쳐졌다. 나는 그녀를 배려하지 않고 거칠게 그녀의 무릎을 벌리며 다소 불편해 보이는 슬립의 치맛자락을 손으로 쓸어 올렸다. 환한 밝음 속에서 그녀의 보지 터널과 음모가 수줍은 듯 나타난다.
“준영 씨…. 불을 꺼줘요, 제발…. 불을…. 준영 씨…. 불 꺼줘요”
그녀는 강제로 하지 않아도 따라주었겠지만 흥분한 나는 도저히 모든 스텝을 밟아 천천히 처리하기가 힘들었다.
겨우 일어나 두 개의 불을 내리자 부부 침대가 있는 공간의 샹들리에에 빨간 센터 부분의 전구 하나만 남겨졌다. 조금 흥분이 가라앉자, 그때야 내가 옷을 입은 상태라는 것을 깨달아 옷을 전부 벗었고, 그녀는 어느새 두 다리를 붙이고 뻗어 있었지만, 치마는 엉덩이까지 말려져 올라가 있었다.
나는 그녀의 목을 입술로 물고 빨기 시작했다. 그녀는 내 오른편 손목을 붙잡아 그녀의 슬립 옷 부분에 넣어주며 그녀의 젖과 만나게 해준다.
그녀의 왼편 목을 빨며 오른손 젖을 만지고 애무한다. 다음엔 나도 방향을 바꾸어 그녀의 오른편 목을 빨고 물며 왼손으로 그녀의 왼편 젖을 만지고 잡아당겼다.
다시 두 사람의 입술이 포개어진다. 그녀는 단순히 입술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입술을 벌려 먼저 혀를 넣어준다. 살짝 깔끄럽지만 부드러움을 이기지 못하는 그녀의 혀를 입으로 문다. 그리고 내 혀를 넣어 딥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주희의 뜨거운 코 기운이 나의 코에 땀을 만들 것 같았다. 다음은 그녀의 무릎을 천천히 벌려 보지와 다시 만났다. 그녀의 외음부에 혀를 대고 천천히 허벅지와 만나는 부분까지 이동을 시작한다.
보징어라 불리는 여성 특유의 질 냄새가 질퍽하니 내 코를 찔렀지만 내겐 어떤 향수도, 화장품 냄새보다도 값진 것이었다. 그녀의 잘록하고 탱탱한 두 허리를 붙잡아 그녀의 몸을 뒤집었다. 그녀의 무릎을 접어 그녀는 엎드린 채 두 다리를 앞으로 접은 개구리 상태가 된다.
어느새 내려온 드레스를 다시 그녀의 허리까지 말아 올리자, 주름투성이, 욱일승천기 모양의 항문이 나타났고 내 손가락은 그녀의 항문 주름을 만지다가 구멍에 살짝 들어가 보려 시도했다가 그녀의 괄약근 근육에 의하여 튕긴다.
“아아…. 그건 안 돼요. 준영 씨…. 저녁 샤워 못했어요…. 더러워요, 거긴…. 아….”
나는 그녀의 항문에 입을 맞추고, 혀를 대고 빨았기 때문이다. 주희의 항문이 다시 끈적거린다는 것과 대변 냄새가 배 있다는 것을 이제 다시 알았다.
그녀의 상체를 바로 세워주고, 그녀의 슬립을 둘이 함께 협력하여 벗겼다. 주희는 나더러 무릎을 꿇은 채 상체를 세우라고 하더니 내 허벅지를 잠시 감상한 뒤 두 손바닥으로 내 왼편 허벅지를 감싼다. 두 개의 손바닥에 잠긴 허벅지로부터 올라오는 성감이 이토록 강렬하다니….
주희의 가냘픈 손바닥은 허벅지 안쪽에서 무릎 근방까지 천천히 왕복한다. 그리고 이번엔 오른편 허벅지가 그녀의 두 손바닥에 감싸인다.
“준영 씨…. 허벅지 너무 단단하고 우람해요…. 아, 갖고 싶어…. 내 허벅지로 만들고 싶어….”
나는 여관에서처럼 자제력을 잃고, 탄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작은 손바닥은 소중한 새를 손에 넣듯이 내 고환을 감쌌다.
“아…. 못 참겠어…. 더는….”
“조금만, 조금만 참아요….”
그녀는 아까의 흥분 상태와는 달리 다정한 누이나 어머니처럼 나를 위로하며 인내를 촉구한 채 계속 고환을 감싸거나 페니스를 마사지하였다.
“아….”
결국 그녀에 의해 완전히 딱딱해진 페니스를 그녀의 무릎을 벌리고 비교적 헐렁한 보지에 넣고야 말았고, 뚫려지는 순간 그녀가 늘 내는 약간 아프다는 투의 나지막한 탄성을 지른다.
“아, 이런….”
빨리 강렬하게 하려던 욕심대로 내 멋대로 성기를 휘둘렀다가 첫방에 페니스가 그녀의 보지를 이탈해 버린 것이다.
들어가기도 쉽지만 빠지기도 쉬운 보지는 그녀 말마따나 누구의 탓이 아니다. 운영하는 남자의 스킬과 요령이 중요한 것이다. 다시 한번 그녀의 레슨을 기억하며 빠른 속도로 페니스를 그녀의 동굴 속에 넣은 뒤 천천히 후퇴시키기를 세 번 반복했다.
불과 세 번의 느리고 무거운 피스톤 운동에 포르노 배우도 아닌 그녀의 이번 반응은 과장된 것임이 틀림없었지만, 반대로 나더러 ‘잘한다.’, ‘그렇게 계속’이라는 격려와 칭찬과 동의의 의미였다. 나는 용기를 얻어 열 번 정도 빠른 삽입과 느린 퇴출을 반복했다.
주희가 지금 내는 신음은 과장된 것이 아닌 진짜 쾌락의 신음이라는 것을 확신하자 나의 숨소리도 거칠어졌고 피스톤 운동도 다양하게 할 수 있었다.
이번엔 느린 삽입과 빠른 퇴출을 다섯 번 반복했다. 빠른 퇴출로 인해 보지에서 떨어져 나오는 황당한 경험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도 내 페니스를 감싸고 조이는 그녀 질벽의 힘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남자들이 쫄깃쫄깃한 보지라고 부른다는 말이 실감 났다.
결혼 6년 차를 지나가는 세월의 뚫린 경험이 있는 유부녀라 보지가 쉽게 뚫리고 쉽게 페니스가 떨어져 나간다는 내 생각은 처음부터 뭘 모르는 숫총각의 오해에 불과했다.
신혼 1년간 일주일에 네 번씩이면 2백 회, 신혼 2년 차 일주일에 두 번씩이면 그해는 100회, 나머지 3년 동안 일주일 1회씩이면 50회 곱하기 3은 150회. 450~500번의 경험 속에서 외음부 질 근육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내음부의 질 근육은 더 운동성이 강화되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풍부한 경험의 노하우가 생겼을 것이다.
이번엔 빠르고 강렬한 삽입과 빠른 퇴출을 다섯 번 반복해 보았다. 그 다음엔 빠르고 강렬한 삽입을 한 뒤 잠깐 그대로 성기 삽입의 상태에서 쉬다가 천천히 퇴출하는 방식으로 성교 중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아…. 여보….”
그녀는 교성을 내지르며 내 등을 두 손으로 감싼다. 그리고 그녀의 손가락은 수시로 등의 위와 아래를 오르내리며 내 꼬리뼈를 만졌다.
내 동작은 더 거칠어지고 강렬해졌다. 주희는 몸을 좌우로 비틀고 무릎을 접었다가 폈다가 하다가 두 다리를 내 엉덩이에 올려놓아 감쌌다. 손이 아닌 다리로 포옹하는 그녀의 스킬에 놀라면서도 나는 피스톤 운동을 다양한 방법과 속도와 힘으로 끌어 나갔다.
“아…. 여보...... 준형 씨.....사랑해요…. 주인님….”
“아…. 주희야…. 사랑해…. 넌, 넌, 넌, 영원히 내 것이야….”
“아…. 당신은 나쁜 사람, 정말 나쁜 사람….”
“나쁜 놈이야…. 난 널 여기서 끌어낼 거야. 네게 연씨 성을 뒤집어씌우고야 말겠어! 네가 사는 집에 내 문패를 달고야 말겠어….”
그녀의 신음은 탄성으로 바뀌어 가고 있고, 나의 신음은 그녀가 초기에 내던 교성으로 바뀌어 간다.
왜 욕이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고환 속이 터질 것 같아서 그런 게 아닌가 추측한다. 왜냐하면 급속히 힘이 빠져나가면서 허무감과 후회감이 밀려들었기 때문이고 더 이상 피스톤 운동을 할 힘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
주희는 내가 사정을 해버린 걸 알았는지 이번엔 자기의 손으로 자기 가슴을 만지기 시작하다가, 내 손을 잡아 자기의 가슴에 갖다 댄다. 그리고 내 엉덩이를 결박한 자기의 두 다리를 풀어 옆으로 다시 벌렸다.
더 이상 무엇을 하는 건 무리니 가슴 애무라도 해달라는 것 같았고, 힘이 빠진 내 엉덩이에 그녀의 두 다리를 올려놓는 걸 미안하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미안…. 벌써 싸버렸어…. 더 갈 수 있었는데….”
“괘, 괜찮아요. 그런 말씀 하지 마세요. 당신이 늘 원하던 대로 내 질 속에 사정했으니 그, 그걸로 된 거예요….”
주희는 사랑스럽게 말해주었고 우리는 두 몸을 포개어 밀착시킨 뒤 넓은 킹사이즈 침대의 끝에서 끝으로 굴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