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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야설) 내 여자, 그 남자... -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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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이는 언제나 밝은 아이였다. 그녀와 사귀게 된 건 운명 같은 일이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 눈에는 그녀의 아름답고 이쁜 모습들 뿐이었다.
 

사랑하면 장님이 된다고 하나? 흰색의 곱디고운 살결이 나의 마음을 흔들고 있었다. 바람이 불자 그녀의 상큼한 샴푸 냄새가 내 후각을 자극한다.

아주 강렬하게 말이다.


그녀와 만난 지 벌써 200일이 되었다. 오늘은 무슨 옷을 입고 어떻게 데이트할까 고민과 고민을 한다. 늘 그녀는 나의 우상 같은 존재였으니까.

시간이 다가온다. 그녀와 만날 시간. 나는 그녀와 만날 장소에 도착하였고 그녀를 기다린 지 10여 분이 흘러갔다.

하지만 왠지 그녀는 좀처럼 나타나질 않았다. 하염없이 그녀가 오는 방향을 직시하고 있었다.


바람결에 타고 드는 향긋한 향수가 그녀의 도착시간을 알려주는 듯했다. 너무 향기롭게 흘러오는 냄새.

100미터 앞에 그녀의 실루엣이 비추었다. 그녀는 단정한 검은색 정장을 입고 나를 만나기 위해 오고 있었다.

점점 다가오는 그녀는 이 세상의 천사였다. 날개 없는 천사.


"왔어?"


나는 아주 반가웠고 사랑스러웠지만 이 정도의 인사를 건넸다. 부끄럼을 탔을까.


"오빠가 먼저와 있었네. 차가 너무 막혀서. 미안"


그녀의 말 한마디가 나의 마음을 녹였다. 그녀는 천사니까.


오늘 그녀와 함께 내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이름은 허동수. 고등학교 동창인데 다음 주에 외국으로 나간다고 하여 내 여자친구를 소개해주기로 했다.


"오빠. 친구분이 많이 기다리겠어. 어서 가자."


그녀는 아주 자연스럽게 나를 인도 했다. 마치 방향 모르는 어린아이를 인도하는 엄마처럼 말이다.

시내에서 10분 거리에 운치 있는 찻집이 있다.

그곳에 친구가 있다. 나를 기다린 지 30분 정도 된 듯하다. 미안했지만 서둘러 찻집으로 들어갔다.


"이 녀석이 어디에 앉아 있지?"


나는 친구를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았다. 찻집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구석진 창가 쪽에 많이 보던 사람이 혼자 담배를 피우며 앉아 있는 걸 레이더로 확인했다.


"동수야! 미안해 늦었어."

"어? 아니야. 어서 와."


친구와 간단한 인사를 하고 내 여자친구를 소개해주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화장실을 먼저 갔다 온다고 하며 화장실로 직행했다.


"부끄럽나 봐. 잘 지냈어?"


나와 동수는 일상적인 대화를 하며 그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종업원이 메뉴판을 가지고 왔고 뒤따라 그녀가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그녀가 동수를 보고 두 눈이 커지는 걸 느꼈다. 마치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한 느낌으로.


"아. 안녕. 하세요."


친구 녀석이 당황하며 인사를 먼저 청하였다.


"네."


그녀도 당황했다. 왜 이러지? 둘이 알고 있는 사이였나?


그렇게 짧게 침묵이 흘렀고 나는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유머러스한 이야기로 말문을 텄다.


"둘 다 얼굴이 홍당무 되겠어. 빨갱이들."


내 말이 재미있었는지 친구가 풉하고 웃었다. 잠시 후 그녀도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긴장한 듯해서 미안해서였다.


"너는 해외 갔다가 언제쯤 오는데?"

"어, 한 3년 후."


친구는 건설업을 했는데 외국에 파견근로를 위해 떠난다고 했다. 고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소개하는 게 늦었네. 이쪽은 내 여자친구 한지영이라고 해."

"안녕하세요. 허동수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동창이에요."


서로 상견례를 하고 대화를 나누길 기다렸다. 그녀는 뭔가 초조해하는 듯 한 모습이었다.


`지영이가 많이 긴장했네. 미안한걸.`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지영이의 긴장을 풀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게 맘처럼 잘 되진 않았다.

셋이 앉아 그렇게 10여 분이 흘렀고 나는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영이와 동수만을 남겨두고, 말이다.

화장실을 가다가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싶어서 아까 동수가 피우던 담배를 한 개비 빌려 간다고 했다.

동수는 웃으며 허락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지영이도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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