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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야설) 인연. 그리고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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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온종일..기다려도..좋은..그런. 아름다운 사람이 있었지....환 하게 웃을 수 있는..그런..."


가끔 들러 노래는 부르는 선배의 카페.

흔하디흔한 노래가 아닌 알려졌지 않은 앨범의 노래를 가끔 이곳에서 꺼내어 부른다.

노래를 부르면서 카페 안의 사람들을 보면 제각각 자신들의 얘기를 하면서 작은 공간을 형성한 것을 볼 수가 있게 된다.

대화 도중 간극을 이용해 노래를 듣는 사람도 있지만 단지 대화를 하면서 들리는 노래는 그들의 귀에 스치는 소리일 뿐.


문득 노래를 부르면서 한쪽의 연인이 보인다.

울고 있는 여자와 난감한 표정의 남자.

글쎄. 단순히 보기엔 여자를 화나게 하거나 서운하게 한 남자, 혹은 남자가 잘못하여 여자를 슬프게 한 정도로 볼 수 있는 있을법한 장면뿐이다.

하지만 노래가 끝나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운터로 걸어간 내 눈에 보이는 여자의 손에는 흰색의 막대가 들려있었다.


임신진단기.


흠...


대강 내막을 알겠다.

하지만 곤혹스러워 남자가 저러는 것일까?

아니면 아이를 떼거나 낳자는 것 때문에 갈등이 생겨서 저러는 것일까?

한번 궁금하면 쉴 새 없이 궁금해지는 이상한 증세(?)로 인하여 난 궁금함을 못 참고 그들 뒤에 커피잔을 들고 자리를 잡고 말았다.


격앙된 남자의 굵고 낮은 목소리


"그래서. 어쩌겠다는 거지?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거야?"


다소 울먹이는 여자의 목소리


"너 내 애인이잖아. 너라도 책임져야 하는 거 아냐?"


대화가 뭔가 이상하다. 너라도..책임져야 한다..라...


임신을 시킨 당사자라면 저렇게 호칭할 수는 없는 법.

궁금함이 커졌다.


"그래서. 내가 네 배부른 것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웃기는 소리 하네. 네 몸뚱이 하나 제대로 못 굴리고선 나보고 그걸 책임지라고? 웃기네.

됐으니깐 알아서 하셔. 나랑 아무런 관계도 없으니"


남자는 격한 소리로 내뱉듯 말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리고 자리에 남은 여자는 입을 손으로 막은 채 울음을 삼키고 있었다.


카운터의 선배가 다가왔다.


"손님. 저쪽 자리로 가셔서 좀 진정하시죠."


선배가 가리킨 방향은 가장 구석진 곳의 칸막이가 있는 곳으로 주로 우리가 밥을 먹는 곳이다.

그녀는 고개만 주억거리곤 가방을 들고 그쪽으로 갔다.


"훈아. 커피 한잔..아니..레모네이드 하나 달라고 해서 갖다 드려."


선배가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나에게 말을 던진다.


"가게 직원도 아닌데 심부름은..."

"...이따 삼겹살 사줄께"


난 삼겹살에 넘어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남의 살을 먹는 것은 즐거운 것이고 또 그게 공짜라면 더더욱 거절할 이유가 없었으므로

별로 귀찮지 않은 부탁을 들어줄 수 있었다.


레모네이드를 주방에서 받아서 그녀 앞에 내려놓았다.


"서비스에요. 좀 드시고 진정하세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의 흰색 스커트는 옅은 물색으로 얼룩져 있었다.

눈물이 그녀의 치마를 적셨으리.

너무 울어서 엉망이 된 그녀의 얼굴이 안쓰러웠다.


"물수건 좀 드릴 테니 좀 닦고 화장을 고치세요. 아니면 세수를 좀 하실래요?"

"..괸..괜찮아요...그냥...제가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죠..."


그녀는 약간 비틀거리면서 화장실로 향했다.

난 다시 노래를 부르러 구석으로 향했고 기타를 쳐주는 형석이가 날따라 담배를 입에 물고 내 옆에 섰다.


"...뭐 부를 건데?"

"...뭐가 좋을까...흠. 내가 부르면 알아서 해라. 레파토리야 늘 거기서 거긴데 뭘..."


두 살 아래의 형석이는 자칭 기타리스트라고 뻐기지만 그저 그런 피시방 사장일 뿐.


"거리에....가로등 불이..하나둘씩..켜지고..."


동물원의 거리에서라는 것을 부르니 형석이는 이내 고개를 절레거리면서 반주를 시작한다.


손님은 거의 다 빠져나가고 아까부터 앉아서 차를 홀짝거리는 여대생쯤으로 보이는 손님과

담배를 물고 뭔가를 읽으면서 석 잔째의 코코아를 시켜 먹는 남자가 보였다.


"훈아 이리 와 봐"


갑자기 선배가 불렀다.

난 노래를 부르면서 눈짓으로 무슨 일이냐고 추궁하는 듯 흘겨보았다.


"얼른!"


선배가 손으로 화장실을 가리키면서 날 불렀다.


...화장실?


어..가만..아까 그 아가씨..자리에 안 돌아갔네...?


난 급히 1절만 마치곤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내 뒤를 이어 형석이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형 무슨 일인데?"

"아까 그 아가씨. 자리에 가방도 그대론데 안 나왔어"

"..아까 들어간 후 안 나온 것 같은데...형..누가 들어가 봐야 하지 않을까?"

"그니깐 네가 들어가 봐"

"왜 내가!"

"..네가 나보다 덩치가 좋잖아"


어이없다.

젠장.

난 화장실 문을 살짝 노크했다.


"저기 아가씨. 아가씨?"


내가 여자 화장실 문을 노크하면서 그 아가씨를 찾았지만, 대답이 없다.

내 뒤에 서 있던 선배가 열쇠뭉치를 하나 손에 쥐여준다.

난 두말할 것 없이 열쇠로 화장실 문을 열었다.


`젠장. 열쇠 좀 표시를 해놓던지..이놈이군...`


문이 열렸고 화장실 바닥에 그녀가 쓰러져 있는 게 보인다.


"이런. 아가씨? 정신 차려요!"


난 바닥에 쓰러진 아가씨를 일으켜 세웠고 이내 화장실 밖으로 부축한 채 끌고 나왔다.

선배는 놀라서 주방에 붙은 방문을 열었고 난 얼른 그 아가씨의 다리에 손을 넣어 받쳐 들고 방으로 데려갔다.

바닥에 눕힌 그녀는 숨을 쉬고 있었고 눈물까지 흐르고 있었다.


"119에 전화해!"


내가 전화를 하려는데 그녀가 움직인다.


"흑흑..괜찮아요..그냥 어지러웠어요..죄송해요.."


그녀가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한 채 상체를 일으키려 했다.

"잠깐만. 그대로 있어요. 혹시 빈혈 있어요?"


"네...죄송해요"


난 그녀의 다리 밑에 우리가 쓰던 모포를 둘둘 말아 받치곤 머리에 올릴 물수건을 하나 들고 왔다.

그리고 그녀의 이마에 물수건을 얹은 후 그녀의 얼굴을 보면서 말을 했다.


"정신이 드시면 단추 하나만 푸세요. 목이 갑갑하지 않아야 좀더 편해질 거예요. 그리고 이불을 덮어드릴 테니 덥거나 갑갑해도 그대로 조금만 있으세요."


그녀가 힘없이 손을 들어 단추 하나를 가까스로 풀었고 난 작은 홑이불을 꺼내 그녀의 몸에 덮어 주었다.


"조금 쉬시면 좋아질 거예요. 따듯한걸 드릴 테니 그걸 드세요. 알겠죠? 그리고 혹시 연락처 있어요? 모셔갈 만한 분, 가족이나."

"괜찮아요...그냥..좀 누워있으면 되겠죠. 정말 죄송해요"


그녀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떨어진다.

나와 선배는 그대로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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